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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과학

왜 한 사람만 사랑해야 하나요?

폴리아모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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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 사랑은 한 사랑보다 깊어

폴리아모리(polyamory)를 아시나요?


폴리아모리란 서로의 동의 아래

여러 명과 애정을 주고받는 관계를 뜻합니다.

보통 ‘비독점적 다자연애’라고 번역되죠.


우리에게 친숙한 일대일 연애는

모노아모리(monoamory)라고 부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조금 알려지긴 했지만

여전히 폴리아모리라는 개념을

낯설어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


과연 폴리아모리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그들이 생각하는 폴리아모리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뭘까요?


연애의 과학은

국내 최초의 폴리아모리 관련서인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의 공동저자

심기용 씨를 인터뷰했어요.

심기용 씨는 폴리아모리스트인 동시에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로서

강연, 모임 등 관련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분입니다.


인터뷰는 한낮 신촌의 한 카페에서

약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됐어요.


개인적으로 많은 지적, 정서적 자극을

받은 대화였는데, 여러분에게도

이 인터뷰가 그렇게 다가가면 좋겠네요.


문형진(이하 문): 안녕하세요?


심기용(이하 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문: ‘폴리아모리’가 뭔지

한마디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심: 보통 폴리아모리를 여러 명과

연애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데요,


폴리아모리는

상대를 독점하지 않는 사랑이에요.


문: ‘독점하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를

좀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심: 저는 폴리아모리를 ‘다자연애’라고

번역하는 데 별로 동의하지 않아요.


여러 명을 만나는 것보다

비독점성이 본질이거든요.


폴리아모리는

내게 상대를 소유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 태도예요.


그래서 연애를 하지 않거나

한 명만 만나더라도

폴리아모리를 할 수 있죠.


또 저는 ‘연애’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는 사람도

많이 만났어요.


연애라는 단어에 동반되는

각본과 고정관념이 있으니까

거기 얽매이기 싫다는 거죠.


저도 비슷한 생각인데

폴리아모리에서는

비독점적인 관계라는 게 중요하지

연애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문: “말은 그럴싸하지만 결국

바람 피우는 걸 정당화하는 거 아니냐”


많은 사람들이 폴리아모리를

이렇게 비난합니다.


많이 들어보신 질문일 것 같은데

폴리아모리와 바람은 어떻게 다른가요?


심: 가장 큰 차이는 대화와 합의예요.


폴리아모리에서는

솔직한 대화가 아주 중요해요.


저는 관계 협상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나는 구속하는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

너랑 만나지만 다른 사람하고도

섹스나 데이트를 하고 싶은데 넌 어떠냐…


이런 대화가 오가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폴리아모리에선 필수예요.


상대와 협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그건 바람이 되는 거고요.


문: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숨기거나

상대를 속이면 안 된다는 거군요.


어떤 계기로 폴리아모리를

처음 시작하게 되신 거예요?


심: 저도 예전에는 당연히

연애는 일대일 관계여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살았어요.


그런 생각으로 22살에

첫 연애를 하게 됐는데

막상 연애에 돌입하고 나니까

불편해진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형이고,

이 형하고 사랑하는 사이인 건 좋은데,


왜 내가 다른 사람을 좋아할 때

이 형한테 죄책감을 가져야 되지?


그 부분이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한다고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 없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형, 난 이해가 안 돼”

하고 얘기를 했더니

“그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쌍욕을 먹고 헤어졌죠.


내가 틀린 거냐고 주변에 물어보니까

사람들도 “네가 아직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못 만나서 그런 거다”

혹은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냐”

하고 얘기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다른 사람을 만나도

똑같은 일을 계속 겪을 것 같은 거예요.


그러다가 친한 누나가 저한테

폴리아모리라는 게 있는데

한번 찾아보라고 알려줬어요.


아, 그런 말이 있구나, 하고

그때 처음 알았죠.


그게 2015년이었어요.


문: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부분인데요.


여러 파트너를 만나다 보면

사랑을 분배하게 될 것 같아요.


이게 일반적인 일대일 연애 관계에서는

죄악시되는 상황이잖아요.


