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샬 스피커가 디자인만 예쁘다고? NO!

조회수 2020. 8. 24. 11: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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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디에디트의 오래된 객원필자 기즈모다. 오늘은 마샬의 엠버튼이라는 스피커를 소개할까 한다. 마샬이 블루투스 스피커를 내놓은 지는 10년 남짓이지만 마샬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지는 꽤 된다. 1960년대 설립된 마샬은 80~90년대 전기기타 전성기에 기타 앰프 메이커로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당시 거의 모든 록, 헤비메탈 공연장에서 기타리스트 옆에는 마샬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기타앰프를 볼 수 있었다. 마샬은 옛날 세대에게 자유와 터프, 라이브 공연을 상징했다.

시대가 바뀌며 록음악은 쇠퇴했다. 간간히 록페스티벌이 열리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록음악은 메인 장르가 아니다. 다행히 마샬은 시대에 맞춰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요즘은 카페 스피커로 인기가 많다. 나는 카페에 가면 그 카페가 어떤 오디오 시스템을 쓰고 있는지를 유심히 살핀다. 커피 맛이나 디저트, 베이커리 등은 관심이 없다. 관심은 오직 오디오 시스템이나 전자제품이다. 마샬은 한국 카페에서 특히 인기가 좋다. 홍대를 비롯한 상수, 합정, 망원 등에서는 마샬 스피커를 쓰는 카페가 절반 이상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마샬이 카페에 많이 쓰이는 이유는 카페 음질에 적합한 것보다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나 레트로 인테리어에 잘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샬은 “음질이 아니라 디자인을 보고 사는 스피커”라는 편견도 간간히 있다.

이번에 출시한 마샬 엠버튼은 카페용 스피커는 아니다. 책상에 올려 놓기 좋은 크기의 스피커로 평소에는 책상에서 듣다가 여행용으로 가져가기 좋다. 무게는 700g 정도로 아주 가볍지는 않지만 기존 마샬 스피커들에 비해서는 훨씬 가볍다. 크기는 가로가 16cm 정도에 높이는 7cm 정도다. 스마트폰보다 작다. 다만 두께가 7.6cm로 두껍다.

디자인은 정말 멋지다. 그냥 어디에 올려 두기만 해도 레트로함이 뚝뚝 묻어난다. 앞면에는 철망이 있고 그 중앙에 필기체로 멋드러진 하얀색 마샬 로고가 새겨져 있다. 상단에는 황금색 전원버튼이 빛난다. 전원을 켜면 빨간색 배터리 게이지가 올라가며 현재 배터리 상태를 알려준다. 페어링 버튼처럼 한 번만 필요한 버튼은 잘 안보이도록 처리했다.

후면에도 철망이 있다. 그런데 후면 철망은 전면과 다르게 어두운 색이다. 마샬 엠버튼은 앞뒤로 소리가 나온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벽에 붙여서 설치하기 보다는 후면에 어느 정도 공간을 띄워 주는 것이 좋다. 보통 이런 스피커를 360도 스피커라고 하는데 사실 그건 과장이다. 앞뒤로 소리가 나오지만 옆이나 위, 아래로는 나오지 않는다.

전원을 켜 보았다. 중앙에 황금색 버튼을 꾹 누르면 된다. 마치 기타소리 같은 전원 시작음이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 빨간색 LED 배터리 게이지가 멋지게 올라간다. 일종의 웰컴 세리모니다. 이런 힙한 스피커를 어떻게 비판할 수 있을까? 시대가 변하고 의미도 변했지만 마샬은 자신의 정체성을 잊지 않는다. 기타와 LED 게이지, 그리고 황금색 버튼. 음악이 나오지 않아도 불만이 없을 정도다.

다행히 음악이 정상적으로 나온다. 마샬 엠버튼은 앞뒤로 각각 10와트 출력 앰프로 총 20와트 앰프 출력이다. 2인치 드라이버가 각각 탑재돼 있고 재생 주파수 대역은 60~20,000Hz다. 일반적인 소형 블루투스 스피커의 스펙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생각보다 음량이 꽤 커서 볼륨을 높이면 작은 방을 가득 채울 정도로 쩌렁쩌렁한 소리가 울린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아주 낮은 저역은 재생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크기에 비해서는 꽤 두툼한 저역이 들린다.

마샬 스피커는 일반적으로 저역이 좀 강한 편이지만 마샬 엠버튼은 밸런스가 좋은 편이다. 특히 카랑카랑한 고역이 매력적이다. 다만 깔끔하게 정제된 소리는 아니다. 저역도 살짝 부스팅되어 있고 고역도 약간 거칠다. 그런데 이런 터프함이 오히려 매력적이다. 그리고 후면에서도 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무대감이 넓은 편이다. 만약 후면에 공간이 많이 확보되면 크기에서 느낄 수 없는 풍성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양면에서 소리가 나가면 음상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마샬 엠버튼은 크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튜닝을 잘 했다.

마샬 엠버튼에 어울리는 장르는 당연히 록음악이나 라이브 음악이다. 특히 록음악을 들을 때 가장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다. 다른 마샬 스피커들도 록음악에 최적화돼 있다. 물론 록음악만 들으라는 법은 없다. 다른 장르도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다만 얌전한 음색이 아니다 보니 스피드가 빠른 음악은 좀 부담스럽고 클래식도 맞지 않는다.

배터리는 20시간 정도 지속된다. 볼륨을 절반 이상 올리고 들어도 12시간 이상 지속된다. 여기에 IPX 7등급 방수 기능도 지원한다. IPX 7등급이면 수심 1m에서 30분 이상 버틸 수 있는 수준의 완전 방수다. 비가 올 때도 외부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물론 비가 올 때 외부에서 비를 맞으며 음악을 들을 일은 많지 않지만 더러워지면 비누로 씻을 수도 있다.


단점을 꼽자면 통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앱도 현재는 지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현재 국내 정식 출시되지 않아서 직구로 구입해야만 한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마샬 스피커 대부분 국내 정발 가격이 해외 가격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비싸다. A/S가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가격이 두 배 차이라면 망설여진다. 부디 국내 발매가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왔으면 좋겠다.

마샬 엠버튼은 700g의 비교적 가볍고 작은 몸체에 크기 이상의 음장감과 꽤 뛰어난 음질을 들려주는 스피커다. 만약 책상용, 여행용 스피커를 찾는다면 좋은 선택이다. 카페에서 즐겨 쓰일 만큼 내구성도 보장된 스피커다. 게다가 방수도 지원한다.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할 스피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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