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 폴드2, 뭐가 달라졌을까?

조회수 2020. 9. 3. 13: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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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3번째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2가 공개됐다. 사실 초면은 아니다. 지난 8월 초, 갤럭시 노트20을 공개하던 언팩 현장에서 예고편처럼 얼굴만 비췄던 적이 있으니까. 행사의 극히 일부였던 짧은 등장이었지만 존재감은 실로 강렬했다. 그날의 주인공이었던 갤럭시 노트20이 흐릿해 질만큼. 그도 그럴 것이 BTS가 들고 나와서 소개해줬으니까!

국내 아티스트 최초로 빌보드 1위를 차지한 사람들이 국내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의 후속작을 소개하다니. 약간 어거지 같지만 어쨌든 화려한 조합이라는 사실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겠지.

신제품은 갤럭시 폴드2가 되는 대신 ‘갤럭시 Z 폴드2’가 되었다. 삼성이 갤럭시 Z 플립 이후로 폴더블 라인에 ‘즤-‘라는 네이밍을 통일하기로 한 모양이다. 과연 알파벳 마지막 문자를 이름에 단 보람이 있다. 기존 갤럭시 폴드가 보여줬던 미숙한 점들이 상당 부분 업그레이드되었다.

[2019년에 출시된 갤럭시 폴드]

삼성의 첫 번째 폴더블폰이었던 갤럭시 폴드의 가장 큰 아쉬움은 접혀있던 디스플레이를 펼쳤을 때만 좋았다는 것이다. 7.3인치의 메인 디스플레이가 주는 널찍한 화면 경험은 좋았지만, 화면을 접었을 때의 커버 디스플레이는 고작 4.6인치. 닫은 상태론 썩 쓸모없는 제품이 되어버렸다는 소리다.

하지만 새롭게 공개된 갤럭시 Z 폴드는 안팎으로 고루 쓸모 있어 보인다. 메인 디스플레이도 7.6인치로 조금 더 커졌으며, 바깥쪽 커버 디스플레이도 6.2인치로 어지간한 스마트폰 화면만큼 끌어올렸다. 결과적으로 폰을 접거나 펼쳤을 때 모두 부족함 없는 콘텐츠 경험을 제공한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커졌지만 베젤을 줄인 디자인 덕분에 그립감은 여전히 한 손에 착 감기는 수준이다. 가로가 좁고 세로로 긴 디자인이 그대로 유지되어 한 손 조작에 유리하다고. 이 부분은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겠다. 펼쳤을 때의 화면 크기나 화면 비율과 접었을 때의 휴대성을 모두 생각하다 보면 세로 바(bar) 형태의 디자인을 탈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전작에서는 메인 디스플레이 오른쪽 상단의 카메라가 화면 일부를 가리는 노치 디자인이었는데, 신제품은 노치를 없애고 카메라 홀만 남겼다. 덕분에 펼친 모습을 보니 화면 몰입감이 훨씬 훌륭해졌다. 양손으로 펼쳤을 때 가리는 부분 없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디스플레이를 보면 과연 미래의 폰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120Hz의 가변 주사율이 적용되어, 사용자가 보는 콘텐츠에 따라 더 부드럽고 매끄러운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다.

화면 크기 외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베젤 마감이나 라인을 조금씩 더 깔끔하게 다듬었다. 전작에서는 폴더블폰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느끼지 못했는데 투박했던 부분을 조금 더 세련되게 만져줄 여유가 생겼다는 느낌이다.

힌지 구조도 바뀌었다. 덜렁거리는 느낌 없이 스마트폰 본체와 더 매끄럽게 연결되며,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접고 펼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로 고정해서 세워둘 수 있게 됐다는 점도 포인트. 접은 각도에 따라 메인 디스플레이를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추가됐다.

확실히 폴더블폰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다는 인상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라인업에 2개의 폼팩터를 가져가고 있다. 디자인으로만 본다면 정사각형 형태로 콤팩트하게 접히는 갤럭시 Z 플립이 훨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펼쳤을 때 태블릿급의 대화면을 경험할 수 있는 갤럭시 Z 폴드2가 폴더블폰의 취지에 더 들어맞는 게 아닐까.

여기까지 말하다보니 내가 기존에 갤럭시 폴드를 구입한 사람이라면 영 입맛이 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만 원대의 폴더블폰이 처음 나오자마자 구입한 화끈한 얼리어답터에게 훨씬 잘 빠진 후속작만큼 가혹한 게 있을까. 다행스럽게도 삼성 역시 그들의 입장을 고려한 모양이다.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모르지만 기존 갤럭시 폴드 구매 고객 대상으로 특별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갤럭시 Z 폴드2는 5G 모델로 출시되며, 오는 9월 18일에 정식 출시된다. 컬러는 미스틱 블랙과 미스틱 브론즈 두 가지. 가격은 239만 8,000원. 여러모로 업그레이드되고 배터리 용량도 늘었음을 생각하면 전작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 정책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다만 저장 용량이 줄어들고 구성품에서 갤럭시 버즈가 빠졌다는 건 조금 마음 아픈 일.

신제품과 함께 갤럭시 Z 폴드2 톰브라운 에디션도 공개된다. 삼성전자와 톰브라운의 두 번째 콜라보레이션이다. 전작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만큼 이번 구성도 칼을 갈았다는 느낌.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톰브라운 시그니처 디자인을 그대로 담아냈다. 구성품에는 갤럭시 버즈 라이브와 갤럭시 워치3도 포함된다. 워치 스트랩이나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담을 수 있는 미니 파우치, 내부 스트라이프 패턴까지 디테일이 어마어마한 폰케이스를 보면 손이 덜덜 떨린다. 당장 갖고 싶어서. 오는 9월 7일부터 사전 한정 판매를 진행한다고. 가격은 396만 원.


다른 제조사도 어서어서 재밌는 폴더블폰을 많이 출시해줬으면. 두 번 접고 대각선으로 접고, 돌돌 말고. 다 환영이다. 막, 샤넬이나 발렌시아가랑도 콜라보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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