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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멜론으로 음악듣고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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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소비 요정 에디터H다. 사람들은 매일매일 새 물건을 사들이는 내 행태를 보고 ‘새것’만 좋아한다고 여기는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 나는 익숙한 것의 가치를 으뜸으로 친다. 오래 사용하던 것들과 나 사이의 자연스러운 호흡이 좋다. 사용하던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를 바꿀 땐 큰 결심이 필요하다. 매일 쓰는 뮤직 플레이어를 바꿀 때 스트레스가 따른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다. 누구나 그렇듯 멜론을 오래 썼다. 세상에 멜론밖에 없는 줄 알고 오래 쓰긴 했지만, 정말 10년을 써도 손에 익지 않는 앱이었다. 애플뮤직으로 갈아타서 꽤 잘 적응하는 것 같았지만, 원하는 음원이 없어서 애를 먹었다. 유튜브 뮤직도 집적대보고, 지금은 바이브에 정착 중이다.

바이브(VIBE)는 네이버가 새로 만든 추천 기반의 큐레이팅 뮤직앱이다. 세상에 전혀 없던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라기보다는 최근의 ‘큐레이션’ 열풍을 솜씨 좋게 풀어낸 앱이다. 바람을 타고 펄럭대던 나의 낙하산이 바이브에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쓰기 편했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사용 설명서와 튜토리얼이다. 그냥 내가 손가락 끝을 움직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는 그런 직관성을 사랑한다. 바이브는 아주 노골적으로 직관적이다. 사용자를 괴롭히는 복잡함 따윈 없다.

게다가 예쁘다. 구차한 설명은 싹 빼버리고, 타일 형태로 큼직하게 배치된 UI. 앨범 아트웍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곳곳에 디자인 디테일이 돋보인다. 스테이션 테마를 여러 디자인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블랙핑크나 존레전드 같은 아티스트 테마도 있어 팬들에게 즐거움이 될 듯. 좋아하는 음악에 하트 버튼을 누르면 힙한 네온 효과가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도 재밌다.

사실 처음엔 디자인만 예쁜가 싶어 심드렁하게 첫 화면을 훑어보고 있었는데, 믹스테잎 만들기라는 기능이 있더라. 내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5명 이상의 아티스트를 골라야 했다. 국내 아이돌 그룹부터 팝 아티스트까지 다양하게 나열된 리스트를 신중하게 정독하며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근데 여기서 재밌는 게 바이브의 반응이다. 만약에 내가 ‘노라 존스’를 선택했다면, 그 밑으로 노라 존스와 비슷한 재즈 아티스트 목록이 새로 생성된다. 하트를 하나씩 표시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새로운 아티스트 리스트를 꺼내 보여준다. 아무렇게나 나열된 리스트보다는 훨씬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쳇 베이커, 아이유, 레이첼 야마가타, 김광석, HONNE… 일관성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 골라봤다.

어머머, 오늘 들을 믹스테잎이 완성됐다. 뭐랄까. 약간 간지러운 기분이다. 디지털 화면 속의 가상 믹스테잎이지만 아날로그의 감성이 듬뿍 담겼다. 뮤직앱의 플레이리스트라는 건 원래 ‘수많은 사람들의 취향’을 반영해서 만들어지는데, 이건 나만을 위한, 내 취향 만을 담은 리스트니까.


사실 바이브에도 DJ 기능 등 당연한 음악 리스트가 있지만, 내가 제일 자주 듣는 건 믹스테잎이다.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라도 자주 듣지 않던 음악이나, 모르던 곡들이 섞여 나오기 때문에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열심히 들었더니, 금요일에 쏟아진 5개의 믹스테잎]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많은 믹스테잎이 만들어진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장르를 듣는 사람에겐 더 많은 믹스테잎이 필요하기 때문. 계속해서 내가 듣는 음악을 파악하고, 학습해서 새로운 테잎을 찍어내고 있는 거다. 최대 10개까지 생긴다고. 매일 아침마다 믹스테잎이 리프레쉬되기 때문에 출근길마다 열어보곤 한다. 현재는 아티스트 취향에 맞춰져 있지만 추후에는 특정 장르나 무드에 특화된 믹스테잎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하루는 모두가 퇴근한 뒤의 사무실에서 작은 술 파티를 열었는데, 스피커를 내 아이폰과 연결해두고 바이브로 계속 음악을 들었다. 80년대생 셋이 모인 자리라, 음악 선곡은 ‘밤과 음악 사이’가 따로 없었다. 김동률, 이승환, 윤종신, 토이, 이적. 옛날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술잔을 부딪쳤다. 다음 날 아침에 바이브를 여니 전날 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새로운 믹스테잎이 생긴 것이다. “좋아하는 노래를 모아봤어요. 이승환, 토이 좋아하니까.”

