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회사인 파나소닉이 공들이는 의외의 사업

조회수 2020. 10. 14.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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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은 소니와 함께 일본의 간판급 전자회사로 불린다. TV, 오디오, 안마기 등의 초기 시장을 개척한 주역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60년대부터 공을 들이는 사업이 하나 있다. 바로 '화장실 변기' 사업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서 욕실을 많이 쓰고, 또 청소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자 파나소닉이 변기 연구개발(R&D)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자사의 고유한 플라스틱 성형 기술을 활용해 단단하면서도 청소가 용이한 변기를 만들고 있다.


파나소닉의 화장실 변기 개발은 최근에 시작한 사업이 아니다. 196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도기 회사까지 인수하며 변기 사업을 강화하며 이동식 변기, 수세식 변기, 전기 비데 등을 계속해서 내놨다. 하지만 욕실 및 주택설비 관련 시장 선두업체인 '토토'나 '릭실'에 밀려 40년째 만년 후발업체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은 도기류(세라믹)보다 모양을 마음대로 제조하기 쉬운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내구성이 떨어지고 얼룩이 잘 지지 않아 청소하기가 어려워 잘 쓰이지 않는 소재다. 이에 파나소닉은 수족관 탱크나 항공기 유리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강하면서도 세라믹보다 석회질 성분이 덜 달라붙는, 마치 유리 같은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파나소닉 '아라우노' 시리즈

파나소닉이 겨우 대박을 맛본 것은 2006년 물탱크를 없앤 좌변기 '아라우노'를 개발한 덕분이다. 벽에 물탱크를 숨긴 형태가 아니라 급수기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물탱크에 저장한 물을 한꺼번에 내보낼 때 생기는 강한 수압을 활용하지 못 하기 때문에 적은 물로도 마치 '토네이도'처럼 내려가는 방식을 개발했다.


아라우노를 개발하기 위해 전자사업에서 나온 성형 기술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소재가 활용됐다. 파나소닉은 미소 찌꺼기와 기름, 각종 슬러지 등의 증점제로 만든 '가짜 대변'으로 테스트를 계속했다. 이 가짜 대변은 회사 실험실 냉장고에 항상 들어있다고 한다.


인간의 장 상태는 사람마다, 날마다 다르다. 파나소닉은 사실적 시뮬레이션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가짜 대변을 개발하고, 특허까지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화장실 좌변기와 세정제까지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소변이 좌변기에 떨어질 때 나오는 물방울을 최소화하기 연구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소변을 볼 때 물방울이 표면에 닿기 전에 2.5배 회전하는데, 이는 변기는 물론이고 욕실 바닥에도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파나소닉은 변기의 모양을 바꾸고 용액을 개발했다. 변기에서 미세거품이 나와, 표면에 닿는 충격을 줄이고 외부로 튀는 것을 방지해 준다.


일본 내 변기 시장 1,2위는 여전히 토토와 릭실이 차지하지만, 파나소닉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자사업으로 쌓은 명성을 이용해 '전략적 고가 상품'으로 중국 등 해외시장 판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전히 후발주자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욕실 청소 수요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지를 기대하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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