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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지점수를 역전한 '이 브랜드'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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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공간덕후 에디터B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신상 카페, 신상 맛집에 자주 가지 못한다. 슬픈 일이다. 가려면 가는데, 혼자 가는 건 심심해서 잘 안 가게 된다. 친구들이 나와의 사회적 거리를 어찌나 철저히 지키는지.. 혹시 연을 끊고 싶은 건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래서 요즘엔 혼자 가도 재밌는 곳을 찾아보는 편인데, 카페나 식당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무 공간에도 놀러 갈 수 있다. ‘설마 오늘은 사무 공간 투어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입니다. 준비되었다면 팔로팔로미.

패스트파이브, 줄여서 ‘패파’라고 부른다. 한때 나는 공유오피스에 관심이 많아져 여기저기 투어를 다녔는데 패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점 수를 보면 패파는 꽤 잘나가는 곳인데 왜 첫 방문인지 모르겠다. 전국에 24개 지점이 있는데 공유오피스 브랜드 중엔 제일 많다고 보면 된다. 상반기에는 25호점도 추가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니 숫자에서 상승세가 느껴진다. 나는 서울숲점과 삼성 3호점을 가기로 했다. 우선 성수동에 있는 서울숲점으로 출발했다.

서울숲점은 1,760평 규모에 11개 층을 쓰고 있는 아주 큰 곳이다. 통유리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바로 보이는 건 데스크. 패파의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상주하는 곳이다. 오늘 투어는 매니저 중 한 분이 가이드를 해주셨다.

로비로 들어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로 식음료 서비스 공간이 보인다. 레몬수, 맥주, 커피, 시리얼 등이 세팅되어 있고 냉장고 안에는 우유도 충분하다. 매니저님은 식음료 공간의 이용률이 꽤 높다고 설명했다. “아침에도 우유를 15통을 사놓았는데 1시간 만에 동이 났어요.” 바쁘디 바쁜 현대인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술 한 잔 마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시리얼보다 생맥주 기계가 마음에 들었다.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으며 한 푼도 금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 맥주의 종류는 두 가지인데, 제주 위트 에일 그리고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맥주. 재밌는 건 플레이그라운드의 맥주의 이름은 ‘파이브어클락’인데 양조장과 패스트파이브가 콜라보를 해 만든 거라고 한다. 시중에 팔지 않고 오직 여기서만 판다. 업무를 마무리하는 직장인에게 가장 설레는 시간이 다섯 시이기 때문에 그렇게 지었다고. 방문객도 마실 수 있다고 하길래 냉큼 한 잔 마셨다.

공유오피스에 한 번도 안 가봤다면 이런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이 된다는 사실에 놀랄 수 있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이런 게 공유오피스의 매력인 것 같다. 사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라면 복지가 약할 수밖에 없는데, 공유오피스에서는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니 (조금이라도)일할 맛이 나지 않을까 싶었다.

바로 옆에는 간단한 스낵을 살 수 있는 무인편의점이 있다. 종류가 편의점만큼 많지는 않아도 가격은 더 저렴한 편이라 한다. 역시 바쁘디 바쁜 현대인들이 좋아할 만한 부가 서비스다.


부가 서비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사실 이 정도는 기본이다. 다른 패스트파이브 지점에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촬영 스튜디오도 있고, 필라테스 공간도 있다. 서울숲점에는 1:1 PT 짐, 수유실, 매월 뷰티제품이 바뀌는 겟레디존 그리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리차징존에는 안마의자도 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이정도 복지를 기대하기가 어려운데, 대기업에 있을 법한 서비스가 있으니 참 좋겠더라.

투어한 지 20분 정도 흘렀을 때 한두 사람씩 로비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시계를 봤다. 11시 40분, 점심시간이다. 로비에는 배고픔도 잊고 일하는 사람들이 아직 보였다. 음악이 흐르지 않는 공간에서 집중한 사람들을 보니 북카페처럼 보이기도 했다.

주말에도 일을 할 때가 있다. 글을 쓰거나 자료 조사가 필요할 때는 카페에 가서 일을 하는데 이게 참 딜레마다. 자료 조사라면 음악이 나오는 카페에서 작업을 해도 상관없지만 글을 쓸 때는 작은 말소리에도 민감해져서 카페에서 작업하기가 어려우니까.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일의 능률은 떨어진다. 낮은 데시벨의 목소리와 발소리 정도만 들리는 정도가 딱 좋은데 로비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가만히 로비 전체를 둘러보는데 테이블 옆에 정체불명의 큰 가전기기가 눈에 들어왔다. ‘저거…어디서 봤는데…혹시?’

