아이폰12 사기 전에 꼭 봐야 할 사진 1장

조회수 2020. 11. 3. 11: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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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와 아이폰12 Pro가 나란히 국내에 출시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직업이 이렇다보니 주변에서 제품에 대해 묻는 사람이 참 많답니다. 수많은 질문을 받으며 저는 어떤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요. “아이폰12에 화면 주사율 120Hz 적용 안된 거 실화인가요?”라고 묻는 사람과 “아이폰12는 셀카 찍을 때 오이 현상 없나요?”라고 묻는 사람이죠. 전자는 이 바닥(?)에 관심 좀 많은 GEEK들의 질문이었고, 후자는 훨씬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일반 사용자들의 질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가 하면, 새로운 아이폰12 시리즈에 수많은 변화와 아쉬운 점이 있을 지언정 결국 가장 와닿는 건 카메라 성능이라는 거죠.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이기도 하구요. 오죽하면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을 전화가 터지는 카메라라고 하겠어요.


지난 리뷰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아이폰12와 아이폰12 Pro, 전작인 아이폰11 Pro의 카메라를 비교해보았는데요. 조금 더 구형 아이폰과도 결과물을 비교해달라는 요청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이폰X으로 촬영한 결과물도 추가해보았어요. 3년 전에 출시된 제품이다보니 확연하게 차이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폰12 시리즈의 카메라에 전반적으로 나타난 변화도 네 가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가시죠.


LiDAR 센서가 그냥 들어간 건 아니었네?

아이폰12와 아이폰12 Pro의 차이에 대해 먼저 정리해야할 것 같습니다. 아이폰12에는 광각과 초광각의 2개 카메라가, 아이폰12 Pro에는 광각, 초광각, 망원의 3개 카메라가 들어갔습니다. 이중 광각과 초광각은 스펙이 완전 똑같기 때문에 차이점만 들여다보면 될 것 같아요. 바로 아이폰12 Pro에만 들어간 망원 카메라와 LiDAR 스캐너입니다.

[위에서부터 초광각, 광각, 망원]

아이폰12Pro의 망원 카메라는 메인 카메라인 광각을 기준으로 2배 광학줌을 지원합니다. 그러니까 멀리 있는 사물을 2배 더 가깝게 당겨서 촬영할 수 있다는 뜻이죠. 전작에서도 망원 카메라는 Pro 모델에만 주어지는 특권이었습니다. 아이폰11은 아이폰12와 동일하게 광각, 초광각 카메라만 탑재했지만, 아이폰11 Pro는 광각, 초광각, 망원 카메라를 모두 탑재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아이폰의 망원 카메라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Pro 모델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물을 찍기에도 알맞고, 정물을 찍기에도 좋은 멋진 화각이거든요. 주변부 왜곡이 없어서 인물을 찍어도 표정이나 체형이 훨씬 자연스럽게 나오고, 하나의 피사체에 집중된 훨씬 세련된 구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그렇다면 시커먼 구멍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LiDAR 스캐너는 대체 무엇일까요? 여러 번 들었던 분은 지겨우실 수도 있겠지만 한 번만 더 반복할게요. 미국 NASA에서 화성 표면을 측정할 때 쓰는 첨단 기술인데, 이 스캐너에서 빛을 쏴서 빛이 어떤 사물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통해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있는지 파악하는 원리입니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측정 장비가 없이도 책상 너비를 재거나 천장 높이를 잴 수 있죠.


