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희생하는 커플은 과연 행복할까?

조회수 2018. 12. 16. 16: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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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숭고한 희생, 그러나...


자기가 손해를 좀 보더라도

남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바로 ‘희생’입니다.


그래서 ‘희생’은 보통

긍정적인 의미로 쓰여요.

누군가 ‘희생했다’고 하면

그 사람을 칭찬하고 고마워하죠.

하지만 연애할 때만큼은

이 숭고한 단어가 오히려

갈등의 씨앗이 될 때가 많아요.

난 이렇게 희생하는데
넌 왜 내 희생을 몰라줘?
그럼 그동안 니가 날 위해 해줬던 건
날 사랑해서가 아니라
억지로 희생했던 거야?
그리고 너만 희생하니?
난 희생 안 해?”

남에게 해준 건 끝까지 기억해도

자기가 받은 건 쉽게 까먹는 게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


기껏 희생하고 그걸로 싸울 바엔

그냥 희생 같은 거 하지 말고

각자 자기 앞가림 알아서 하는 게

서로를 위해 더 나을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애리조나 대학의

캐시 토튼하겐 교수는 말합니다.


커플이 행복한 연애를 지속해 나가는 데

결국은 희생이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오늘의 희생


토튼하겐 교수는 164쌍의 커플을 모집해

연인끼리의 희생이  연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일주일 동안 매일 일기를 쓰듯

애인에게 어떤 희생을 했는지 기록했어요.

난 오늘 친구들과의 약속도 취소하고

애인의 과제를 도와줬다,


술값을 아껴  애인이 평소

갖고 싶어하던 셔츠를 사줬다,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그날그날의 연애 만족도를

함께 측정했습니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의 연애 만족도는

희생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높아졌어요!

앞서 말했듯이

희생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자기 손해를 봤다는 얘기잖아요.


애인 과제를 도와주느라 밤을 샌다거나,

비싼 선물을 사기 위해 몇 끼 굶는다거나.


손해를 봤는데 왜 오히려

이전보다 관계 만족도가

더 높아진 걸까요?




관계에 물 주기


희생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애착이 커졌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이 연구에서

애인에게 희생한 사람들의

연애 만족도를 높인 요인은,


친밀감(closeness)이나

욕망(passion)이 아니라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려는

의지(commitment)였거든요!


집앞을 지날 때 매일 마주치는 꽃과

자기가 매일 물 주고 키운 화분 중에서

뭐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겠어요?


당연히 후자죠.

연애도 마찬가지예요.


베푼 것이 많을수록

애인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이 관계를 지키고 싶어집니다.

손해를 좀 본다 한들

그걸 상쇄하고 남을 만큼

관계에 대한 애착이 커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두 사람의 연애에

더 좋게 작용하는 거죠.




내 마음에도 물 주기


그런데 글을 읽으면서,

혹시 이런 생각 하시는 분 있나요?


‘난 애인에게 희생하는 편인데

애착은커녕 왜 불만만 자꾸 쌓이지?’


만약 그렇다면

공부, 직장, 가족 등 연애 외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지 않은지

본인의 상태를 먼저 체크해보세요.


토튼하겐 교수의 연구 결과,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을 땐

애인을 위해 희생한 날에도

연애 만족도가 높아지지 않았거든요.


본인 스트레스를 처리하느라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애인을 위하려다 보면

과부하가 와요.

같은 희생도 더 힘들게 느껴지고,

같은 손해도 더 크게 느껴지는

상태가 되는 거죠.


이럴 땐 나 자신을 돌보는 게 우선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억지로 희생하면

본인이 힘들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그 힘겨움이 전달되어서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까요.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말,

잊지 마세요.


참고문헌
*Koestner, Richard, et al. "Distinguishing autonomous and directive forms of goal support: Their effects on goal progress, relationship quality, and subjective well-being."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8.12 (2012): 1609-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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