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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한 시간 넘게 줄선다고? 에그슬럿 직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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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먹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에디터B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명물이라는 에그슬럿이 한국에도 오픈했다. 나는 캘리포니아는커녕 미국 땅조차 밟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캘리포니아의 따사로운 햇살? 황금빛 해변에서 느끼는 서부 감성? 뭔지 잘 모른다. 미국 여행에 대한 추억도 없다. 나는 단지 미국 맛집이 서울에 생겼다는 차원에서 에그슬럿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카메라 한 대 들고 미로 같은 코엑스로 출발했다.

코엑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코엑스점 메가박스로 가는 길에 미아가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또 길을 헤맬 걸 생각하니 걷기도 전에 발바닥이 아픈 듯했다. 다행히도 에그슬럿은 상가 건물로 들어가기 전에 있다.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눈에 띈다. 긴 줄을 보면 아 저기구나 싶을거다.

최소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소문을 SNS에서 봤다. 다행히 내가 방문했던 날은 궂은 날씨 탓에 대기줄이 길지 않았다. 오후 3시쯤이라 어느 정도 손님이 빠진 상태였다.

에그슬럿 매장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대기자 사이의 간격을 유지하도록 권하고 있었다. 위 사진에 보이는 노란색 닭발 위치에 맞춰 서면 된다. 눈으로 재보니 대충 1m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에그슬럿에서는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의미 있는 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을 기부하는 거다. 에그슬럿을 먹기 위해 지루하게 기다린 시간이 굶는 아이들의 아침이 되는 캠페인이었다. 나는 기다리면서까지 맛집에 가는 사람은 아닌데, 이런 의미 있는 기다림이라면 감수할 만하지 않나 싶다. 가만히 서 있었는데 기부가 되다니, 이런 뜻깊은 캠페인이라면 여기저기서 많이 따라 하면 좋겠다.

매장에 들어가니 손님들이 많긴 했지만, 인원 조절을 타노스급으로 잘해서 그런지 왁자지껄 붐비는 느낌은 없었다. 자리를 잡은 뒤 주문을 하기 위해 카운터 앞으로 갔다. 카운터에는 에그슬럿 로고가 프린트된 굿즈가 여러 개 놓여있었다.

굿즈계의 조상이자 클래식인 텀블러 그리고 뱃지, 키링 등 다양했다. 하지만 오늘 나의 목표는 굿즈가 아니라 푸드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패스했다. 다음에 방문하면 뱃지는 살 것 같다.

다섯 가지를 주문했다. 페어팩스, 베이컨 에그 앤 치즈, 오렌지 주스, 슬럿을 주문했고 카운터 바로 옆에 놓여있는 쿠키가 맛있어 보여서 추가 주문했다. 참고로 이 쿠키가 오늘의 씬스틸러이시다.

내 몫의 음식을 기다리는 사이 끊임없이 나오는 에그슬럿을 봤다. 가만 보니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었는데, 트레이에 세팅된 음식에 정해진 방향이 있다는 거다. 샌드위치 속이 보이는 방향, 컵의 로고가 보이는 방향, 스푼 손잡이 방향이 모두 손님을 향해있다. 손님이 마주할 음식의 첫인상을 고려한 것이다.

매장을 둘러보니 테이블 종류가 다양해서 마음에 들었다. 나처럼 혼자 먹는 사람을 위한 테이블도 있고, 스탠딩석도 마련되어 있다.

10분 정도를 기다리니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이것 역시 방향이 맞추어져 있다. 나는 이런 사소한 디테일이 좋다.

먼저 먹어 볼 것은 가장 잘나가는 메뉴인 ‘페어팩스’다. 이 메뉴가 잘 팔리는 이유는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첫째, 에그슬럿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색다른 요리이기 때문에, 둘째 메뉴판에서 이걸 먹으라고 추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은 다른 샌드위치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페어팩스의 가격은 7,800원으로 다른 것에 비해 1,000원에서 2,000원 정도 싸다.


물론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당연히 있다. 들어가는 재료가 다르다. 스크램블드에그, 체다치즈가 들어가고 고기나 채소는 없다. 쉽게 말해 생김새는 햄버거처럼 생겼는데 속에는 달걀이 들어간 형태다. 이렇게 설명하면 이게 맛있을까 의심되지만 먹어보면…! 맛있다.

자신감이라고 해야 할까? 페어팩스에서 그런 게 느껴졌다. 19세기의 프랑스 화가 세잔이 “나는 사과 한 알로 파리를 놀라게 하겠다”며 정물화를 그렸다면 에그슬럿은 계란으로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변두리에 있던 계란을 주인공으로 끌어올린 요리를 선보인 것이다. 페어팩스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 ‘우리는 달걀과 빵으로 이 정도 맛을 냅니다’라고 하는 것 같았다.


빵은 브리오슈 번을 사용했는데 부들부들한 계란의 식감과 빵의 시너지가 좋다. 스크램블드에그에는 매콤한 맛이 나는데 스리라차 마요 소스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소스로 인해서 전체적인 맛이 재미있어진다.

사실 에그슬럿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에드드랍이라는 비슷한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있었다. 에그 샌드위치라는 건 같지만 브리오슈번이 아니라 식빵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다르다(추가 요금을 더 내면 브리오슈 번으로 바꿀 수는 있다). 사용되는 재료는 비슷하지만 음식의 분위기는 다르다. 에그드랍이 오후 4시쯤에 먹는 간식에 가깝다면 에그슬럿은 각 잡고 먹는 식사에 가깝다. 비록 에그슬럿의 탄생은 푸드트럭이었지만 이건 그냥 요리 같은 느낌이다.


자, 이제 두 번째 에그샌드위치를 먹어보자.

