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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만원 넘는 청소기 실제로 써봤더니

조회수 2018. 9. 27. 13: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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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한다. 공부를 싫어하는 사람을 공부하게 해야 최고의 선생님이고, 청소를 싫어하는 사람을 만족시켜야 최고의 청소기라고 말이다. 몹시 청결해 보이는 내 이미지와는 다르게 나는 청소를 싫어한다. 정돈하고 닦고, 깨끗하게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 모두 서툴다.

청소를 싫어하게 된 데는 계기가 있다. 깔끔한 우리 아빠가 주말 아침마다 쓰던 유선 청소기는 요란하고, 번거로웠다. 크고 매서운 모터 소리는 주말 아침잠을 빼앗는 트라우마의 상징이었다. 방을 옮길 때마다 다른 콘센트에 코드를 옮겨 꽂아야 했다. 그러다 우리 집에 처음으로 무선 스틱형 청소기가 들어왔다. 선없이 아무데나 다니며 청소를 할 수 있다니!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10분쯤 돌리고 나면 모터 소리가 맥없이 잦아들며, 먼지를 토해내듯 허접한 실력을 보여줬다. 아빠는 스틱형 청소기 금지령을 내렸다.


이렇게 무선 청소기에 대한 불신을 품고 30년을 살아왔는데…! 시대가 달라지니 물건도 달라졌다. 요즘 무선 청소기들은 정말 굉장하다. 실망 따윈 없다. 정말이다. 오늘은 청소 헤이러(hater)의 마음을 녹인 청소기 리뷰를 준비했다. 주인공은 일렉트로룩스의 새로운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퓨어 F9이다.

[연출된 더러움…]

에디터M은 내가 청소기 리뷰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배터리 테스트다, 흡입력 테스트다 하면서 하루 종일 분주하게 사무실을 청소하니까. 이번엔 특히 환영하더라. 최근에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면서, 실내가 정말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거두절미하고 제일 좋은 것부터 얘기하자. 나는 평소 전자기기에 둘러싸여 지내는 사람이라 배터리 시간에 아주 민감한 편이다. 퓨어 F9은 배터리 성능이 훌륭했다. 일반 모드로 최대 60분 사용할 수 있는데, 실제로 테스트해봐도 한 시간 가까이 작동했다.


디에디트 사무실은 약 20평 정도다. 기존에 사무실에서 쓰던 무선 청소기는 전체 면적을 꼼꼼하게 청소하기엔 배터리가 모자랐다. 일반 모드로 35분? 40분?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청소하려면 건성건성 빠르게 훑고 지나가야 했다.

[실제로는 에디터 기은을 이렇게 부려먹지 않습니닷]

퓨어 F9을 완충한 뒤 사무실 청소를 시작했다. 청소를 싫어하는 나와 달리 에디터M은 청소 철학이 명확하다. 게다가 꼼꼼하다. 사각지대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 사무실을 몇 개 구획으로 나누고 일정 패턴으로 이동한다. 같은 자리를 적어도 두세 번은 지나야 제대로 청소하는 거라고 잔소리한다.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었기 때문에 나도 기계적으로 움직이게 됐다. 네모 칸을 그리고 지그재그로 사각지대 없이 위이잉.

로봇청소기가 된 기분으로 퓨어 F9을 밀고 다니며 꼼꼼하게 청소했다. 놀랍게도 사무실 전체를 에디터M 스타일로 청소하는 동안 배터리는 건재했다. 배터리가 얼마나 가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어서 이미 청소가 끝난 바닥을 계속 들쑤시고 다녀야 했다. 정말 60분 가까이 버텼다. 힘든 시간이었다. 어쨌든 만족스러운 성능이다. 졸지에 사무실이 엄청나게 깨끗해졌다. 에디터M이 오랜만에 내게 미소 지어준다. 매일 청소기 리뷰만 했으면 좋겠다면서.


흡입력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을 것 같다. 신제품답게 파워풀한 흡입력이고, 필요할 때는 파워를 올려 강모드로 청소하면 된다. 다만 강모드의 경우에는 배터리 사용 시간이 짧아지니 참고하시길. 강력함 보다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앞서 언급한 우리집 최초의 무선 청소기가 버림받은 이유는 지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제법 센 척하지만 10분만 일하면 모터 소리부터 달라지는 저질 체력이었다.

