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을 굴리면 기억이 사라진다?

조회수 2019. 7. 28. 14: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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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을.. 굴리라고요?

젊은 B군의 슬픔

애인이 바람을 피운 탓에

최악의 이별을 경험한 B군.


자꾸만 힘든 기억이 떠오르고

잠도 잘 이루지 못합니다.


마음이 지친 나머지

마비된 것처럼 무감각하고

친한 친구들도 멀게만 느껴지죠.

이때 B군은 가벼운 트라우마 증상

겪는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보통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증상을 나타내거든요.


  • 원치 않은 불쾌한 생각이 계속 떠오름
  • 악몽, 반복적인 꿈 등 수면장애
  • 정서가 마비된 듯 무감각해짐


이런 증세들은 그냥 내버려둔다고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오늘은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그 방법이란 다름아닌

‘눈알 굴리기’입니다.

좌우 안구운동의 비밀

눈알이라니 갑자기

무슨 소린가 싶으시죠?


하지만 눈알 굴리기는 트라우마 치료에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정식 심리치료기법이에요.


원래 이름은 EMDR이라고 합니다.


안구운동 민감소실 재처리요법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이라는

긴 이름의 약자죠.

(안 외우셔도 돼요. 시험에 안 나와요)


EMDR의 요점은

나쁜 기억을 떠올리면서

안구를 좌우로 움직이면,

뇌에서 그 기억을 다시 처리하면서

괴로운 감정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듣기만 해도 수상쩍기 그지없는데…

혹시 사이비 유사과학 아닐까요?


그런데 믿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1989년 이 기법이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수십 가지 연구와 수많은 임상을 통해

뛰어난 치료 효과가 전 세계적으로

이미 입증되었거든요.


실제로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이 이 기법으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치료했고요,


만성 통증, 공황장애, 우울증,

공포증, 성폭행 트라우마 등에도

빠르고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자료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샤피로 박사의 산책

EMDR 기법의 창시자인

프랜신 샤피로 박사는 처음에는

우연히 이 방법을 알아냈다고 해요.

출처: 프랜신 샤피로 박사

“산책을 하면서 골치 아픈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제 눈이 빠르게 움직였어요.


그러자 그 생각이 사라졌고,

다시 떠올려도 전처럼 괴롭지 않더군요.”


- 프랜신 샤피로 박사

이렇게 발견된 기법이다 보니

그 기전이나 원리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어요.


유력한 가설은 이런 안구 운동이

렘(REM)수면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뇌를 자극해

기억의 재처리를 유도한다는 거죠.


사람의 뇌는 매일 밤마다

5~6번 정도 렘수면을 거치면서

기억을 처리하고 있는데,


이 렘수면의 특징이 바로

빠른 안구운동이거든요.


EMDR에서는 현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억을

아직 처리되지 않은unprocessed

기억으로 봅니다.


두렵거나 슬펐던 경험이

그 감정, 신체감각, 믿음 등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저장되어

어떤 자극을 받을 때마다

생생하게 되살아난다는 거죠.


EMDR은 이렇게 부정적으로

저장된 기억을 재처리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답니다.



기억 처리하기 연습

이쯤 되면 아마 직접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실 텐데요.


주의할 점이 있어요.


EMDR은 공인된 의료행위이므로

자격 있는 치료자가 시행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특히 중증 트라우마나 정신질환을

갖고 계시다면, 마음의 문제를

혼자 대면하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이런 경우 반드시

전문 의료인을 찾아가셔야 해요.


하지만 심각한 질환이 아닌

이별 등 일반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선

혼자 했을 때도 효과를 보실 수 있답니다.


실제 절차는 좀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4단계로 설명하겠습니다.




1단계: 타깃 기억 정하기


나를 힘들게 하는 기억,

그 중에서도 핵심 장면을

하나 정해서 떠올립니다.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2단계: SUD 체크


타깃 기억이 지금

나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0~10점으로 점수를 매겨보세요.


이것을 SUD를 확인한다고 하는데

SUD는 주관적 고통지수를 의미한답니다.

(subjective units of distress)


전혀 힘들지 않으면 0점,

힘들어 죽겠다 싶으면 10점입니다.

3단계: 좌우 안구운동


이제 타깃 기억을 떠올리면서

눈을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 움직이도록 합니다.


임상에서는 치료자가 손가락이나

펜 등을 눈앞에서 왔다갔다 움직이며

시선이 따라가게 하는 방법을 쓰는데요.


혼자 할 때는 벽에다가

점을 2개 찍어놓고 하셔도 되고,


또는 유튜브에 'EMDR'을 검색하면
혼자서도 안구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영상을 
볼 수 있어요.


약 1분, 혹은 됐다 싶은 느낌이

들 때까지 하신 다음 멈추세요.




4단계: 다시 SUD 체크


주관적 고통지수(SUD)가 아까보다

줄어들었는지 확인해봅니다.

여기까지가 한 세트예요. 쉽죠?


효과가 있었다면

점수가 0이 될 때까지 반복해보세요.


단 모든 힘든 기억을 앉은 자리에서

한꺼번에 처리하려고 하진 말 것!


차근차근 해보시고,

혹시 어떤 식으로든

불편하거나 기분이 나빠지면

거기서 중단하시면 됩니다.


기억을 다루는 테크닉이

꼭 이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잘 맞는 방법과

안 맞는 방법이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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