폴리아모리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보는 시선에도

그런 의구심이 있을 것 같은데

경험적으로는 어떠신가요?


심: 지금 하신 말씀은 말하자면

바구니 하나에 연애감정이 담겨 있고

이걸 여러 명에게 나눈다는 생각이에요.


저는 A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과

B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이

서로 맥락 자체가 서로 달라서

부딪치지 않는다고 느껴요.


예를 들어 제가 부모고

아들과 딸이 있으면

그 둘에게 각기 느끼는 애정이

서로 충돌하지 않을 수 있잖아요.


다시 말해 각각의 관계마다

다른 감정 바구니가 있는 거죠.


문: 폴리아모리를 실천하시면서

삶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고 싶어요.


폴리아모리로 넘어가서 너무 행복한지,

아니면 별로 달라진 게 없는지,

혹은 불행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지?


심: 셋 다라고 하면 믿으시겠어요? (웃음)


문: 그럼 좋은 점부터 알려주세요. (웃음)


심: 일단 행복해요. 너무 행복하죠.


서로 독점하는 관계를 맺어야 된다고

생각하던 때로 돌아가라면 못 돌아가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아요.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살 수 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굉장히 크거든요.


문: 안 좋은 점은요?


심: 우선 열린 관계를 잘 이해하면서

동시에 나를 좋아해줄 사람을

찾기 어려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폴리아모리가 어떤 건지

상상도 잘 못하고 있잖아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삶의 방식인데 그걸 하자고 하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죠.


문: 연애 상대의 풀이 작아지는 것도

큰 문제군요. (웃음)


심: 진짜 그래요. (웃음)


저랑 오랫동안 관계를 하지만

연애는 하지 않는 친구가 있어요.


섹스는 하지만 연애는 안 하고

서로 좋아하는 건 알고 있는?


그 친구는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데

꼭 독점 연애를 하고 싶은 거예요.


서로 좋아하는데 원하는 게 달라서

평행선을 달리는 그런 비극적인 상황이

저한테 스트레스를 주죠.


문: 이건 중요한 질문인데요.

질투는 사실 본능이잖아요.


애인의 다른 애인을

분명히 질투하게 될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질투 때문에 폴리아모리는

지속 불가능하다고까지 하고요.


개인적으로 질투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심: 폴리아모리를 한다고 해서

질투가 없는 건 아니에요.


저희끼리 하는 농담 중에

‘태양아모리’라는 말이 있거든요.


태양의 ‘나만 바라봐’ 노래 가사 중에

“내가 바람 피워도 넌 절대 피우지 마”

라는 부분이 있잖아요.


나는 여러 사람 만날 거지만

너는 나만 만나야 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태양아모리라는 거죠.


어떤 분은 입에 안 붙는다고

‘영배아모리’라고 하기도 하고요. (웃음)

물론 이것도 합의만 되면 문제없는데

그렇게 하려는 심리에는

분명히 질투가 있는 거예요.


주변을 보면 폴리아모리에서

질투를 어떻게 다룰까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예요.


어떻게 그 감정을 해소할지 고민하고,

또 어쩔 수 없이 감수하는 부분도 있고요.


문: 질투의 내용은 주로 어떤 건가요?


심: 똑같죠. 나보다 그 친구를

더 좋아하면 어떡하지?


저 사람과 있는 시간이

나랑 있을 때보다 더 행복해서

나한테서 마음이 떠나면 어쩌지?


이런 걱정이 분명히 있지만

그럼에도 그 관계를 맺고 싶으니까,

관계를 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니까

멀티 파트너십을 인정하는 거예요.


다만 저는 질투가 별로 없는 편인데

이건 제가 특이한 것이긴 해요.


내 애인이 밖에서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하고 왔는데, 기분이 좋았대요.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좋은 시간 보냈고 행복했다는 거죠.


제 애인이 행복했다는데

왜 제가 불행해야 되죠?


다른 관계 때문에

저한테 소홀해지지만 않는다면

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그 사람이 자기 삶을 얼마나

잘 운영하는지에 달린 문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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