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있으면 인테리어 끝!

조회수 2019. 5. 21. 14: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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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디에디트의 에디터 B다. 지금껏 공간에 대한 글만 주로 쓰다 보니 다들 나를 주말마다 밖에 나다니는 사람으로 알지만, 실상은 다르다. 나의 주말은 토요일 아침 신촌 CGV 방문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푹, 티빙이라는 궤도를 끝없이 순환한다. 콘텐츠 개미지옥에 빠진달까.

그중에서도 특히 극장에 가서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그곳에서는 내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고가의 스피커, 편한 좌석, 2.35:1의 큰 스크린이 완비되어 있으니까.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루틴에도 문제가 하나 생겼다. 극장에서 볼 영화가 너무 없다는 거다.

요즘처럼 스크린을 절반 가까이 차지한 <어벤져스: 가망이 없어> 같은 영화가 개봉하면 정말 볼 게 없어진다. 그래서 요즘에는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를 더 많이 애용하고 있다. 신박한 이야기는 넷플릭스에 무수히 많고, 왓챠플레이에는 아직도 못 본 명작들이 수두룩하니까.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결심했어! 집을 영화관처럼 꾸미는 거야!’ 내 마음속에는 빔프로젝터에 대한 구매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나의 구매욕을 정확히 겨냥하는 데 성공한 빔프로젝터다. 그 이름부터 마음에 드는 LG 시네빔. 정확한 모델명은 PF50KS.

LG전자는 2018년부터 시작해 빔프로젝터 라인업을 ‘시네빔’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200만 원이 훌쩍 넘는 시네빔 레이저 4K도 있지만, 모든 제품이 그 정도 고가는 아니다. 시네빔이라는 이름이 영화관처럼 크고 선명한 화면을 즐기게 하겠다는 이유이듯 가격대가 합리적인 모델도 충분히 영화관 느낌을 내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64만 9,000원의 이 제품도 마찬가지다.

시네빔 PF50KS(이하 시네빔)은 작다. 가로 세로 17cm에 높이 4.9cm, 무게는 1kg로 가벼운 편이다. 노트북에서도 필사적으로 1kg을 넘기지 않으려는 LG전자답게 빔프로젝터의 무게도 가볍게 만들었다. 웬만한 노트북보다는 가벼운 편이니 휴대성은 일단 합격.

시네빔 리뷰를 하면서 지인들에게 빔프로젝터에 대한 리서치를 해봤다. 빔프로젝터가 필요한가, 사 본 적이 있는가, 어떤 점이 불편했나 등을 꼬치꼬치 물었다. 원룸에 사는 싱글P도 아파트에 사는 부부J도 빔프로젝터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더라. 하지만 그들은 지금껏 몇 가지 제품을 써 봤음에도 만족한 적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스마트폰이나 PC와 연결해야 작동하거나, 연결이 되어도 폰이 터질 것처럼 뜨거워지는 등 종합적인 불편함이 많아서 결국 사용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나도 마찬가지다. 공간을 빌려서 파티를 할 때도 분위기를 낼 겸 작고 소중한 빔프로젝터를 써봤지만, 이륙할 것 같은 소리를 내더라. 그 소리가 마치 ‘60초 뒤에 폭발합니다’라는 말처럼 들렸다. 친구 집에서 맥주 한잔하며 영화를 보는 여유 있는 어른의 삶은 미니시리즈에서나 가능한 것 같았다.

시네빔의 강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불편함이 없다는 거다. 5초면 부팅이 끝나고 와이파이만 연결되면 바로 재생되며 화면도 선명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소음. 빔프로젝터라면 어쩔 수 없이 나는 소음은 영상 사운드에 쉬이 묻힐 정도로 그리 크지 않았다.

초소형이든 중형이든 빔프로젝터는 휴대성이 떨어지는 제품이 많다. 그 이유는 같이 챙겨야 하는 부속품들 때문이다. 우선 노트북을 챙겨야 하고, HDMI 케이블도 챙겨야 하고, 소리를 크게 들으려면 블루투스 스피커도 필요하니까. 하나하나 짐을 싸다 보면 자괴감이 드는 거다.

