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부터 폴더블폰까지..! MS가 칼을 갈았다?

조회수 2019. 10. 4. 18: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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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IT칼럼니스트 최호섭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0월 2일 뉴욕에서 하드웨어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서피스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행사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었고, LTE 모뎀이 달린 새 서피스 프로가 소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온 제품들이 좀 놀랍습니다.

일단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노트북인 ‘서피스 랩톱3’와 ‘서피스 프로7’이 소개됐고, 여기에 새로운 형태의 서피스 프로X와 블루투스 이어폰인 ‘서피스 이어버드’ 그리고 접는 디바이스인 ‘서피스 네오’와 ‘듀오’가 있습니다. 특히 이 서피스 네오, 듀오에 관심들이 많으실 겁니다.


잘 만든 노트북, ‘서피스 랩톱 3세대’

첫 발표는 서피스 랩톱으로 시작됩니다. 서피스 랩톱은 썩 인기 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사실 아는 사람들은 알고 쓰는 제품입니다. 저도 1세대 서피스 랩톱을 출시 직후에 구해서 아직까지 잘 쓰고 있습니다.


굉장히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기본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3세대에는 기존 13.5인치 외에 15인치가 새로 추가됐습니다.

놀라운 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키보드를 뒤쪽에서 들어 올리면 윗판이 그냥 쑥 빠집니다.


요즘 노트북이 디자인과 내구성 때문에 일체형, 혹은 유니바디 디자인을 많이 쓰면서 메모리 하나라도 바꾸려면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그런데 서피스 랩톱은 그냥 열립니다. 메모리나 SSD를 바꾸기도 쉽고 무엇보다 수리가 아주 용이합니다. 기존 서피스 랩톱이 알칸타라 때문에 고치기 어렵다는 평이 있었는데 그걸 가장 쉬운 방법으로 풀어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프로세서입니다. 휴대성이 강조되는 13.5인치 모델은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들어가고, 성능이 강조되는 15인치 모델에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가 쓰입니다. AMD의 프로세서가 메이저 제품에 들어가는 건 아주 낯선 일입니다.


그만큼 라이젠 프로세서가 잘 나왔다는 얘기겠죠. 스펙이 정확히 나오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그래픽 성능이 확 차이가 날 겁니다. 충전도 빨라서 한 시간이면 80%까지 채워집니다. ‘잘 만든 노트북’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을 것 같아요. 값은 13.5인치가 999달러부터, 15인치는 1,199달러부터 시작합니다.


새로운 세대로 넘어가는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7과 서피스 프로X가 나왔습니다. X를 중심으로 제품이 이렇게 갈리는 건 어디서 본 것 같지만 기분 탓일 겁니다.

서피스 프로7은 기존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10세대 인텔 칩이 들어가서 성능과 배터리 효율이 좋아졌습니다. 큰 변화라기보다 프로세서를 바꿔서 생기는 이점이 큽니다. 그래서 ‘나온 것 맞나’ 싶을 만큼 발표도 아주 짧게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 외에 서피스 프로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서피스 프로X죠. 아이폰이 아이폰X를 기점으로 변화를 겪은 것처럼 서피스 프로 역시 새로운 세대에 대한 선을 긋는 듯합니다.


먼저 디자인이 싹 바뀌었습니다. 화면은 13인치로 커졌는데 테두리를 극적으로 줄여서 12인치 제품과 비슷합니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2880×1920으로 엄청 고해상도죠.

서피스 프로X가 좀 놀라운 건 프로세서예요. 마이크로소프트가 퀄컴과 함께 개발하고 만든 칩이 쓰입니다. SQ1이라고 이름이 붙었어요. 아직 자세한 스펙은 안 나왔는데 ARM 기반의 설계와 LTE 모뎀이 들어간 통합 칩으로 보입니다.


인텔 프로세서에 비해 성능이 얼마나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력당 성능을 언급했고, 서피스 프로에 비해 3배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처리는 ARM이 x86만큼, 혹은 그 이상 성능을 내기도 하지만 아직 범용적인 성능에서는 성능 간극이 꽤 있고, 앱 호환성에 대한 우려도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ARM에 대한 욕심을 부렸다가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으니 기존에 겪었던 성능과 호환성 문제는 해결하고 나올 겁니다.

어쩌면 서피스 프로X는 완전한 고성능보다는 안정적인 성능과 긴 배터리, 통신 등이 포인트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값은 999달러부터 시작됩니다. 아참, 이 서피스 프로X도 뒷판의 일부를 살짝 열어서 SSD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요. 역시 하드웨어 장인!

