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병걸린 에디터가 택한 언어공부앱, 최소 작심삼일은 넘겼다고!

조회수 2018. 7. 3. 12: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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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의 나는 어중간한 학생이었다. 학업을 등지고 청춘의 의미를 찾아 방황할 만큼 용맹(?)하지도 않았고, 공부에 목맬 만한 끈기도 없었다. 시험기간마다 결연한 의지로 밤샘 공부를 하며 “다음 시험엔 벼락치기를 하지 않을꺼야!”라고 거듭 마음먹었다. 이런 결심 뒤엔 항상 ‘장비병’이 따라왔다. 인터넷 강의 열풍이 불기 시작한 때라 노트북이 필요하다고 징징거렸고, 영단어를 잘 외우지 못하는 건 전자사전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강변 테크노마트에서 샤프 전자사전을 살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미래의 내가 전자사전으로 영어 단어를 찾는 일은 거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집중력 향상을 위해 엠씨스퀘어도 필요하다고 졸랐지만 천만다행으로 엄마가 그건 사주지 않았다.


그 당시의 나와 띠동갑도 넘게 나이가 벌어졌지만, 습관은 여전하다. 무언가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면 스마트폰을 뒤적거려 새로운 앱을 다운로드한다. 요즘은 ‘Drops’라는 앱에 빠져있다. 하루에 딱 5분 씩 낯선 언어를 공부하는 앱이다. 작심삼일을 넘어 무려 5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했으니 이제 여러분에게 소개해도 될 것 같다.

Drops 앱으로 어떤 언어를 정복하고자 한다면 그건 큰 욕심이다. 이건 완전히 낯선 언어에 입문할 때, 장벽을 낮춰주고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와 회화에 익숙해질 수 있게 돕는 용도다. 지원 언어가 굉장히 다양하다. 스페인어나 영어, 중국어, 포르투갈어는 사용 지역에 따라 학습 코스가 나뉘어 있는 세심함도 돋보인다.

나는 포르투갈어 학습을 시작했다. 포르투 한 달을 살고 왔는데 기본적인 회화조차 익히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들었기 때문. 음식이나 음료 등 기초적인 단어 학습으로 시작해 교통, 감정, 대명사, 지명같이 구체적인 주제의 심화학습으로 이어지는 플랜이다. 너무 쉬운 코스는 건너 뛰고 다른 주제로 건너가고 싶다면? 아마추어 같이… 다들 아실 텐데? 하루에 5분 이상 학습하고 정해진 순서를 건너 뛰기 위해서는 앱 내 결제가 필요하다.

[혹시 그림을 봐도 뭔지 모르겠을 땐, 터치하면 한국어로 단어 뜻이 나온다]

인터페이스가 너무나 아름답고 간결하다. 손가락 끝에서 단어들이 통통 뛰어다니는 듯한 재미가 있다. 이 우아한 UI를 자세히 설명해드리고 싶어서 100장이 넘는 스크린샷을 준비했지만, 멈춘 화면 속에서는 Drops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는 한 번 경험해보시는 게 더 쉬우리라.

[나의 뇌 속으로 로그인!]

화면 한가운데 낯선 단어가 떠오른다. 만약 이미 알고 있는 단어라 학습할 필요가 없다면, 위로 올려 던져버리면 된다. 모르는 단어라면 내 머릿속에 넣고 학습을 시작해야겠지. 아래쪽으로 끌어다 놓으면 사람 모양의 이모티콘에서 머리 뚜껑(?)이 열리며 단어를 쏙 삼켜버린다. 재밌는 효과다.

[넷 중에 범인이 있다!]

처음엔 유아용 앱인가 싶을 만큼 쉬운 문제만 나온다. 이때 수준이 낮다고 패대기치지 말고, 인터페이스를 익히는 튜토리얼이라고 생각하자.


5~6가지 방식의 단어 맞추기 게임이 반복된다. 아이콘(그림)과 포르투갈어 단어의 조합이 맞는 것을 찾으면 된다. 단어 하나에 아이콘이 2개가 나올 때도 있고, 4개가 나올 때도 있다.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퀴즈…]

때로는 직접 스펠링을 조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눈으로 슬쩍 봤을 땐 아이콘과 단어를 매치하기 쉬웠는데, 정확한 스펠링의 순서를 나열하기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특히 해당 언어가 영 낯선 포르투갈어 일 때는 더 그렇다.

[“나는 먹는다”를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아름다운 반복학습’이다.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해단 언어를 표현해주는 아이콘 덕에 더 쉽게 각인된다. 아이콘을 터치할 때마다 음성 안내로 정확한 발음을 들을 수 있다. 소리 내어 따라 해보면 더욱 좋다. 손끝으로 톡톡. 옆으로 밀고, 아래로 밀고, 같은 것들 끼리 톡톡 터치하고. 게임하듯 시간이 지나간다.

[짝 맞추기]

5분이 순식간에 끝나버리니 주의할 것. 오른쪽 상단에서 카운트 다운되는 숫자를 보면 괜히 초조해진다. 이 시간이 지나기 전에 하나라도 더 많은 퀴즈를 맞혀야할 것 같은 조바심이 들어서다. 서 너가지 단어에 익숙해질 때쯤에 새로운 단어가 등장한다.

그래도 주워들은 게 있는지 아는 단어도 가끔 나온다. O açúcar! 설탕이란 뜻이다. 포르투에서 밀가루를 사러 갔다 실수로 설탕을 한 봉지 사는 바람에 뼈저리게 학습했다. 아는 단어가 나왔을 땐 과감하게 위로 밀어버리자. 학습 필요 없음!

터치와 스와이프 동작의 가능성을 절묘하게 활용한 좋은 앱이었다. 나이에 상관없이 즐겁게 학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에 추천한다. 영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로 여행을 떠나려 할 때! 1~2주 정도 하루에 5분씩만 학습해두면 메뉴판 정도는 자신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벼락치기 앱이다. 나 역시 포르투 살 때도 몰랐던 단어들을 외웠다. 우유, 탄산음료, 포크, 치즈…. 아아,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Drops

Store – iOS / Android

Point – 메뉴판 읽기는 자신 있어!

Price – FREE

Size – 129.1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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