이름은 베이컨 에그 앤 치즈다. 이름처럼 베이컨, 달걀, 치즈가 순서대로 들어간 샌드위치다. 빵은 페어팩스와 동일한 브리오슈 번을 사용했다.

페어팩스와 가장 큰 차이는 달걀 조리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페어팩스에는 스크램블드에그를 사용했지만, 여기서는 달걀프라이를 사용했다. 달걀프라이 중에서도 ‘오버 미디움 에그 스타일’로 조리를 했다. 오버 미디움 에그란 흰자는 완전히 익히고, 노른자는 약간 흐르는 정도로 만든 달걀프라이다. 써니사이드업에서 반대쪽을 살짝 더 익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에그슬럿에서 파는 샌드위치는 총 여섯 가지가 있는데 오버 미디움 에그가 들어가는 것이 네 가지, 나머지는 스크램블드에그다.


개인적으로는 페어팩스와 베이컨 에그 앤 치즈를 비교하자면, 후자가 더 맛있었는데 베이컨이 바삭하고 짠 편이라 입맛에 따라 평가는 갈릴 수도 있겠다. 참고로 가장 비싼 메뉴는 ‘가우초’라는 샌드위치다. 미디엄 레어 와규 스테이크가 들어가고, 적양파, 루꼴라 그리고 고수로 만든 치미추리 소스가 들어간다. 고수를 좋아한다면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가격은 1만 4,800원이다.


또, 모든 메뉴에는 아보카도, 베이컨, 비프 패티, 치즈를 추가할 수 있다. 베이컨 에그 앤 치즈에 아보카도를 추가하면 꿀맛이라는 후기를 봤는데 아보카도를 좋아한다면 한번 고려해봐도 좋겠다. 나는 아보카도를 좋아하지 않지만, 맛을 상상해보면 어울리는 조합이겠다.


그런데 여기 반전. 두 가지 샌드위치 모두 맛있었지만, 에그슬럿의 최고 메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이걸 꼽고 싶다.

바로 슬럿이다. 메뉴 이름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슬럿’이다. 마찬가지로 달걀을 이용한 요리인데, 유리병에 감자 퓌레와 터뜨리지 않은 노른자를 넣고 익힌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특별할 것 없이 들지만 먹어보면 입안에서 스르르 녹아내린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노른자를 깨서 감자 퓌레와 잘 섞어주면 된다.

바게트와 같이 먹으라고 하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슬럿만으로도 충분히 환상적인 맛을 낸다. 디에디트 사무실 멤버들을 위해 몇 가지를 포장해서 가져갔는데 슬럿이 제일 맛있다는 말이 나왔다. 다른 건 몰라도 슬럿은 꼭 먹어보도록 하자. 맛있어서 헛웃음이 나오는 맛이다. 가격은 6,800원.

이건 위에서 한번 언급했던 그 쿠키인데, 정식 명칭은 ‘솔티드 초콜릿 칩 쿠키’다. 짠맛이 가미된 초코 쿠키라고 생각하면 된다. 초콜릿이 들어간 쿠키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다. 특별히 더 맛있을 것도 없지 않을까 싶었지만 먹어보면 맛있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우리가 아는 맛이고, 익숙한 맛이지만 단짠 카테고리 안에서는 최고치라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먹었던 쿠키가 모두 가짜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까지 먹었던 모든 쿠키를 부정하고 싶을 정도로 잘 만들었다. 집에 갈 때 몇 개 사가는 걸 추천한다. 달거나 짠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모두에게 최고인 음식은 없으니까. 가격은 3,300원.


마지막은 에그슬럿의 시그니처 음료 오렌지 주스다.


처음에는 오렌지 주스라는 시그니처 메뉴라는 사실이 당황스러웠다. 커피도 아니고 오렌지 주스가 시그니처 음료라니?

매장 한 켠을 보면 때깔 좋은 오렌지 주스통이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신뢰가 가긴 했지만, 나는 오렌지 주스를 사 먹은 기억이 없고 엄마가 사준 페트병 음료가 전부인 사람이다. 그러니 오렌지 주스를 5,500원이라는 가격에 사 먹는다는 게 망설여졌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오렌지 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조금의 과장도 섞지 않고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혀에 닿았을 때 드는 느낌이 ‘다르다’였다. 당연한 거지만 마트에서 사 먹는 오렌지 주스와는 아주 달랐다.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느낌이 아니라 확실히 다르다. 단맛은 별로 없고 신맛이 더 났다. 기분 나쁜 신맛은 아니고 적당한 농도의 신맛이었다. 무언가를 가미해서 맛을 인공적으로 증폭시킨 것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부담감 없이 잘 넘어갔다.


몇 모금 마셔보니 에그슬럿에서 오렌지 주스를 함께 파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콜라는 느끼함이나 더부룩함을 완화해주는 기능이 있지만 음식의 맛을 높여주지는 않는다. 근데 오렌지 주스는 에그 샌드위치의 맛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입안에 남아있는 오렌지 향이 감미롭다. 오렌지 주스는 훌륭한 서포터이자 그 자체로도 맛있는 음료였다.

내가 먹어본 에그슬럿 메뉴는 이것이 전부다. 만약 코엑스에 갈 일이 있다면 들려서 맛보는 걸 추천한다. 긴 줄을 감당할 시간과 인내가 있다면 말이다. 또, 새로운 음식과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캘리포니아의 명물이 된 맛집이 미국도 아니고 코엑스에 있다는데 못 갈 이유가 뭐가 있을까.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한 마디. 에그슬럿에 간다면, 페어팩스, 슬럿, 오렌지 주스는 꼭 먹어보고 초코 칩 쿠키는 포장해서 가져가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단 하나만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슬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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