지금은 크리스 브라운의 음악이 담긴 믹스테잎을 듣고 있다. 내일은 또 어떤 테잎을 선물로 주려나.

[들려주고 싶어서]

바이브 앱의 말투는 기본적으로 살짝 문학적이다. “좋아할 것 같아서”, “들려주고 싶어서”, “이번 주에 나는 이 앨범이 제일 좋았어” 이런 친근한 말투로 음악을 건네는 감성이 좋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앱에서 제공하는 플레이 리스트를 사용해보자. 장르별, 무드별로 다양한 음악이 랜덤하게 재생되는 DJ 스테이션 탭이 있다. 내가 주로 선택하는 건 ‘집중할 때’. 일할 때 거슬리지 않을 만한 노래가 끊임없이 플레이된다. 술자리에선 ‘힙터질때’, ‘파티할때’같은 스테이션을 선택하면 되겠다. 마치 상황별 패키지 상품 같은 느낌.

장르별 스테이션도 직관적으로 나뉘어 있다. 나 같은 ‘음알못’도 “이런 거 듣고 싶은데? 뭐라고 검색하지???”라는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요즘 외힙(외국 힙합), 국힙(국내 힙합). 여자 아이돌, 남자 아이돌. 본능에 충실한 리스트다. 단순해 보이지만 꽤 고민했음이 분명하다. 요즘 케이팝은 물론이고 90년대 가요와 80년대 가요 스테이션이 따로 나뉘어 있다. 나는 내 세대보다 전인 80년대 가요를 즐겨듣는다. 좋거든. 80년대 가요 스테이션을 선택하니 유재하가 흘러나온다.

한 가지 스테이션을 더 소개하자면, ‘AI DJ 스테이션’이라는 게 재밌다. EDM이나 테크노를 듣는 타입은 아니라 CHILL 뮤직 스테이션을 선택했는데 잘 모르는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20초쯤 듣다가 다음 곡으로 넘겨버렸다.

어라? 음악이 툭, 끊기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정말 DJ 믹싱처럼 스무스하게 페이드아웃 되고 다음 노래로 연결된다. 아마 여러분도 들어보면 감탄하게 될 것. 마치 인공지능이 틀어주는 게 아니라 진짜 DJ가 실시간으로 믹스해주는 것처럼 같다. 엄청난 디테일이다. 이 스테이션에선 AI가 선곡한 노래가 끊임없이 플레이된다. 하루종일 음악을 플레이해놓는 작업 공간에서 유용하겠다.


또, 카페나 버스에서 우연히 마음에 드는 노래가 흘러나온다면 검색 탭 우측에 보이는 음표 아이콘을 누르면 바로 음성 검색으로 노래를 찾을 수 있다.

오늘은 80년대 가요 스테이션에 정착하기로 한다. 먼저 유재하, 다음 노래는 김현식이다. 이렇게 한참 듣고 나면 내일은 추억의 명곡으로 꽉 찬 믹스테잎을 받게 되겠지.

이런 서비스를 만날 때마다 인공지능이 아주 가까운 곳에 와있다는 생각을 한다.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고민 없이 취향에 맞는 리스트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이 선곡해준 음악을 듣다 보면 아주 재밌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제목도 모르고 아티스트도 모르지만 언제가 한 번 라디오에서 듣고 “좋다!”고 생각했던 노래가 선물처럼 짠하고 나타나는 것이다. 내 취향이라는 건 참 한결같고, 그것들을 모으다 보면 이렇게 잃어버린 조각들을 찾을 수 있다.

쉽게 쓸 수 있는 서비스다. 매일매일 새로운 믹스테잎을 선물 받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때마침 이벤트 중이다. 지금 쓰는 플레이어와 결별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3개월 정도 써보고 정해도 좋겠다. 자세한 이벤트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로 가서 확인해보시길.

똑같은 실시간 차트에 질린 여러분을 위해. 음악은 잘 몰라도, 좋아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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