아이폰12 Pro의 카메라에서는 LiDAR를 인물 사진 모드에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인물 사진 모드는 다들 아시죠? 아이폰이 아니더라도 모든 스마트폰에서 지원하는 뒷배경 아웃포커스 기능이죠. 아이폰7 플러스 모델부터 듀얼 카메라가 적용되며 인물 사진 모드가 등장했었는데요. 앵글이 다른 2개의 렌즈를 이용해 심도를 측정하고 피사체와 배경을 분리해서 소프트웨어로 보케 효과를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세대를 거듭하며 아이폰 인물 사진 모드의 결과물이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유리잔이나 빨대 처럼 섬세한 피사체를 인식하기엔 역부족이죠. 그래서 여기에 LiDAR 스캐너라는 구원투수를 영입합니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순식간에 심도 맵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피사체가 가까이 있고 어떤 피사체가 멀리있는지 파악하는데 유리하죠. 결과물을 볼까요?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조금 이른듯하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냈습니다. 왼쪽의 아이폰11 Pro 인물 사진은 토끼 오너먼트의 빨간 끈부분이나, 아래 쪽에 있는 투명한 조명, 별 모양 오넌먼트 같은 디테일이 심도에 관계없이 아웃포커스 처리되어 버렸죠. 반면 아이폰12 Pro 사진에서는 방금 말한 디테일들이 모두 섬명하게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뒷부분 보케 효과도 아름답게 표현됐구요. 까실까실한 트리 이파리 부분은 아이폰12 Pro에서도 100% 완벽하게 윤곽선이 구분되지는 않았지만, 두 카메라를 비교했을 때는 큰 발전이 있었던 게 분명해보입니다.

[왼쪽 아이폰12, 오른쪽 아이폰12 Pro]

이번엔 함께 출시된 아이폰12와 아이폰12 Pro의 인물 사진을 비교해볼게요. 사실 이 사진은 서로 다른 앵글로 촬영됐습니다. 아이폰12는 광각 카메라의 인물 사진 모드로 촬영했고, 아이폰12 Pro는 아이폰12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망원 인물 사진 모드로 촬영했거든요. 두 제품이 가진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컷이기도 해요.

[왼쪽 아이폰12, 오른쪽 아이폰12 Pro]

왼쪽을 보시면 아이폰12는 빨대까지는 훌륭하게 인식했지만, 유리컵 입구 부분에서 아쉬운 성적을 보여주네요. 반면 아이폰12 Pro는 정말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컵 형태와 빨대를 인식해냈습니다. 심지어 컵 입구를 확대해보면 더 가까운 부분과 더 멀어지는 부분의 심도 차이까지 표현되어 있을 정도예요.

[위에서부터 아이폰X, 아이폰11 Pro, 아이폰12 Pro]

이번에는 3장의 사진을 비교해볼까요? 각각 역광에서 촬영한 아이폰X, 아이폰11 Pro, 아이폰12 Pro의 인물 사진입니다. 아주 재밌는 비교였어요. 일단 역광에 묻힌 뒷모습의 머리카락 디테일이 조금씩 다르죠? 확대해보면 아이폰12 Pro의 저조도 디테일이 가장 우수하다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아이폰X, 아이폰11 Pro, 아이폰12 Pro]

이번엔 왼쪽 목덜미 부분의 머리카락 외곽선이 어떻게 처리되어있는지를 비교해볼까요? 사실 구형인 아이폰X도 기대 이상의 결과였어요. 하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아이폰X의 외곽선 처리가 가장 어색한 건 사실입니다. 아이폰11 Pro와 아이폰12 Pro의 인물 사진 결과물에서 보여주는 차이는 이 외곽선 처리예요. 형태를 인식해서 배경과 피사체를 깨끗하게 분리해내는 것이 아이폰11 Pro의 목표라면, 아이폰12 Pro에서는 윗머리에서 앞머리로 넘어가는 심도 마저 표현되어 있습니다. 사실 진짜 DSLR로 사진을 찍어보면, 조리개를 개방할수록 이런 심도 표현이 더 섬세하기 일어나거든요. 칼로 분리해낸듯 배경과 피사체가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가까운 곳은 선명하게 표현되고, 살짝 멀어진 곳은 심도를 인식해 좀 더 부드럽게 표현되죠. 아이폰12 Pro로 찍은 사진에는 마치 진짜 카메라로 찍은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있습니다.