흡입력이 일정하지 않으면 배터리 성능도 아무 소용 없다. 퓨어 F9의 경우엔 흡입력이 점차 줄어드는 게 아니라 일정하게 세차게 돌아가다가 배터리가 다 소모되면 결단력 있게 청소를 끝내버린다. 아스라히 꺼지는 게 아니라 무 자르듯 잘라버리는 스타일. 무선 청소기의 모범적인 예다. 청소 도중에 흡입력이 떨어져서 다시 충전 독에 비치하는 일은 없었다. 늘상 해보는 커피 가루 빨아들이기 테스트에서도 우수한 결과가 나왔다. 아주 미세한 입자의 커피 가루였는데, 한 번 쓸고 지나가니 그 자리를 손가락 끝으로 훑어도 매끈하다.

[모터 높이를 조절하는 요정 기은]

기본적인 성능 외에도 아주 재밌는 특기를 갖추고 있다. 사실 이 기능이 가장 궁금했다. 청소기 모터의 위치를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는 유니크한 형태다. 이런 제품은 처음 보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세계 최초의 시도더라. 플렉스리프트라고 부르는 이 구조는 그냥 멋스럽거나 재밌으라고 만들어놓은 기능은 아니었다. 보통 집에서 청소를 하다 보면 여러 상황에 맞게 청소기를 사용하는 각도나 높이가 달라지는데, 그때마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해드리겠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바닥 청소 시에는 그냥 모터를 아래에 내려두면 손목에 부담이 적다.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어서 쉽게 밀리고 더 가볍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썼을 때 제일 좋았던 부분이다]

소파 밑이나 침대, 선반 밑을 청소할 때는 모터를 위로 올려 올리면 된다. 청소기 헤드를 쉽게 넣을 수 있다. 청소기 하단이 날씬해지기 때문에 걸리는 것 없이 완전 밀착 청소가 가능하다.

우리 사무실은 짐이 많아서 좁은 틈새가 많은데, 안 들어갈 것 같은 좁은 공간이나 소파 밑에도 잘 들어가더라. 약 8cm 틈새까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청소기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간단한 변화 같은데 꽤나 인체공학적이다. 모터 높이 조절 역시 상당히 쉬운 편이라 기계 조작에 서툰 사람도 금방 익숙해진다. 몇 번 쓰다 보니 나중엔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청소하며 그때그때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되더라.

조절할 수 있는 게 하나 더 있다. 손잡이 길이다. 가정에서 청소기를 사용하다 보면 다양한 체격의 사람들이 손잡이를 잡게 된다. 단적인 예로 우리집은 153cm의 아담한 엄마와 180cm의 장신 아빠가 함께 청소기를 쓰니까. 이럴 경우에 손잡이가 너무 길면 키가 작은 사람이 불편하고, 짧으면 키가 큰 쪽이 불편해진다. 길이 조절이 가능한 연장형 핸들은 이런 면에서 아주 좋은 아이디어다.

[최장 길이와 최단 길이 차이가 꽤 크다]

키가 작은 편인 에디터 기은도 개인에 맞게 조절이 되니 편하다고 말을 보탠다. 제품 길이를 84cm에서 120cm까지 조절할 수 있다. 총 36단계로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사용자의 키에 맞게 정밀하게 맞출 수 있을 정도다. 처음엔 길이 조절이 조금 뻑뻑하게 느껴지지만 한두 번 해보면 금방 부드러워진다.

[눈높이보다 높은 선반 청소중, 이거 꿀기능]

구성품도 알찬 편이다. 한 개의 호스를 3가지로 변형해 사용할 수 있는 3in1 스마트 툴이 기발하다. 청소기에 내장된 확장 가능 호스를 빼면 청소기가 들어가기 힘든 다양한 공간을 청소하기 용이해진다. 특히 5단계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앵글 튜브가 마음에 들더라. 사용자 눈높이에서 보이지 않는 높은 선반 위를 훨씬 쉽게 청소할 수 있다.

