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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네스트 허브를 쓰는 '한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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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IT칼럼니스트 최호섭입니다. 올해 초부터 암암리에 돌던 유명한 떡밥 중 하나는 구글 네스트 허브가 ‘우리말’을 할 줄 알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다가 정식 출시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더니 정말 나와버렸네요.


아니, 구글 네스트 허브가 뭔지 먼저 설명하는 게 맞지 않냐고요? 그렇네요. 구글 네스트 허브는 구글의 ‘음성인식 서비스 기반의 스마트 디스플레이…’, 아 아니 그냥 ‘디스플레이 있는 구글 어시스턴트…’ 아니다. 화면이 달린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입니다. 휴우…


그런데 이 네스트 허브 출시가 딱 발표되고 나서 ‘아차!’ 싶었는데 그게 바로 제 방, 그것도 장농 속에 1년 넘게 비닐째 쳐박혀 있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부랴부랴 꺼내서 포장을 뜯고, 전원을 넣었습니다.

[사놓고 1년 만에 꺼낸 네스트 허브, 그 사이에 이름 바꾸고 우리말 배웠네]

변명을 좀 하자면 늘 그렇듯 너무 필요할 것 같은 마음에 미국 출장길 베스트바이에 헉헉대고 달려가서 112.92달러를 주고 사 왔지만 출장길이 끝나고 집에 와서는 ‘한글이 안 되니까…’라며 일단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더랬습니다.


아, 그런데 제 네스트 허브의 원래 이름은 ‘구글 홈 허브’입니다. 상자에도 그렇게 쓰여있습니다. 그럼 네스트 허브와 다른 것 아닌가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 스피커에 조금 관심이 있다면 ‘구글 홈’을 기억하실 겁니다. 구글이 딱 1년 전 바로 그 구글 홈의 브랜드를 ‘네스트’로 바꿨거든요. 그리고 제품 세 가지를 내놓습니다. 네스트 허브, 네스트 허브 맥스, 네스트 미니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우리나라에 네스트 허브와 네스트 미니가 나왔습니다. (제일 좋은 건 안 나오고…)

[왼쪽이 10인치 네스트 허브 맥스, 오른쪽이 7인치 네스트 허브]

원래 네스트는 구글이 스마트홈 시장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수한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은 빙글빙글 돌리는 가정용 온도 조절계였습니다. 냉방과 난방이 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미국에서는 딱 맞는 기기죠. 일단 이걸 달면 집의 냉난방 사용량을 잴 수 있고, 가장 효율적인 사용 방법도 알려 줍니다.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는 기본이고요.


이 회사의 인수가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그 창업자가 애플 출신 토니 파델이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냐고요? ‘아이팟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그를 설명하는 가장 명확한 단어가 아닐까 싶네요. ‘아! 구글이 스마트홈 관련해서 아이팟처럼 아이코닉(?)한 뭔가를 만드는구나’라는 기대를 불러 일으켰죠. 그런데 네스트는 생각보다 조용히 흘러왔던 것 같습니다.

사실 구글이 스피커 ’구글 홈’을 내놓을 때 ‘이건 네스트에서 해야 하는 비즈니스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당시 구글의 관심은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 서비스에 쏠려 있었고, 이건 결국 안드로이드와 결합되는 그림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네스트보다는 안드로이드 가까이에 두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초기 구글 홈은 예쁘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지난해 2019년 드디어 이 구글 홈이 네스트로 이름을 바꿉니다. 그 경계에 애매하게 걸쳐 있던 게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구글 홈 허브’였습니다. 구글은 신제품인 ‘네스트 허브 맥스’를 발표하면서 아주 태연하게 ‘구글 홈 허브’를 ‘네스트 허브’라고 부릅니다. 마치 원래 이름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아마 이름을 바꾸는 일이 그 몇 달 사이에 이뤄진 결정이었겠지요.


“11만 원대에 살 수 있는
최고의 유튜브 플레이어”