[왼쪽 아이폰12, 오른쪽 아이폰12 Pro]

마지막으로 정말 흥미로운 사진을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사진은 각각 아이폰12와 아이폰12 Pro의 광각 인물 사진으로 촬영한 것입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렸죠. 아이폰12와 12 Pro의 광각/초광각 카메라는 스펙이 완전 똑같다고. 그러니까 이 사진은 같은 센서에 같은 렌즈를 사용한 것인데도 결과물이 이렇게 판이합니다. 아이폰12 Pro에서만 지원하는 야간 모드 인물 사진 기능 덕분입니다. LiDAR를 이용해 저조도에서도 순간 오토포커스가 훨씬 빠르게 반응함은 물론, 빛이 부족할 때도 심도 맵의 디테일이 인물 사진 촬영을 가능하게 해주는 겁니다. 사실 오른쪽 사진을 보면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눈 앞에 에디터M을 두고 촬영하면서도 실루엣이 잘 안보일 정도로 어두운 한밤중이었습니다. 조명은 모두 꺼져있고 멀찍이 크리스마스 트리 불빛에 의지해서 찍은 사진이에요. 아이폰12는 인물 사진 모드 자체가 활성화가 잘 안될 정도로 초저조도 환경이었는데, 아이폰12 Pro에 나타난 결과물이 놀랍네요. 컬러, 밝기, 노이즈, 질감의 표현 모든 게 다르죠.


저조도 놀라워….

아이폰12 시리즈에 전반적으로 적용된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저조도 촬영 성능 개선입니다. 메인 카메라 역할을 맡는 광각 카메라는 f/1.6 조리개로 전작보다 27% 더 많은 빛의 정보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바로 비교해볼게요. 참고로 아이폰12 Pro로 촬영한 샘플 중 광각과 초광각은 아이폰12의 카메라와 동일한 성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광각 카메라로 밤거리를 찍어봤습니다. 그냥 보기엔 아이폰11 Pro와 아이폰12 Pro의 사진 모두 휼륭하죠.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지하철 외벽 부분을 확대해서 보면 아이폰12 Pro로 촬영한 사진이 훨씬더 밝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빛의 정보를 더 많이 받아들이게 되면서 피사체의 색감도 더 정확하게 표현하게 됐구요. 멀리 보이는 <우영테크노>라는 건물 간판도 훨씬 선명하게 보이네요.

[위 아이폰11 Pro, 아래 아이폰12 Pro]

이번에는 초광각 카메라를 비교해볼까요? 사실 초광각은 본래 저조도에 굉장히 취약한 화각이었는데, 아이폰12 Pro에서 많이 개선된 모습입니다. 주변부로 갈수록 디테일이 뭉개지는 현상도 많이 줄어들었네요. 또, 아이폰12 시리즈의 초광각 카메라에는 주변부 왜곡을 보정해주는 기능이 들어가서 좌측 기둥이 휘어있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아이폰11 Pro, 아래 아이폰12 Pro]

천장의 디테일을 확대해서 비교해보면 선예도에서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위 아이폰11 Pro, 아래 아이폰12]

아이폰11 Pro와 아이폰12의 초광각 야간 모드 사진입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결과물이 많이 다르죠.

[위 아이폰11 Pro, 아래 아이폰12 Pro]

이번엔 저조도에서 망원 카메라의 촬영 성능을 비교해봤습니다. 아이폰11 Pro와 아이폰12 Pro의 사진을 나란히 두고 보면, 빛번짐이나 선예도, 노이즈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색 표현력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일부 영역을 확대해볼게요.

[위 아이폰11 Pro, 아래 아이폰12 Pro]

길 건너편의 왕갈비집 간판을 확대해보니, 저조도에서도 아이폰12 Pro가 훨씬 정확한 색 표현력을 보여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빛이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글씨도 선명하게 표현됐고, 노란 바탕에 빨간 글씨라는 걸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죠.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마지막으로 망원 카메라의 저조도 사진 샘플을 하나만 더 보여드릴게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는 아이폰11 Pro Max 모델을 사용하며, 카메라에서 망원 화각을 가장 빈번하게 활용해왔습니다. 그렇다보니 망원 카메라가 저조도 촬영에 취약하다는 게 항상 불만이었는데, 신제품에서 그 부분이 제법 해소가 되었거든요.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빛이 굉장히 부족한 환경에서 촬영했지만 책 표지를 확대해봤을 때 아이폰12 Pro로 찍은 사진은 작은 소제목 글씨까지 훨씬 선명하게 표현되어 읽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네요. 약간 포토샵의 <선명하게> 효과를 준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구요.


