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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물건이 아닌 듯? 8K TV부터 2억짜리 시계까지

조회수 2019. 9. 9. 10: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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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디에디트의 신제품 코너 소개를 맡고 있는 객원 필자, 올드리뷰어 기즈모다. 오늘도 디에디트에서 소개된 적이 없지만 여러분들이 알고 있으면 재미있을 만한 제품들을 찾아왔다. 이제는 오타 지적이나 틀린 내용 지적 외에는 댓글도 안 달리지만 요즘 세상에 누가 글을 읽겠는가? 충분히 이해한다. 앞으로는 신제품 소개를 쓰는 척하며 애국가 가사나 일기 같은 것을 중간에 몰래 넣는 것을 가끔 시도할까 한다. 그래도 모를 것 같다. 부디 디에디트의 편집자들이 발견하지 못하길 바랄 뿐이다. 시작한다.


“이 세상 화질이 아니다”
LG 시그니처 OLED 8K TV

LG가 지난 1월 CES에서 선보인 세계 최초의 8K OLED TV를 정식 출시한다. 그렇다. 4K보다 4배, 풀HD보다 16배 더 세밀한 화질을 즐길 수 있다. 좀 더 형상화하자면 3,300만 화소 DSLR로 찍은 사진이 연속으로 재생되는 엄청난 화질이다. 8K를 기념해서 화면 사이즈는 88인치다. 디자인은 마치 롤러블 TV처럼 하단에 받침대가 붙어 있다. 하지만 롤러블은 아니다. 그냥 받침대일 뿐이다. 해상도 외에 다른 스펙은 LG OLED TV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사소한 문제는 있다. 현재는 8K TV로 즐길 수 있는 8K 콘텐츠가 없다. 물론 업스케일링이 가능하므로 일반 영상도 8K로 뻥튀기를 해서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원본 화질이 8K 이하라면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우리가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8K 콘텐츠가 있을까? 좋은 소식이 있고 나쁜 소식이 있다. 좋은 소식은 우선 내년에 8K 콘텐츠를 라이브로 즐길 수 있다. 나쁜 소식은 도쿄 올림픽 중에 일부 경기라는 점이다. 방사능 걱정으로 안색이 안 좋아진 선수들 얼굴을 살피긴 유리할 거다.

사실 8K 콘텐츠의 대중화는 요원하다. 영화 쪽은 제작비 상승 문제로 8K 영화 기획이 현재는 전무하다. 방송 쪽은 더 참혹하다. 심지어 4K 전환도 10년 안에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8K TV를 구입해도 8K 콘텐츠를 즐길 날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LG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4만 2,000달러(약 5천만 원)로 넉넉하게 책정했다. 아직은 부자들의 사치품으로 양보하자.


“이 세상 카메라가 아니다”
인스타 360 GO

18.3g짜리 카메라가 나왔다. 360도 액션캠 전문 브랜드인 인스타360이 출시한 ‘인스타360 GO’다. 내 기억으로는 토이 카메라를 제외하고는 가장 작은 카메라다. 크기도 5cm x 2cm에 불과하다. 영상 촬영에 특화된 카메라로 한번 클릭 시에 30초 분량의 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6축 흔들림 방지 기술이 쓰여 덜 흔들린 영상을 담을 수 있다. 풀HD 25프레임 출력이 가능하며 슬로모션과 하이퍼랩스 기능도 제공한다.


물론 화질 자체는 고프로에 비해 떨어지지만 고프로를 몸에 부착하고 있으면 뭔가 자연스럽지 않고 자꾸 의식이 된다. 인스타360 GO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모자나 옷, 가방 등 원하는 곳에 부착하고 자연스럽게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자신이 촬영 중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다.

워낙 크기가 작기 때문에 콧구멍이 좀 큰 사람은 콧구멍에 넣어도 될 정도다. 이 글을 읽고 정말 콧구멍에 넣을 사람을 대비해 IPX 4등급의 방수를 지원한다. IPX 4등급은 감기가 걸리지 않은 콧구멍에서 버틸 정도의 생활방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국 출시가는 29만 9천 원. 야속하게 나를 남겨둔 채 이탈리아로 떠나는 디에디트 직원들 몸에 하나씩 부착시켜 주고 싶다.