LG 스타일러다. 매니저님은 하루에 스무 명 정도는 사용하는 아주 인기가 많은 제품이라고 기다렸다는 듯 설명했다. 나라면 맨날 썼을 것 같다. 연봉협상 시즌을 맞이하여 존경하는 대표님에게 스타일러 구매를 건의해야겠다.

2층에는 스타일러 말고도 다양한 전자기기가 비치되어있다. LG 프라엘 마스크, 안마의자 등 모두 사비로 구매하기엔 부담스럽지만 써보고 싶은 제품들이다. 이것 역시 연봉협상 시즌을 맞이하여…

메일룸은 우편을 받고 보내는 곳이다. 외부 미팅이 잦은 스타트업에게 요긴하게 사용될 듯하다. 메일룸과 함께 인기가 많은 건 택배 발송 기기다. 우리가 편의점에 보는 그것이 맞다. CU포스트라는 업체와 제휴를 맺어서 로비에 들여놓았는데 서울숲점에서 처음 시도했다가 지금은 반응이 좋아서 다른 지점으로 늘려가는 중이라고 한다.


2층을 꽤 많이 둘러본 것 같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어쩌면 가장 중요한 회의실에 가보자.

회의실은 전 층에 다 있긴 하지만, 대규모 회의실은 2층에만 있다. 10인 회의실 4개, 18인 회의실 1개가 있고 80인까지 수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까지 있다. 다른 층에 있는 회의실은 4-8인용이기 때문에 8인을 넘어간다면 2층 회의실을 사용하는 게 좋겠다.

세미나실의 인테리어가 특이했는데, 패파 소속 공간 디자이너가 꽤 공들여서 디자인했다고 한다. 아치 디자인을 곳곳에 포인트로 살렸는데 곡선 덕분에 보통의 오피스와 달리 부드럽고 친근해보였다. 세미나실 특유의 재미없고 답답한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로비가 있는 2층 외에는 모두 사적인 업무 공간이다. 업무 공간의 내부도 보고 싶었지만 어려웠다. 사적인 공간이니까.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분위기를 담아보려고 애썼으니 참고하며 봐주면 좋겠다.

모든 층은 멤버십 카드가 있어야 입장 가능하다. Tap이라고 적힌 곳에 Tap을 하면 문이 스르륵 열린다. 내가 너무 뻔한 걸 설명했나? 아마도 그런 것 같다.

[탭!]

모든 복도가 이렇게 생기지는 않았다. 이 층에는 테라스가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는 길만 특별하게 디자인한 것이다. 여기도 전체적으로 직선보다는 곡선, 그것도 아치 디자인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의도적으로 직선을 배제하다 보니 사무실과는 다른 분위기가 난다. 벨벳 소재가 사용된 것도 분위기에 한몫한다. 공간이 ‘이곳에서는 일하지 말고 쉬세요’라고 말을 거는 것 같다.

기본적인 복도는 이렇게 생겼다. 다른 공유오피스를 보면 지나치게 개방된 인테리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여기는 프라이빗하다. 내부가 보이지 않게 유리벽은 불투명하게 마감했고, 소리는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 구조다. 힙도 좋지만 일할 때는 실용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긴 그렇다.

전 층에 식음료 공간이 있다. 2층 로비처럼 생맥주 기계나 무인편의점은 없지만 커피를 내려 먹는 건 가능하다. 이곳을 투어하고 있을 때 몇몇 멤버들은 점심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냉장고도 있으니 반찬을 넣어두고 정겹게 도시락 파티를 해도 좋겠다. 조심스레 옆 사무실 멤버들과 친해져서 점심을 하하호호 같이 먹는 로맨스도 생각해봤다. 마냥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닐 거다. 네트워킹 파티나 북클럽 같은 이벤트가 자주 열리기 때문이다.


꼭 사교적인 이벤트만 있는 건 아니고 직무와 관련된 세미나도 있고 기업 간에 협업이 이루어지는 이벤트도 종종 있다. 다만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중인데 유튜브 라이브로 럭키 드로우를 하거나 물마시기 챌린지를 하고 있다고.

바로 옆에는 전화부스가 있다. 공유오피스는 아무래도 여러 회사가 공간을 나누어 쓰고 있기 때문에 통화가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 전화 부스 안이라면 안심되지 않을까. 아주 사적인 대화를 하고 싶을 때도 이용할 수 있겠고.

전화부스와 회의실 그리고 업무 공간까지 둘러보니 패파는 멤버들의 프라이버시를 꽤 열심히 보장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공유오피스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힙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아무리 공유오피스일지라도 어쨌든 오피스니까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건 당연한 그들의 덕목이다. 패파는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을 잘 분리하면서 본연의 목적을 잘 지키는 공간이었다.

