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온 다이슨

조회수 2019. 8. 23. 13: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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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디에디트의 객원 필자, 기즈모다. 오늘은 바쁜 디에디트의 에디터 대신에 다이슨 신제품 발표회장을 다녀왔다. 왜 이렇게 된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녀와서 취재 기사 하나 부탁해요”라는 짧은 전화를 받았을 뿐이다. 다이슨이 오늘 서울 옥션 빌딩에서 제품 발표회를 열고 업그레이드 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와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를 공개했다.

내 영상을 본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머리 스타일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냄새가 나니 마지못해 감고, 젖어 있으면 기분 나쁘니 마지못해 말리는 정도다. 삼성이나 애플은 빈둥대지 말고 어서 빨리 머리를 감지 않아도 되는 기술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다이슨의 슈퍼소닉과 에어랩 스타일러에는 관심이 많다. 아니 실은 다이슨에 관심이 많다. 다이슨의 독특한 철학과 집념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다이슨은 생활용품이나 로우테크 제품에 과도할 정도의 연구와 돈을 쏟아 붓는다. 그리고 기존 제품들과는 전혀 다른 제품을 만들어 낸다. 다이슨의 이런 행보는 다이슨의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의 철학 때문이기도 하다.

[집념의 사나이, 제임스 다이슨]

제임스 다이슨은 엄청난 집념의 사나이로도 유명하다. 그는 진공청소기, 선풍기, 헤어드라이어 등을 발명했는데 특히 다이슨의 히트작인 진공청소기에 쓰인 사이클론 기술을 만들기 위해 12년간 무려 5,126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실패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내가 정작 놀란 것은 5,126회 실패한 것보다 그걸 정확히 세고 있던 다이슨의 집념이다. 보통은 “5천번쯤 실패했다”라고 얘기하거나 300번쯤 세다가 포기했을 텐데 제임스 다이슨은 모든 실패를 하나하나 카운트하며 실패를 곱씹었다는 얘기다. 소비자로서는 존경스럽지만 적이나 직장 상사로 두고 싶지 않은 1순위다. 어쨌든 나는 다이슨에 고용될 가능성이 없으니 제임스 다이슨이 한없이 존경스럽다.

[이것이 바로 다이슨의 V9모터다.]

제임스 다이슨은 천신만고 끝에 성공한 진공청소기를 바탕으로 ‘다이슨’을 설립하고 여러가지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은 날개없는 선풍기(다이슨 멀티플라이어), 헤어드라이어(다이슨 슈퍼소닉), 고데기(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등이다. 다이슨이 만든 제품들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별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 과도하다 싶은 엔지니어링을 도입해 재설계 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모두 모터기술이 들어 있다는 거다.

오늘 다이슨이 발표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이하 슈퍼소닉)도 마찬가지다. 2016년 첫 출시한 슈퍼소닉은 모터가 헤드에 있지 않고 손잡이 부분에 있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강력한 바람을 만들기 위해 다이슨은 헤어드라이어에 ‘에어 멀티플라이어’기술을 적용해 일반 헤어드라이어보다 3배 더 많은 공기양을 만들어 낸다. 여기에 초당 40회 온도를 체크해 과열을 방지하는 ‘지능형 열제어 기술’도 적용했다. 이를 위해 다이슨은 4년간 600개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했고 무려 1,625km 길이의 머리카락을 테스트했다고 한다. 1,625km의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을 찾아낸 다이슨에 더 놀랬다. 어쨌든 나는 헤어드라이어 회사가 km 단위의 머리카락을 연구했다는 소리를 들어 본적이 없고 1억파운드(약 1,470억원)을 들여 모발연구소를 설립했다는 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다. 좀 미련해 보이지만 영국인들에게 효율은 기대하지 말자. 어쨌든 편집증과 아집에 가까운 마인드로 전에 없던 헤어드라이어를 만들어 낸 것은 분명하다.

[새로 추가된 젠틀 드라이 노즐]

슈퍼소닉 업그레이드 버전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구성품이다. ‘젠틀 드라이 노즐’이 추가됐다. 엄청난 신기술이 들어간 게 아니라 겨우 노즐 하나 추가했냐고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이슨이 누구던가? 노즐도 만만히 만들었을 리가 없다. 젠틀 드라이 노즐은 ‘코안다 효과’를 이용해 기존보다 더 많은 4배의 공기를 분사한다고 한다. 공기가 더 많아지니 더 빨리 건조시킬 수 있지만 온도는 오히려 더 낮아진다고 한다. 머리 손상을 줄이면서도 빠른 건조를 위한 새로운 기술인 셈이다.

가장 왼쪽은 열제어 센서가 없는 모델, 온도가 높고 범위가 좁다. 가운데는 일반 슈퍼소닉 드라이어 온도는 살짝 낮지만 그래도 빨간색이 보인다. 가장 오른쪽은 젠틀 드라이 노즐을 적용한 신제품, 온도가 낮으면서도 바람의 범위가 넓다.


디퓨저도 개선했다. 볼륨을 더 살릴 수 있도록 갈래를 더 길게하고 그물망을 이중설계하면서 공기흐름을 개선했다. 그 밖에도 스타일링 콘센트레이터도 넓고 얇게 디자인해 신속한 건조에 볼륨감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모든 디자인이 머리 손상을 줄이고 빠른 건조를 돕는 데에 집중됐다. 언젠가 다이슨은 머리 건조에 양자역학을 도입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머리 손상을 줄이고 건조만 빨리 된다면 지옥에라도 들어갈 다이슨이다.

[코안다 효과로 자동으로 머리가 감기는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지난해 출시한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이하 에어랩) 역시 제품 자체의 개선보다는 툴이 업그레이드됐다. 에어랩은 ‘코안다’ 효과로 에어랩에 모발이 스스로 감겨 손쉽게 스타일링이 가능해 입소문이 자자한 제품이다. 다만 그 동안 ‘배럴’의 길이가 짧아 긴머리를 가진 이들이 다소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번 업그레이드 버전은 베럴의 길이를 1.5배 늘리며 긴머리라도 한번에 스타일링이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왼쪽이 신제품 에어랩, 오른쪽이 기존 에어랩. 왼쪽 신제품은 툴의 길이가 길고 스몰브러쉬가 추가됐다]

또한 머리가 짧은 이들이 쉽게 스타일링할 수 있도록 스몰브러쉬도 추가했다. 언뜻 큰 개선이 아닌 것 같지만 시연에 나선 헤어 디자이너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감탄하는 것을 보니 뭔가 있긴 있나 보다.

사실 본체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 액세서리가 업그레이드 된 수준이기 때문에 기존 사용자들은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걱정은 마시라. 새로운 액세서리는 기존 제품과 호환이 되며 새로운 노즐과 툴만 따로 구입이 가능하다. 업그레이드 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의 소비자 권장 가격은 44만 9,000원이며, 새로운 노즐은 8월 21일부터 다이슨 공식 웹사이트 (kr.dyson.com)에서 별도로 구입 가능하다.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의 새로운 툴은 오는 10월 초부터 다이슨 공식 웹사이트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디에디트 대신 다녀온 짧은 머리 기즈모의 현장 취재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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