“이 세상 헤드폰이 아니다”
휴먼 헤드폰

무선 이어폰이 처음 나왔을 때 나는 너무 놀라 마시고 있던 와인잔과 캐비어를 떨어트렸다.


“도대체 줄 없이 이어폰 쓰다가 떨어트리면 어쩌려고 그래?” 그러나 내 우려와는 달리 무선 이어폰은 귀에서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애플 에어팟을 기점으로 대히트를 했고 몇 년 만에 1인 1무선 이어폰 시대가 열리고 있을 정도다. 나는 이후로 제조사들이 어떤 제품을 내놓더라도 놀라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오늘 소개하는 최초의 와이어리스 헤드폰인 ‘휴먼 헤드폰’을 보고 먹고 있던 푸아그라와 포크를 떨어트릴 수밖에 없었다. 정말 기괴한 모습이다. 이 헤드폰은 헤드폰 유닛을 연결하는 연결 부위가 없이 오버이어 형태로 귀에 걸치는 헤드폰이다. 귀에 잘 붙어 있을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제조사들이 물건을 팔겠다는 집념을 얕봐서는 안 된다. 뭔가 기술이 있을 거다.

문제는 디자인이다. 착용샷이 언뜻 인간과의 구별을 위해 귀를 개조하지 않은 안드로이드처럼 보인다. 그래서 인간임을 강조한 ‘휴먼 헤드폰’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 같다. 멋지기보다는 바보처럼 보이긴 하지만 에어팟이 처음 나왔을 때도 바보처럼 보인 것은 마찬가지다. 익숙해지자. 이 헤드폰이 좋은 이유는 수납 부피가 작고 착용했을 때도 머리 스타일을 망치지 않기 때문이란다. 머리가 너무 커 헤드밴드 압박이 심했던 이들에게도 희소식이다. 휴먼 헤드폰은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 중이며 가격은 399달러(약 48만 원)이다.

“이 세상 가격이 아니다”
브레게 클래식 투르비용 엑스트라-플랫 스켈레트 5395

기계식 시계는 원래 비싸기로 유명하지만 그중에서도 5대장이 있다. 파텍필립, 바쉐론 콘스탄틴, 랑에운트 죄네, 브레게, 오데마피게. 이 5대장 시계를 찬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우선 미소를 보이고 따뜻한 말을 자주 해주자.

오늘 소개하는 시계는 5대장 중에 최근 국내에 출시한 브레게 클래식 투르비용 엑스트라-플랫 스켈레트 5395다. 모델명이 너무 길어 모델명을 따로 말해주는 비서를 고용해야 할 정도다. 그냥 브레게 5395라고 하자.


이름은 엄청 길지만 케이스 두께가 7mm에 불과해 무척 얇다. ‘투르비용(중력 오차를 자동으로 보정하는 장치)’ 시계 중에는 기록적으로 얇은 시계다. 디자인도 아름답다. 무브먼트를 그대로 드러냈고 뒷면에도 케이스 대신에 사파이어 글라스로 투명하게 처리해서 손목이 잘 붙어 있는지 감시할 수 있다.

뛰어난 기술력과 높은 브랜드 가치, 7mm의 두께, 그리고 80시간의 파워리저브 등의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지만 사소한 단점이 있다. 문양이 워낙 복잡해서 시간을 보기 힘들다는 것. 걱정할 것 없다. 시간은 스마트폰으로 보면 된다.

국내 정식 출시했으며 커플 시계로 사기 좋게 로즈 골드 버전과 플래티넘 버전의 두 가지로 내놓았다. 로즈 골드 버전은 2억 7천만 원대, 플래티넘 버전은 2억 9천만 원대다. 옛날엔 술 먹고 돈이 없으면 시계를 맡기고 가곤 했다. 브레게 5395를 맡기면 가게를 인수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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