색감이 그렇게 바뀌었어?

이제는 아이폰12 시리즈의 색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영상에서 공개했던 아이폰11 Pro와 아이폰12 Pro의 비교 사진을 한 장 보실게요. 아이폰12 시리즈에서 색감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진이거든요.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보시는 것처럼 사진에서 ‘노란색’이 굉장히 많이 빠졌습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따뜻하고 감성적인 색감에서 차가운 색감으로 변한 것처럼 보이네요. 아이폰을 오랫동안 사용한 분이라면 왼쪽의 색감이 훨씬 익숙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오른쪽 사진이 실제 잔디밭의 색감에 더 가깝다는 거죠. 이번 아이폰12와 아이폰12 Pro의 카메라는 기존의 노랗고, 따뜻하던 색감을 버리고 화이트 밸런스가 더 정확해졌습니다.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흰 벽을 배경을 촬영한 사진인데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아이폰11 Pro로 촬영한 왼쪽의 사진이 좀 더 노란 톤이죠. 이번에 스튜디오 벽을 따듯한 베이지톤에서 차가운 화이트톤으로 다시 칠한 직후였습니다. 오른쪽 아이폰12 Pro의 사진이 실제 벽 색깔과 훨씬 비슷합니다.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같은 벽을 촬영한 건데 색감 차이가 현저하죠. 전반적으로 아이폰11 Pro로 촬영한 사진이 좀 더 색감이 화사하고, 따뜻하게 보입니다. 아이폰12 Pro로 촬영한 사진은 전작보다는 색감이 ‘창백하다’는 느낌이구요. 이 역시 실제 벽색깔은 오른쪽에 가깝습니다.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아이폰11 Pro와 아이폰12 Pro의 색감 차이를 깨닫게 해준 사진이 바로 이거였습니다. 망원 카메라로 촬영한 인물 사진인데, 목폴라와 머리 외곽선 처리에서 LiDAR 센서의 장점도 잘 보여주죠. 이 사진에서는 옐로우톤이 가장 드라마틱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오른쪽 사진이 실제 색감과 비슷하다는 느낌이지만, 사무실 내에서는 왼쪽 사진의 색감이 더 따뜻하고 예뻐보인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아이폰12 시리즈의 카메라가 화이트 밸런스의 정확함을 꾀한 것은 맞지만, 기존 아이폰 색감을 좋아하던 사람에겐 차갑고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거죠.

[왼쪽부터 아이폰X, 아이폰11 Pro, 아이폰12 Pro]

아이폰X부터 아이폰11 Pro, 아이폰12 Pro의 사진을 비교해보았습니다. 최신 모델로 갈수록 디테일 표현이 섬세해지고, 색감의 변화도 두드러지네요. 재밌는 사실은 가장 구형인 아이폰X에서는 옐로우톤 색감이 더 노골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사실 저도 아이폰X을 썼었지만, 쓰던 당시에는 저렇게까지 누리끼리한 색감인지 몰랐거든요.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근데 또 무조건 “아이폰12 Pro의 색감은 노란끼가 빠졌다”라고 표현하긴 애매합니다. 어떤 사진에서는 아이폰12 Pro의 색감이 훨씬 노랗게 나오기도 하거든요. 위의 사진에선 오히려 아이폰11 Pro로 촬영한 사진의 종이가 새파랗게 표현됐죠. 물론 이 사진에서도 아이폰12 Pro의 색감이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훨씬 비슷했습니다. 무조건 옐로우톤을 빼고 차가운 색감으로 바뀌었다고 말하기보다는 ‘실제와 유사한 화이트 밸런스를 잡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아이폰11 시리즈까지 적용되어 있든 아이폰 특유의 ‘노랗고 따뜻한 색감’이 배제되게 된 거구요.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이 사진을 봐도 미묘한 차이지만 아이폰11 Pro는 손등의 피부색이 좀 더 누르스름한 느낌이고, 아이폰12 Pro는 피부색이 좀더 붉은톤이라 자연스러운 혈색이 표현된 느낌이죠. 다만 색감은 필연적으로 취향의 영역이라서. 이런 변화를 반기는 분도 있지만, 아이폰 특유의 감성적인 색감이 사라지고 색감이 차가워졌다는 데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근데 낮에 찍어도 그렇게 다른가요?