공유오피스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서울숲점의 문을 나섰다. 사람들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었다.


삼성 3호점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곳은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곳이다. 이 일대의 높은 임대료를 생각하자면 강남이야말로 공유오피스가 절실한 곳이다. 삼성역 5번 출구에서 나와 패파로 찾아가는 길에는 회색빛으로 발광하는 건물밖에 보이지 않아서 삭막했다.

이번에도 매니저님이 투어를 시켜줬다. 삼성 3호점의 매니저님은 밝고 상냥한 분이었다. 서울숲점이 코지하고 트렌디하다면 삼성 3호점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로 디자인되어 있었는데, 창문 밖으로 보이는 차가운 분위기와 로비의 분위기가 상반되어 보였다. 창밖을 보며 앉아보니 마음이 아늑해지더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날은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바질 씨앗 심기 행사가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대규모로 모여 진행하지는 않았고, 삼삼오오 멤버들이 찾아오면 바질 씨앗을 나눠주는 방식이었다. 나도 하나 받아왔다.


서울숲점에서도 느낀 거지만 입주 멤버들과 매니저가 꽤 친해 보여서 인상적이었다. 용건만 주고 받는 사무적인 관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근처 맛집도 공유하고 서로를 친근하게 대하더라.

패스트파이브의 각 지점은 지역 특성에 맞춰 인테리어를 달리하는데 부가서비스도 조금씩 다르다. 미디어, 광고 업종이 많은 신사점에는 촬영 스튜디오가 있고 미팅을 위한 회의실이 많이 필요한 삼성3호점에서는 전자칠판이 있는 스마트 회의실이 있는 것처럼.

기본적인 건 어딜 가나 똑같이 있다. 이곳에도 다른 지점과 마찬가지로 로비에는 파이브어클락이 있고 레몬수가 있고 시리얼이 있다. 삼성 3호점의 매니저님도 파이브어클락을 권하길래 거절하지 않고 마셨다. 아무래도 패파는 맥주 맛집인 것 같다.

로비 한쪽을 보면 큰 회의실이 있다. 20명 정도는 넉넉히 앉을 수 있는 곳이다.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패파답게 여기도 커튼이 달려있었다. 원래는 오픈되어있었는데 프라이빗한 회의실을 원하는 멤버들의 니즈를 반영해 변화를 줬다는 설명을 들었다. 멤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편이라고 한다. 커튼이 하늘하늘한 것이 의견 충돌하다가도 커튼을 보면 마음이 녹을 것 같은 느낌이다.

메일룸이나 프린터 같은 기본적인 시설이나 장비는 당연히 있다. 전국 어떤 패파에 가도 공통적으로 구비되어있는 것들이다. 사무실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이런 걸 보면 공유오피스는 이상적인 업무 환경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 아닌가 싶다. 이런 표현을 쓰니 광고카피 같지만 방금 내가 생각한 문구다.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면 나라도 공유오피스에서 시작할 것 같다. 소유하는 것보다는 공유하는 게 저렴하니까. 흥미로운 점은 각 층마다 포인트 컬러를 다르게 썼다는 점인데, 올리브색이나 오렌지색으로 과하지 않으면서 산뜻한 느낌을 주더라.

투어를 하면서 한 층 전체를 다 쓰거나 절반씩 나누어 쓰는 회사도 봤다. 공유오피스에는 작은 스타트업만 입주하는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기업형 오피스 상품도 있어서 큰 기업도 본인들의 니즈에 맞춰서 계약을 할 수 있다. 반대로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를 위한 멤버십도 있다. 이정도면 거의 모든 규모의 사업체를 커버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솔깃했던 건 이번에 새로 생긴 패파 패스인데 월 이용료를 내고 여러 지점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멤버십이다. 이건 독립된 사무실까지는 필요없고 딱 라운지만 이용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해 만든 멤버십이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나 같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멤버십이 아닐까 싶다. 한 군데에서만 일하는 건 지루하니까. 노트북 하나면 되는 프리랜서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두 개 지점을 투어하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는데 신기한 부분이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유오피스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 개념이었는데, 이제는 누군가 공유오피스에서 일한다고 하면 신기한 곳에서 일한다기보다는 좋은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유오피스의 대표 격이던 위워크의 지점 수를 패스트파이브가 앞질렀다는 것도 상징적으로 느껴진다. 다음 챕터로 넘어간 느낌이랄까. 언젠가는 나도 이런 곳에서 몇 달만 일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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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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