이어폰도 나왔습니다. ‘서피스 이어버드’입니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터치, 제스처, 음성 제어를 강조했습니다. 옆을 터치하고 스와이프할 수 있는데 이걸로 스포티파이 음악을 듣는 시연을 많이 하더군요.

그리고 오피스 제어도 돼서 파워포인트 페이지를 제스처로 넘기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아직은 좀 낯설긴 하지만 괜찮은 시나리오가 되려나요. 음성으로 제어도 되고 60개 언어 실시간 통역도 해준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건 연결인데, 서피스 기기들과 원터치 페어링이 된다고 해요. 애플의 에어팟이 손쉽게 페어링되는 것과 비슷한 연결 방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세대의 컴퓨팅 ‘서피스 네오’, ‘서피스 듀오’

이 발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서피스 네오와 듀오일 거예요. 거의 ‘원모어 띵’처럼 등장했습니다. 발표를 맡았던 파노스 파나이(Panos Panay) 최고 제품 책임자도 발표하면서 조금은 긴장하고 떠는 것 같더라고요. 이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발표하는 것에 대한 긴장감인 듯합니다.

두 제품은 반으로 접히는 듀얼 디스플레이 제품입니다. 먼저 공개된 서피스 네오는 9인치 화면 두 개를 붙였고 펼치면 13인치가 됩니다. 갤럭시 폴드처럼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건 아니고 일반 LCD에 테두리를 줄이고 힌지로 맞붙인 구조입니다. 아무래도 폴더블보다는 못하겠지만 테두리가 적어서 이질감이 크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지금 기술로는 이쪽이 더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내구성이나 기술 안정성, 가격까지도요.

이 제품이 재미있는 건 키보드 액세서리입니다. 자석으로 붙는 방식인 것 같은데 뒷판에 붙일 수도 있고 화면에도 붙습니다. 수첩처럼 열어서 보다가 노트북처럼 눕혀놓고 키보드를 얹어서 쓰는 겁니다. 키보드 붙이는 위치에 따라서 UX도 달라집니다.


키보드를 위쪽으로 붙이면 그 아래 화면에 터치패드가 나와서 전통적인 노트북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키보드를 아래쪽으로 붙이면 그 위쪽은 보조 디스플레이가 됩니다. 맥북 프로의 터치바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화면 두 개를 쓰는 방법, 그러니까 왜 이 기기를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오피스를 비롯해 여러 앱을 두 화면에 나누어서 쓰는 방법들이 시연됐습니다. 이건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UX를 위해 윈도우를 새로 손 보고 ‘윈도우10X’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돌아가는 앱은 같은 듯하고, 운영체제의 UX가 조금 다른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더 작은 크기의 ‘서피스 듀오’가 나왔습니다. 이건 5.6인치 화면 두 개를 붙여서 8.3인치 화면이 만들어집니다. 영상에서 이걸로 전화를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이걸 스마트폰으로 많이 해석하실텐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전화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주머니에 들어가는 서피스’로 표현합니다. 가장 가볍게 들고 다니는 컴퓨터라는 의미죠. 그러다 보니 전화도 할 수 있는 쪽에 가깝습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기반입니다. 구글과 협업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라는 느낌보다 앞서 소개된 서피스 네오의 경험과 더 비슷해 보입니다. 운영체제와 관계없이 프로그램과 클라우드로 사용자 경험을 통합하는 것이 요즘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인데 딱 그걸 이 두 기기에 담아낸 듯합니다.

아쉽게도 이 두 기기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 말에 등장합니다. 왜 이걸 이렇게 먼저 발표했나 하는 게 의아한데, 이건 서피스의 목적을 따져보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서피스는 그 자체로 수익을 내는 데 집중되는 사업은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생각하는 컴퓨터의 변화, 컴퓨팅을 담아내는 단말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운영체제, 사용자 경험, 개발 환경, 생태계 등이 모두 중요합니다. 서피스 듀오와 네오는 새로운 플랫폼을 담는 그릇입니다. 그리고 윈도우10X, 그리고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는 앱 생태계와 하드웨어 제조사들에게 함께 가자고 시간을 주는 거죠. 이전에 없던 방식이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시간을 1년 준 셈입니다. 이걸 참고로 하고, 또 앞으로 서드파티들을 만나 설명을 나누겠죠. 그러면 내년 말에 훨씬 풍성한 결과물들이 나오게 될 겁니다. 깜짝 놀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생태계가 훨씬 가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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