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못 만난다는 애인과 합의보는 법
조회수 2018. 9. 11. 11:57 수정
나야, 일이야?
싸우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싸우진 않았어도 나보다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인을 보며
속으로 섭섭했던 분들도 많을 거예요.
그래서 오늘은 일과 연애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커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연구를 소개하려고 해요.
꼭 연인과 같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일과 연애의 균형 잡기
연애 중인 92쌍의 커플을 모집해
커플 간 일어난 일을 일기로 적게 했는데요.
이후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봤더니 사람들은
“일과 연애의 균형이 안 맞는다”고 느낀 날에는
삶의 만족도가 10% 떨어졌어요.
고작 10%라니, 큰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요?
문제는 불만족이 평균 6개월 이상
지속됐다는 겁니다.
'오늘은 할 일 많은데 데이트라니…’
'데이트하고 싶은데 애인이 너무 바쁘네…’
사람들은 이런 사소한 불만들을
애인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했거든요.
그렇게 오랫동안 문제를 방치하면서
매일 잔잔한 스트레스를 받는 거죠.
일 때문에 연애가 힘들지 않고,
연애 때문에 일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균형 잡기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어요.
쿠마시로 교수는 연구를 거듭해
일과 연애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냈는데요.
준비물은 간단해요.
펜과 종이 한 장,
그리고 애인이 필요합니다..ㅎ
먼저 2개의 원을 그릴 거예요.
각각 일과 연애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원이에요.
첫번째 원은 삶에서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두번째 원은 삶에서 ‘연애’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며 크기를 정해주세요.
사람마다 두 원의 크기와 비율은
다르기 마련이에요.
연애 중요도를 나타낸 두번째 원이 작다고 해서
애인을 덜 사랑한다는 의미가 아니니까
솔직하게 그려주세요.
중학교 때 배웠던 교집합 아시죠?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2단계는 두 원의 교집합을 만드는 과정인데요.
교집합의 의미는 지금 얼마나 애인에게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가예요.
자신이
- 연애를 위해 얼마나 시간을 쓰는지
- 애인의 감정, 기분에 얼마나 관심을 쏟는지
- 일할 때 애인의 존재가 얼마나 신경쓰이는지
그리고 그 정도만큼 두 원을 포개주세요.
정확한 기준은 없어요.
여러분의 느낌이면 충분해요 .
예를 들어 애인과 매일 같이 만나거나
하루종일 연락이 끊기질 않거나
아주 사소한 얘기까지 나누는 사이라면
두 원이 많이 포개지겠죠?
애인과 한 달에 한두 번 만나거나
일할 땐 거의 연락하지 않거나
중요한 이야기만 짧게 나누는 사이라면
두 원이 조금 겹칠 거고요 .
자, 거의 다 왔어요.
이제 교집합을 중심으로 빗금을 칠할 거예요.
빗금을 교집합보다 더 크게 칠해도 되고요.
더 작게 칠해도 되는데요.
빗금의 의미는 교집합의 희망 범위예요.
지금 교집합이 너무 작다, 더 커졌으면 좋겠다
싶으면 바라는 크기만큼 빗금을 칠해 주시고요.
교집합이 크다, 좀 작아졌으면 좋겠다 싶으면
줄어 들었으면 하는 만큼 빗금을 좁게 칠해주세요.
잘 따라오셨나요?
애인이 그린 그림과 비교하면서
본격적으로 일과 연애의 균형을
맞춰볼 차례인데요.
#1. 두 원의 비율이 다를 경우
연인과 “내가 먼저야, 일이 먼저야?”로
자주 싸우게 된다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두 원의 비율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에요.
이 커플을 예로 들어볼까요?
매일 애인과 꽁냥거리고 싶은 이 남자에겐
중요도가 '일<연애'일 거예요.
연애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원이 더 크겠죠.
반면 여자는 남자만큼 연애에
시간을 들이는 건 싫은가 보네요.
그렇다면 남자보단 일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원이 더 클 거예요.
자, 애인과 원의 비율을 비교해 보셨나요?
