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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10, 잃은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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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니 갤럭시 노트10이 등장했다. 지난 새벽, 삼성전자가 미국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노트10을 공개했다더라. 작년에 갤럭시 노트9을 봤을 때만 해도 무덤했는데, 갤럭시 노트 시리즈도 벌써 텐이라니. 내가 무얼 해줬다고 주책맞게 감개무량한걸까.

요즘 어딜 가도 ‘브랜딩’이라는 말이 난무하지 않던가. ‘갤럭시 노트’는 삼성이 만든 브랜딩 중 가장 견고한 것 중 하나다. 대화면과 S펜. 그리고 그걸 담는 ‘노트’라는 이름. 너무나 완벽한 아이덴티티다. 어떤 제품인지 설명하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고, 그 이름만으로도 특정 카테고리를 대변할 수 있다.

2011년 첫 갤노트가 나오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너무 커서 한 손에 쥘 수 없다, 아무도 펜을 원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나왔지만 삼성은 마이웨이였다. 외국인들은 ‘몬스터폰’이라고 비웃는 것도 봤다. 그리고 2019년이 됐다. 지금은 어떠냐고? 난 갤럭시 노트9보다 더 크고 무거운 아이폰을 쓰고 있다. 세상이 변했다. 모두가 화면 크기를 키우기 시작했다. 우리 손 크기는 그대로인데, 디스플레이만 무럭무럭 커진 걸 보면 한 손에 쥘 수 있는 스마트폰이 인류의 존속을 위한 필수 요소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갤럭시 노트10은 어떻게 변했을까. 모두가 ‘노트만큼’ 몸집을 키운 상황에서 갤럭시 노트는 완전히 다른 선택을 했다. 갤럭시 노트10과 갤럭시 노트10+라는 두 가지 모델로 사이즈를 달리한 버전을 내놓은 것. 갤럭시S 시리즈나 다른 제조사의 플래그십 시리즈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갤럭시 노트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갤럭시 노트10의 화면 크기는 6.3인치로 전작인 갤럭시 노트9보다 오히려 작아졌다.

한 해 한 해 커지는 것이 갤노트의 미덕이라고 본다면, 오히려 퇴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신 훨씬 큰 놈을 함께 내놨다. 갤럭시 노트10+의 화면 크기는 무려 6.8인치. 7인치에 가까운 스마트폰이라니. 거의 태블릿 수준이 아닌가.

그런데 막상 스펙을 보면 위아래 좌우 베젤을 완전히 없앤 디자인이라 생각만큼 거대하지 않다. 오히려 6.4인치였던 갤럭시 노트9보다 6.8인치인 갤럭시 노트10+가 더 가볍고 두께도 슬림하다.


그동안 갤럭시 노트를 사용하고 싶지만 손이 작거나, 무거운 스마트폰이 부담스러웠던 사람은 갤럭시 노트10을 선택하면 된다. 갤럭시S10과 비슷한 사이즈니 쓰는데 큰 부담은 없겠다. 노트 시리즈의 대화면과 최고 스펙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갤럭시 노트10+를 선택하면 된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건 반갑다. 하지만 ‘갤노트=대화면’이라는 공고한 아이덴티티가 희석되었다는 사실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갤럭시 노트의 믿을 구석(?)은 S펜뿐이다. 살펴보자. 얼마나 달라졌는지.

전작인 노트9에서 S펜에 큰 변화가 있었다. 처음으로 배터리 내장형이 되며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하게 된 것. 덕분에 스마트폰과 S펜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촬영 셔터를 누르거나 미디어 재생을 콘트롤 하는 등의 원격 제어가 가능했다. 명칭도 ‘스마트 S펜’으로 으리으리하게 업그레이드했고 말이다. 이런 기능이 실생활에서 유용한지 궁금해 갤럭시 노트9을 작년부터 사용 중인 에디터B를 인터뷰했다. “여러 사람들과 모여서 사진 찍을 때 S펜으로 셔터를 눌러요. 괜찮은 것 같아요.”라고 싱거운 대답을 들려준다.

원격 제어 자체는 상당히 매력적인 진화였는데, 그걸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았다. 그리고 과연 갤럭시 노트10에는 치열한 고민의 결과가 반영됐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은 ‘에어 액션’. S펜을 손에 들고 움직이면, 그 제스처를 인식해서 특정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이다. 기존 원격 제어의 버튼 누르는 동작을 포함해 수평 동작, 수직 동작, 회전 등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쉽게 말하면 S펜을 들고 위로 들어 올리듯 제스처를 취하면 스마트폰의 볼륨이 올라가고, 반대하면 볼륨이 내려가는 것. 스마트폰 화면을 가리지 않고 조금 떨어진 상태에서도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기 때문에 인식률만 좋다면 꽤 재미있지 않을까?

삼성 노트 앱에 S펜으로 손글씨를 쓴 뒤, 해당 글씨를 터치하면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기능도 추가됐다. 나는 글씨를 또박또박 잘 쓰는 편인데, 에디터M처럼 일상이 필기체인 악필도 인식될지가 관건이겠다. 혹자는 재빠르게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게 더 빠르지 않냐고 하는데, 갤럭시 노트를 쓰는 사람은 알겠지만 생각보다 손글씨를 쓸 일이 많다. 노트북이나 키보드가 없다면, 스마트폰의 가상 키패드를 터치하는 것보다는 손으로 휘갈기듯 메모하는 게 더 빠르니까. 문단 단위로 인식이 될지, 인식률이나 변환 후의 파일은 어떻게 될지 추후에 테스트해볼 예정이다.

디자인 역시 인상적이다. 몇 해 전 어느 글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꿈은 베젤을 몽땅 말살시키는 게 아닐까”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꿈이 이뤄진 것 같다. 좌우 베젤을 최소한으로 밀어내서 정면에서 봤을 땐 그냥 화면만 보인다. 실물로 보면 얼마나 비현실적일까. 갤럭시 노트9은 물론이고, 갤럭시S10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도 본체 대비 화면 비율이 더 높아졌다. 아쉽게도 카메라 홀은 없애지 못해 상단 중앙에 검은 구멍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 카메라 홀의 크기조차 갤럭시S10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걸 알고 놀랐다. 그저 박수를 보낸다. 그들의 집착과 노고에 짝짝짝!

역대 최고인 12GB 메모리, 7nm 공정의 프로세서, 화각이 다른 세 개의 카메라와 뎁스비전 카메라까지. 갤럭시 노트10은 대단하다. 심지어 이번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을 소개하며, 윈도우 PC와 갤럭시 노트의 연결성이 대폭 강화되었음을 알렸다. PC에서도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보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변을 보낼 수 있다. 갤럭시 노트10에서 촬영한 사진을 직접 PC로 옮기지 않더라도 실시간으로 동기화가 이루어진다는 부분도 흥미롭다. 애플과는 달리 안드로이드 진영의 고사양 스마트폰들은 PC 운영체제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제 그 콤플렉스도 극복하게 되는 걸까. 기계 자체 보다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3.5mm 이어폰 잭과 패블릿의 아이덴티티는 잃었지만 그 외에는 모든 것을 새로 얻었다. 아름다운 디자인, 빠른 충전, 듬직한 배터리, 5G 네트워크까지. 기다려보자. 두 자리의 네이밍을 얻게 된 갤럭시 노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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