이제는, “그래서 아이폰12 시리즈의 카메라가 그렇게 좋아졌다는 건가요?” 라는 질문에 대해 종합적인 답변을 할 시간입니다. 아이폰12 Pro에서는 LiDAR를 통해 인물 사진의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고, 아이폰12를 포함한 두 신제품 모두 저조도 촬영 성능도 드라마틱하게 개선되었죠. 색감의 변화도 빠질 수 없을 것 같구요. 하지만 빛이 충분한 대낮에 촬영한 결과물도 전작과 차이가 두드러질까요?

[위 아이폰11 Pro, 아래 아이폰12 Pro]

위쪽은 아이폰11 Pro, 아래쪽은 아이폰12 Pro입니다. 둘 다 잘나왔죠?

[위 아이폰11 Pro, 아래 아이폰12 Pro]

옷 질감의 디테일 표현력을 보기 위해 확대해봐도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왼쪽부터 아이폰X, 아이폰11 Pro, 아이폰12 Pro]

이번엔 아이폰X, 아이폰11 Pro, 아이폰12 Pro의 광각 카메라 비교입니다. 아이폰X과 아이폰11 Pro 사이에서는 디테일 표현에 어마어마한 차이가 느껴지죠. 암부의 색 표현력도 차이가 나구요. 실제로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저조도 환경이었는데, 사진의 디테일을 살려주는 딥 퓨전 기능이 적용되지 않았나 예상해봅니다.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이번엔 아이폰11 Pro와 아이폰12 Pro의 사진만 나란히 확대해서 비교해볼까요. 윤기가 나는 커튼 소재의 묵직한 텍스처, 니트 소매의 실오라기, 헤링본 자켓의 디테일까지 모든 것이 정교합니다. 두 카메라 모두 다요. 아이폰11 Pro가 여전히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왼쪽 아이폰11 Pro, 오른쪽 아이폰12 Pro]

HDR 촬영 성능을 비교해봐도, 아이폰12 Pro가 암부의 디테일 처리에 좀 더 능하다는 것 외에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이 뭐냐면, 아이폰11 Pro 시리즈를 쓰는 분들은 너무 조바심 낼 것 없다는 얘기입니다. 아이폰12 시리즈의 카메라에 적용된 업그레이드는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앞이 보이지도 않는 어둠 속에서 인물 사진을 찍는 것은 아닐테고, 일반적인 환경에서라면 아이폰11 Pro의 카메라도 여전히 훌륭합니다. 적어도 2세대 정도는 건너 뛰어야 신제품에 적용된 카메라 성능을 더 기분 좋게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듀얼 카메라인 아이폰11는 예외입니다. 카메라 때문에 아이폰12 Pro로 넘어가고 싶다면 이건 말리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폰12와 아이폰12 Pro 중에 어떤 제품을 선택할 것인지가 남았네요. 128GB 용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두 카메라의 가격 차이는 19만 원입니다. 거의 20만 원이니까 제법 큰 차이죠. 하지만 아이폰12 Pro의 트리플 카메라와 LiDAR가 19만 원의 가치를 하는지는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카메라 기능에 큰 매력을 느끼는 분이라면 조금 더 무리해서 아이폰12 Pro를 노려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거든요. 반대로 카메라를 크게 활용하지 못하는 분이라면 가격적인 메리트나 휴대성에서도 더 뛰어난 아이폰12를 선택하는 것도 합리적이겠죠?


아이폰12와 아이폰12 Pro의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욕심 많은 저는 아무래도 카메라 끝판왕인 아이폰12 Pro Max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무거운 게 싫다고 때를 쓰면서도 자꾸만 마음이 그쪽으로 기우네요. 그때 리뷰로 다시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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