시네빔에는 내장 스피커가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만큼이나 훌륭한 소리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괜찮은 소리이고, 영화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 <헌터X헌터>의 음악이 좋아서 시네빔으로 재생해보았는데, 전혀 답답하거나 거슬리지 않았다. 그리고 시네빔의 휴대성을 높여주는 가장 큰 무기는 바로 web OS다. 이게 정말 물건이다.

web OS는 시네빔에 날개를 달아준다. 솔직히 나는 LG가 6년 전 HP로부터 web OS를 인수할 때만 해도 이렇게 잘 활용할 줄은 몰랐다. 당시만 해도 활용 방안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그 선택에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지금은 스마트 TV, 냉장고 등에 적절히 들어가면서 편의성을 끌어 올리고 있다. 시네빔 시리즈에도 web OS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web OS를 써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인터페이스가 단순해서 금방 적응했다. 어떤 화면에서든 홈버튼을 누르면 화면 하단에 메뉴가 생성되고 방향키를 누르며 선택하면 끝. 리모콘에 버튼이 많아서 복잡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주로 쓰는 버튼은 몇 개로 한정되더라. 홈버튼, 방향키, 확인, 이전 버튼 정도만 거의 썼다.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넷플릭스, 왓챠플레이부터 푹, 유튜브, 티빙까지 사람들이 주로 쓰는 서비스는 모두 기본 탑재되어있다. 푹과 티빙만 있으면 지상파, 케이블의 거의 모든 채널을 볼 수 있고, 넷플릭스+왓챠플레이 조합이라면 국내외 드라마, 영화까지 커버할 수 있으니 부족함이 없다. 외부 기기 연결 없이 와이파이만 연결하면 간편하게 콘텐츠 감상 모드에 돌입할 수 있다. 촬영만 사무실에서 하고 감상은 주로 나의 작고 소중한 방에서 했다. 윤동주가 살았던 육첩방만큼 작지만 원룸의 사방이 흰색이다 보니 빔프로젝터를 사용하기엔 최적의 공간이었다.

요즘 을지로와 연남동의 힙한 공간에서는 빔프로젝터를 음소거 해놓고 영상만 재생해 놓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렇게 빔프로젝터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이용하기도 하는 것을 ‘빔테리어’라고 하던데, 디에디트 사무실도 한껏 빔테리어 해봤다. 넷플릭스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인 영화 <비욘세의 홈커밍>을 틀었다. 멋지다.

인테리어의 재료가 영상이다 보니 장면이 달라질 때마다 공간의 분위기도 확 달라지더라. 같은 콘서트 장면에서도 조명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니까 비디오를 큐레이션 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서비스보다 유튜브를 잘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이럴 때 비로소 유튜브 내공이 나오는 거지. 나는 Colors 채널의 빌리 아일리시 편을 틀어놓았다. 전 세계의 가수들이 매번 다른 배경 색상에서 노래를 부르는 채널인데 멘트도 없이 노래만 나오니 빔테리어에는 딱이더라. 그나저나 빌리 아일리시의 신곡 ‘Bad guy’ 너무 좋다.

‘영상미’하면 뭐다? 디에디트 포르투 편이다. 난 예뻐서 틀어놓았는데 다른 일을 하던 에디터H와 M이 금세 스크린 1열에 와서 앉았다. “내가 이 영상 몇 번이나 봤는데도 이렇게 보니까 또 색다르네” H의 간증처럼 같은 유튜브도 빔프로젝터로 보면 영화가 된다.

꼭 영상미 있는 작품을 흰 벽에 쏠 필요는 없다. 블라인드 쳐진 창문에 모닥불을 피우거나 배트맨을 호출할 수도 있다.

미라캐스트 기능으로 모바일과 연결해서 영상을 재생할 수도 있다. LG 스마트폰과 연결을 시도했는데, ‘샤라락‘ 3초 정도면 금방 연결이 되더라.

시네빔은 분명 프로젝터 하나만으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다. 그럼에도 다양한 포트가 있어 외부기기와의 연결성도 좋다. 기기 후면을 보면 HDMI 단자 2개, USB-C 포트, 이어폰 단자, 랜선 포트가 있고, HDMI 단자를 통한 셋탑박스 연결 혹은 TV 안테나를 통해 TV 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내 기억 속에 빔프로젝터는 상당히 손이 많이 가는 물건이었다. 덩치가 큰 프로젝터는 천장에 설치해서 봐야 하고, 소형 기기는 화면이나 소리가 시원찮았으니까. 삼각대와 연결할 수 있는 시네빔은 흰 벽만 있으면 쉽게 거치해서 이용할 수 있고, 자동 키스톤 기능이 있어서 화면 비율도 곧잘 맞추는 녀석이다.

시네빔의 장점은 명확하다. 불편함이 없다는 것. 이 점이 대단하지 않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빔프로젝터가 그것 하나를 해결하지 못해서 외면 받아왔다. LG 시네빔 PF50KS는 다르다. 시네빔 라인업 중 프리미엄 제품인 LG 시네빔 레이저 4K와 비교하면 낮은 사양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휴대성과 성능 그리고 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꽤 괜찮은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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