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의 침을 삼키는 건 역겹게 느껴지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하는 건 달콤하게 느껴질까요? 그 비밀을 풀어봅니다.
왜 키스는 괜찮아?
남의 침을 삼킨다고 상상해보세요.
아니면 누가 쓴 칫솔로 이를 닦는다는
상상이어도 상관없어요.
아마 약간 역겨운 느낌이 들 거예요.
그런데 이상하죠?
따지고 보면 키스를 하는 것도
다른 사람의 침을 삼키는 건데
왜 그건 괜찮은…
아니 오히려 좋은 느낌이 드는 걸까요?
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는 거죠?
흥분과 역겨움에 관한 실험
네덜란드의 샤르메인 보그 교수는
이러한 비밀을 풀기 위해
재미있는 연구를 해봤어요.
보그 교수는 90명의 여대생을 모집한 후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첫번째 그룹에게는 여성친화적인
에로틱 영화를 보게해서
성적인 흥분을 유발시켰고
두번째 그룹에게는 래프팅이나
스카이다이빙 영상을 보여줘서
일반적인 흥분을 유발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성과 관련된
(약간) 역겨운 행동을 하게끔 했어요.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이 입었던 속옷을 집어서
다른 가방에 넣게 하는 일이라든지,
이미 사용한 콘돔이 담긴 통에
손을 집어넣게 하는 일이었죠.
아, 걱정하지 마세요.
실제로는 깨끗한 새 속옷이었고,
사용하지 않은 콘돔이었으니까요.
실험을 위해 거짓말을 한 거죠.
그랬더니 결과가 어땠는지 아세요?
역겹지 말아라 얍!
에로틱한 영화를 본 그룹은
무려 89%가 시키는 대로 행동했고,
래프팅 영상을 본 그룹은
불과 65%만이 행동을 완료했어요.
성적인 흥분이 역겨운 느낌을 감소시킨 거예요.
평소 같으면 충분히 역겹다고 느낄 수 있는
행동들이 성적으로 흥분한 상태에서는
더 이상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거죠.
진화심리학에서는 이러한 매커니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해요:
입과 같이 외부와의 접촉이 이루어지는 기관은
세균에 취약하기 때문에
역겨움이라는 감정을 통해 스스로를 방어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성적인 행동을 할 때도
역겨움을 느끼면 안 되기 때문에,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는
역겨움에 둔감해지도록 하는 것이죠.
이렇게 보면 사람 몸이라는 게
참 신기한 것 같아요. 그쵸?
이유야 어떻든 간에,
이러한 메커니즘 덕분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키스가
솜사탕보다 더 달콤하다고 느껴지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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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Borg, Charmaine, and Peter J. de Jong. “Feelings of disgust and disgust-induced avoidance weaken following induced sexual arousal in women.” (2012): e44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