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히는 스마트폰이 250만원이면 싼거아냐?

조회수 2019. 2. 21. 16: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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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오늘은 먼 미국 땅에서 발표된 국내 브랜드의 신제품 이벤트 소식을 전할까 한다.

지난 새벽, 삼성전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움에서 갤럭시 언팩 이벤트를 열었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실내 경기장의 이름이 낯설지 않다면, 당신은 아마도 앱등이.

여러 차례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가 열렸던 장소다. 애플 컴퓨터 시절인 1977년에 ‘애플 2’를 공개한 곳이기도 하다. 나 역시 WWDC와 신제품 공개 이벤트를 보기 위해 갔던 기억이 있다. 아이폰7을 처음 만났던 곳이기도 하다.

갑자기 TMI를 남발했지만, 오늘은 삼성의 날. 갤럭시에게 집중해줘야 한다는 말씀. 이런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은 이유는 삼성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언팩 행사를 연 게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여태까지는 런던이나 뉴욕처럼 화려한 도시에서 화려하게 데뷔 무대를 마련하곤 했다. 샌스란시스코는 의외다. 흔히 애플의 ‘본거지’라고 부르는 지역이기도 하고 말이다. 당연히 여기저기서 삼성의 샌프란행에 대한 각종 해석이 쏟아져 나왔다. 뉴욕이 자본의 상징이라면 샌프란시스코는 실리콘밸리를 품은 기술의 상징이다. 애플에 대한 도전장 같은 얘기는 유치한 과대 해석이라고 치부하더라도, 뭔가 대단한 볼 것이 있는 건 확실했다. 빵! 하고 터트릴 수 있는 한 방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기대했던 그것이 나왔다. 갤럭시S10? 물론 좋지. 끝내주는 제품이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목 빠지게 기다리던 건 다른 물건이다. 이름만 들어도 혁신이 흘러넘치는 폴더블, 접히는 스마트폰! 지난 1월에 로욜이라는 중국 제조사가 플렉스파이라는 폴더블폰을 공개한적이 있긴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패기 넘치는 프로토 타입으로 보였다. 주목도나 완성도로 볼 때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삼성이 지금 공개한 ‘갤럭시 폴드’가 최초의 폴더블폰으로 기억되겠지. 자, 그래서 오늘은 갤럭시 폴드를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암만 폴더블 폰이 중요해도 언팩 행사 시작하자마자 갤럭시 폴드부터 질러버릴 줄은 몰랐다. 올해 10주년인 갤럭시S10을 제치고서 말이다! 그분께서 처음 등장하는 모습은 더없이 우아했다. 접혀있던 디스플레이가 펼쳐지며, 나비의 두 날개가 나타나는 센스라니! 팔랑팔랑.

호들갑은 그만 떨고 간단한 구조와 스펙부터 설명드리겠다. 삼성이 폴더블폰을 쓸모 있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메인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펼쳤을 때 7.3인치. 앞서 언급한 로욜의 플렉스파이는 접었을 때 디스플레이 부분이 밖으로 노출되는 아웃폴드였는데, 갤럭시 폴드는 책처럼 접히는 인폴드 형태다. 반으로 반듯하게 접으면 7.3인치 화면은 닫히는 구조다. 대신 화면을 접었을 때도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외부 디스플레이를 하나 더 배치했다.

바깥 디스플레이는 아쉽게도 4.6인치. 약간 비좁다는 느낌이 있다.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가 있었겠지만, 전면을 꽉 채우는 형태의 베젤리스 디자인도 아니다. 게다가 접힌 반쪽 위에 화면을 넣다 보니 너비가 좁고 위아래로 길쭉한 화면 비율이 됐다. 물론 볼멘 소리만 할 순 없다. 외부 디스플레이가 없었다면, 이 폴더블폰을 접은 상태에서는 아무 조작도 할 수 없는 깡통이 되어버리니까.

내가 가장 놀란건 화면이 접히는 경첩 부분을 너무나 아름답게 처리했다는 것이다. 접히는 화면 구조를 위해 반대편 부분의 마감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놀랍다. 닫아놨을 땐 그 자체로 스마트폰으로 보인다. 힌지가 조금도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예쁘다. 이 힌지 시스템에 엄청나게 공을 들였다더라.

접었을 때도 이 힌지 부분이 거슬리지 않고, 마감이 뛰어나다. 책을 열고 닫는 것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화면을 닫을 때도 평평하고 얇은 형태를 유지한다.

사실 화면을 접은 상태는 스마트폰 두 개를 포개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생각보다 두껍지 않다. 새로운 복합 폴리머 소재를 개발해 기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보다 약 50% 정도 얇은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더라. 물론, 갤럭시S10과 나란히 두면 당연히 두툼해보이겠지만 폴더블폰 치고는 선방한 모양새로 보인다.

[페북에서 영상을 보다가 비좁으면 펼쳐서 플레이!]

더 근사한 건 사용자 환경 면에서도 박수갈채를 받았다는 것이다. 연속성 기능을 사용해 내부와 외부의 디스플레이가 연결된 것처럼 작업을 이어받을 수 있다. 바깥쪽 디스플레이에서 지도 앱을 확인하다가 비좁다는 생각에 화면을 펼치면, 원래 쓰고 있던 지도 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7.3인치 대화면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화면 분할 멀티태스킹을 동시에 3개 앱까지 지원한다. 3개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배치해놓은 걸 보니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각각의 앱을 모두 활성화할 수 있다. 한 가지 앱을 사용하는 중에도 나머지 앱이 멈추지 않고 동시에 돌아가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 기능이다. 모바일 상에서의 작업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배터리를 양쪽에 균형적으로 배치한 듀얼 배터리 시스템으로 긴 사용시간을 제공하며, 갤럭시S10 시리즈에 적용된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폰 자체로 다른 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무선충전할 수 있는 신박한 기능이다.


카메라는 정말 많이 넣어줬다. 후면에 초광각, 광각, 망원의 트리플 카메라가 들어갔고, 스마트폰을 펼쳤을 때는 듀얼 카메라가 있으며, 외부 디스플레이 위에 셀피용 싱글 카메라가 추가로 달려있다. 그러니까 화면을 펼치든, 접어서 앞으로 들든, 뒤로 들든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는 구조란 얘기다.

배터리 용량은 4,380mAh. PC급의 12GB RAM에 512GB 내장메모리를 탑재했다. 이 모든 혁신을 합친 가격은 1980달러. 4월 26일에 미국 시장에 먼저 출시된다고. 가격이 혁신이라고 비꼬는 목소리도 있던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아이폰XS Max도 거의 200만 원인걸. 접히지도 않는데!! 괜히 숙연해진다.

분명 모든게 완벽하진 않을 것이다. 많은 고민이 묻어나지만 “왜 접혀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100% 완료되진 않았다. 실제로 사용하면 껄끄럽게 느껴질만한 부분도 눈에 띄고 말이다. 그러나 생각한 것보다 완성형에 가까운 데뷔작에 감탄했다. 몇 년 전부터 입 아프게 노래 불렀던 폴더블폰이 매끈한 모습으로 공개됐다. 미래가 성큼. 어쩌면 두 해쯤 지나면 삼성, LG, 애플 모두 룰루랄라 종이접기처럼 접히는 폰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즐거운 상상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시리즈도 공개했다.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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