그래서 써보니까 어떻냐고요? 지금 약 2주 정도를 써보고 있는데 왜 이제 뜯었나 하는 후회가 듭니다. 이미 집에 구글 홈은 여러 대 있고 안드로이드폰도 있는데 뭐 다를까 했는데, 역시 기기는 쓸모를 부릅니다. 이게 ‘11만 5,000원이라니…’라는 생각을 거의 매일 하고 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기능은 구글 홈과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음성 기반으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서 날씨를 묻거나, 타이머를 맞추고, 간단한 정보를 검색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구글의 콘텐츠들을 재생해 줍니다. 어느새 콘텐츠의 중심이 비디오든, 오디오든 스트리밍으로 옮겨갔고, 그 중에서도 유튜브의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이 기기는 마치 개인용 TV처럼 유튜브를 연결해 줍니다. 저는 안드로이드 TV 기기도 있는데 유튜브에 대해서는 뭔가 이 기기가 더 TV 같습니다. 뭘 정하지 않고 그냥 추천 콘텐츠를 채널처럼 고르도록 UI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더 TV같다는 것은 이 기기에 집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에요. 일하면서 옆에 유튜브를, 또 유튜브 뮤직을, 팟캐스트를 켜 두는 거죠. 화질도, 음질도 괜찮습니다. 안드로이드 폰이든, 아이폰이든 스마트폰에서 유튜브 콘텐츠 전송도 됩니다. 기능적으로는 구글 홈과 크롬캐스트의 중간 정도의 기기인데, 실제 느낌은 강력한 유튜브 플레이어인 셈이죠. 11만 원 정도에 유튜브를 즐길 수 있는 가장 즐거운 기기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화면은 종일 켜져 있습니다. 사람이 없으면 밝기를 줄이고, 화면도 간소화하는데 기기 앞에 가면 초음파 센서가 알아서 누를 것 같은 메뉴 버튼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뭐 이런 건 이제 그렇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긴 하네요.


“그럼 구글 어시스턴트는?”

그럼 근본적인 역할, 음성 비서는 어떻냐고요? 당연하지만 특별히 새로울 건 없습니다. 이 기술 차제가 앞으로도 엄청나게 놀랍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보여주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멈춰 있냐, 그건 또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학습과 머신러닝 보정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게 바로 음성 어시스턴트 기술입니다. 구글은 그 안에서도 잘 하고 있는 기업이고, 그 구글 어시스턴트는 쓸만한 기기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왜 유튜브 이야기만 하냐고요? 이게 사실 지금 우리 생활에서 가장 즐겁게 쓸 수 있는 음성 어시스턴트의 기능이거든요. ‘OOO의 음악 틀어줘’, ‘유튜브에서 OOO 채널 보여줘’라고 말하는 것 말이지요. 음성 컴퓨팅의 기술 발전만큼이나 또 중요한 게 바로 우리가 익숙해지는 것인데, 사실 지금도 기계에게 ‘헤이 구글!’이라고 말하는 것 부끄럽잖아요.


예전보다는 많이 편해졌죠. 2011년 애플이 ‘시리’를 처음 내놓았을 때 아이폰4S를 사서 종일 끙끙대다가 퇴근하자마자 얼른 집으로 달려가서 방문을 닫고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게 뭐라고 말이지요. 이제는 운전하다가도 말로 전화를 걸기도 하고, 외출 준비하면서 스피커에 날씨를 묻기도 합니다.

잘 쓰지는 않지만 로봇청소기와 세탁기, 공기청정기, 선풍기 등을 구글 어시스턴트에 연결해 두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 더 편하니까 말을 하지 않는 건데, 점점 자연스럽게 기계에 말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가장 많이 말하는 게 바로 “유튜브 뮤직에서 음악 틀어줘”입니다. 음성을 중심으로 할 만한 앱이나 서비스, 콘텐츠가 있다면 이제 말을 하는 게 못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구글이 이런 기기를 싸게 푸는 이유도 결국 이 경험의 익숙해지는 과정을 우리에게 사기 위해서겠죠. 그리고 유튜브를 시작으로 우리는 기꺼이 기계에게 말을 합니다.


사실 말은 가장 원초적인 의사전달 수단이고, 사람이 가장 먼저 익히는 언어 활용 방법입니다. 그걸로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건 말이 안되는 일이죠. 그저 안 해 왔을 뿐입니다. 특히 키보드와 모니터를 떠나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컴퓨터를 처음 접하는 지금 어린 세대들에게 음성은 훌륭한 입력장치고, 음성 어시스턴트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전한 컴퓨팅입니다.

네스트 허브로 저희 집에는 구글 어시스턴트 기기가 또 하나 늘었습니다. 그리고 또 새삼스럽게 ‘무슨 새로운 말을 할 수 있나’라고 구글을 뒤적거립니다. 어느새 저도 말로 뭘 하는 데에 익숙해졌고, 그 귀를 기울이는 기기는 손 안에, 또 방마다 놓여 있습니다. 기술이 흘러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참에 집에서 먼지만 뽀얗게 뒤집어 쓰고 있던 그들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음악 틀어두는 스피커로라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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