원의 비율이 다르다면 각자의 삶에서
일과 연애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대화를 나눠보세요.
이때 꼭 기억해야 할 건
원의 크기는 키우거나 줄이기 어렵다는 거예요.
원의 크기는 연애 상대가 누구냐에 관계 없이
그 사람이 자기 삶에서 지키고 싶은
일과 연애의 비중이니까요.
다시 말해 그 사람의 인생관인 거죠.
원의 비율이 너무 차이나지 않는다면
상대의 원의 크기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세요.
여기선 이게 최선의 방법이에요.
타협과 조율이 가능한 건 이 다음부터입니다.
#2. 두 원의 교집합이 너무 작다면?
두 원이 겹치는 부분이 너무 작아도
싸움이 일어날 확률이 커요.
두 원이 겹치는 부분이 작다는 건
연락이나 데이트를 자주 하지 않고
서로의 일도 잘 공유하지 않는다는 뜻이니까요.
서로에게 너무 얽매이지 않고
연애하기로 합의한 상태라면 괜찮겠지만,
보통 이런 경우라면 어느 한 사람이
관계에 불만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만약 원의 포개진 부분이 작은데도
여러분이 관계에 큰 불만이 없다면,
아마 애인이 여러분이 바라는 연애 방식대로
알게 모르게 맞춰 주고 있을 거예요.
이럴 땐 애인에게 지금 내가 하는 일이나 공부가
너와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는 걸
잘 얘기해주시고요.
만나서 각자 할 일을 하는 식으로 데이트를 해보세요.
내 일을 하는 시간과 연애하는 시간을
같이 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해요.
그렇게 하면 두 원의 겹치는 부분이
훨씬 넓어질 거고, 애인의 불만도 줄어들 거예요.
#3. 빗금의 크기가 다르다면?
마지막으론 빗금 친 부분을 살펴 볼 건데요.
빗금의 크기가 애인의 것과 차이가 클수록
싸울 확률도 높아요.
이 그림의 여자처럼 빗금을
현재 교집합보다 좁게 칠한 사람은
지금 자신의 일이 연애 때문에
지장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해야 할 공부나 일이 갑자기 늘어난 경우죠.
개인 시간이 필요해졌지만 애인이 서운할까 봐
그 전까지 연락하고 만나온 대로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어요.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거예요.
반대로 이 남자처럼 현재 교집합보다
빗금을 넓게 칠한 사람은
서로 시간과 노력을 더 써 주길 바라요.
애인과 더 같이 있고 싶고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이 역시 상대가 부담스러워 할까 봐
마음껏 요구하지 못하고 있죠.
바로 이 세 번째,
빗금 크기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일과 연애의 균형을 찾는 핵심이에요.
애인의 빗금이 내 빗금보다 크다면
연인에게 소홀히 하면서
너무 내 일에만 빠져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시고요.
일정을 정리해서
연애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확보해 보세요.
애인의 빗금이 내 빗금보다 작다면
애인에게 지금 열중하고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얼마나 자유 시간이 필요한지 등을 묻고
연락, 데이트를 지금보다 줄이는 식으로
그에게 여유를 줘 보세요.
서로의 희망 사항을 이해한 후
자신이 원하는 걸 한 발씩 양보하는 거죠.
갈등이 풀리길 바라며...
마도카 쿠마시로 교수의 이 '원 그리기' 법은
커플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서
대화를 통해 해결하게 만드는 도구예요.
이 방법을 이용해타협의 과정을 거친다면
쉽게 일과 연애의 균형을 맞출 수 있지만,
결국 문제를 푸는 주체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애인이란 걸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참고문헌
* Madoka Kumashiro, Caryl E. Rusbult, Eli J. Finkel "Navigating Personal and Relational Concerns : The Quest for Equilibrium",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008, Vol.95, 94-110
* Madoka Kumashiro, Caryl E. Rusbult, Eli J. Finkel "Navigating Personal and Relational Concerns : The Quest for Equilibrium",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008, Vol.95, 94-110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