[모델마다 구성품은 다를 수 있다]

쓰다 보니 눈에 띈 포인트를 몇 가지 더 언급하겠다. 일단 앞서 말한 호스들을 충전 거치대에 함께 수납할 수 있다. 이게 굉장히 큰 장점이다. 평소에 자주 쓰지 않는 구성품들은 꺼내두기 지저분해서 어딘가 넣어두었다가 애물단지가 되곤 했는데, 충전 거치대에 함께 수납할 수 있으니 보기에도 깔끔하고 쓰기에도 편하다. 손이 자주 가는 곳에 있으니 더 자주 쓰게 된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의 실제 환경에서 어떤 피드백이 나오는지 귀기울이고 있는 듯 하다.

[아까 빨아들인 커피 가루가 사정없이 쏟아지고 있다, 짱쉽다]

먼지통을 비우는 과정도 편했다. 먼지통 바깥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서 손에 먼지를 묻히지 않고 뚜껑을 열 수 있다. 처음엔 이걸 몰라서 무턱대고 버튼부터 눌렀다가 기껏 청소한 먼지를 모두 쏟아내기도 했다. 너무 쉬워도 문제다. 여러분은 미리 사용법을 익히고 이런 슬픈 사태를 피해 가시길.

[청소하다 갑자기 잡지가 보고 싶어진 기은]

청소하다 문득문득 전화를 받거나 다른 일을 보려고 청소를 멈추면, 그 자리에 그대로 세워두면 된다. 처음엔 이걸 몰라서 계속 소파 같은 곳에 기대 세워두었는데 어느 순간 우연히 발견했다. 혼자서도 꼿꼿하게 잘 서있다니. 이런 무선 청소기는 처음 본다.

[생각보다 밝아서 깜짝 놀랐다]

헤드 앞부분에 위치한 LED 라이트도 꽤 쓸모 있다. 어두운 곳은 먼지가 있어도 깨끗해 보이기 마련인데, 빛을 비추면 숨은 먼지가 눈에 들어와 더 열심히 청소하게 된다. 조명으로 보면 생각보다 바닥에 먼지가 많다. 깨끗하게 만들고 싶은 열망에 샘솟아 오른다. 청소라면 질색하던 내가 리뷰를 통해 거듭나는 모습이다.

흡입력이나 배터리 등 기본적 성능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지만 사용자 편의를 배려한 기능들이 더 인상적이다. 써보자 마자 “헉!”하고 놀라게 되는 기능보다 하루하루 쓰면서 발견하게 되는 깨알 같은 요소들이 많더라. 신경 써서 만든 제품이란 뜻이다. 5단계 필터시스템으로 초미세먼지를 99.99%까지 걸러주며, 모든 먼지통과 필터를 물세척할 수 있어 위생적이다. 일주일 정도 가열차게 쓰고 한 번 씻어봤는데 별로 번거롭지 않더라.

[넘어지지 않는 우리 아이]

공간과 잘 어우러지는 디자인도 좋았다. 우리가 리뷰할 때 사용한 제품은 칠리 레드. 레드 컬러로 화사하게 포인트를 주었지만 전반적인 컬러는 실버와 블랙이 밸런스를 잡아줘서 너무 요란하지 않다. 거실에 설치해두기에 거슬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스칸디나비안풍 디자인이 다양한 인테리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촬영을 했던 스튜디오에 두어도 좋은 포인트가 되었지만, 우리 사무실에서도 괜찮더라. 개인적으로는 화이트 컬러도 좋을 것 같다.

[청소기와 교감중인 에디터 기은]

이리저리 변신하는 트랜스포머 청소기와 즐거운 일주일이었다. 청소를 싫어하는 사람이야말로 좋은 청소기가 필요하다. 빨리, 더 쉽게 청소를 끝내고 싶으니까. 아직도 사무실 인테리어를 바꾸느라 고군분투 중인 고로 당분간 새 가구와 박스 틈새로 이 제품을 잘 활용할 것 같다. 무선 청소기가 얼마나 쑥쑥 진화하고 있는지 새삼 느껴진다. 가격은 제품 구성에 따라 70만 원대에 90만 원대까지. 만만한 가격은 아니지만 최근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들의 가격대를 고려하면 납득 못할 수준은 아니다.


마감 끝났으니 다시 청소기 돌리러 가야겠다.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사무실이 공사판이다. 위잉 위잉. 오늘의 리뷰는 여기까지. 이 청소기가 궁금해졌다면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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