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은 연인을 만나면 안 되는 이유

조회수 2016. 2. 24. 19: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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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힘든 날

그 날은 힘든 날이었어요.
아침 수업이라 등교길에는
지옥철을 타야했고,

오랫 동안 준비한 발표 수업에서는
교수님의 혹평이 쏟아졌죠.

수업을 마치고 간 알바에서는
그 날 따라 유난히도 많은 진상 손님들을
상대해야 했어요.
아무튼 그렇게 힘들었던 알바가 끝나고
여자친구를 만났어요.

"왜 이렇게 힘들어보여?
저녁은 먹었어?"

여자친구는 걱정되는 눈빛으로 물었어요

"아니, 시간이 없었어"

저는 이미 말할 기운 조차 없었죠.

"뭐야, 밥은 좀 잘 먹고 다니라니까~
맨날 끼니 거르니까
요즘 그렇게 살이 빠지지…"

여자친구는 제가 걱정됐었나봐요.
안 그래도 요즘 제가 밥을 자주 걸러서
잔소리가 많았거든요.

다 절 걱정해주는 말이라,
저는 평소 이런 잔소리를
은근 고마워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 날은 조금 달랐어요.

"아 누가 안 먹고 싶어서 안 먹었어?
그냥 시간이 없었다고…"

그냥 뭐랄까, 좋게 말이 나오지 않았어요.

"왜 짜증을 내… 그냥 걱정돼서 한 말인데…"

여자친구도 약간 놀란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전 이미 멈출 수 없었죠.

"네가 엄마야?
그냥 먹을만 하면 먹고
바쁘고 그러면 못 먹을 수도 있지
왜 보자마자 잔소리야…"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왜 그랬나 싶어요.
여자친구가 못 할 말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날 걱정해서 한 말이었는데…


이상한 건,
평소에 저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거예요.
이 날은… 그냥 뭔가 달랐어요.
제가 대체 왜 그랬을까요?



화가 난다!

2012년 텍사스 대학에서는
스트레스와 연인 간의 갈등
관한 연구가 있었어요.

연구진은 171쌍의 커플들에게
14일 동안 매일 그 날 있었던 일을
기록하게끔 했습니다.

연구진은 하루 동안 스트레스를
받을만한 일이 있었는지 여부가

그 날 연인과 갈등을 일으킬 확률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죠.
171쌍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둘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하루동안 일상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이 한 건 늘어날 때마다
상대방과 말다툼을 벌일 확률이
53%나 증가했거든요.



왜 그랬을까요?

많은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연애에 해로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제력(self-control)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심리학자들은 한 사람이 가진 자제력을
한정된 자원으로 봐요.
사용할 수록 자꾸 줄어드는
배터리 같은 거라고 할 수 있죠.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을 겪으면
우리는 자제력을 사용해 그 상황을 견디는데,
만약 여기에 자제력을 다 써버리면
정작 애인을 만났을 때는
자제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가 되는 거죠.
결국 위 사연에서 남자가
여자친구의 사소한 잔소리에도
쉽게 폭발해버린 건,
힘든 하루를 보낸 그에게는
남은 자제력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평소라면 가볍게 넘길 수 있었던
사소한 갈등도 쉽게 넘기지 못 하게 되는 거죠.

이런 결과는 어떤 커플이든
마찬가지일 겁니다.
제 아무리 행복하고 서로를 신뢰하는 커플도
자제력이 바닥난 상황에서는
“잘” 지내기가 매우 어려우니까요.
– 에이프릴 박사, 텍사스 대학교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위 연구를 이끈 에이프릴 박사는
스트레스가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해요.
자제력이 한정된 자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의 상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거든요.

에이프릴 박사가 주는 또 하나의 팁은,
바로 “혼자만의 시간”이에요.
만약 스트레스로 인해 지쳤다면
이러한 자신의 상태를 상대방에게 얘기하고
잠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라는 거죠.

그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거나,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써
바닥나버린 자제력을 회복한 뒤에
대화를 시도한다면 처음 사연에 나오는
의도치 않은 갈등은 피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은건,
바로 상대방의 배려일 거예요.
스트레스로 인해 자제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이러한 나의 상태를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연인이 있다면 갈등에 대한 걱정은
애초에 하지 않아도 될테니까요.

그렇다면 먼저 이 글을
연인에게도 보여주는 게 좋겠죠?

연애의 과학이 여러분의 연애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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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Buck, A. A., & Neff, L. A. (2012). Stress spillover in early marriage: The role of self-regulatory depletion. Journal of Family Psychology, 26, 698-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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