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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란' 때문에 사람들이 화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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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뮬란 포스터

출처imdb

애니메이션 '뮬란' 실사 버전이 공개되자 사람들이 화를 냈다. 반면에 디즈니는 웃었다. 무엇 때문일까?


이 영화는 당초 3월 27일 북미 개봉이 예정됐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8월 21일로 연기되더니 최종적으로 지난 9월 4일 공개됐다. 달라진 것은 일정만이 아니었다. 영화는 영화관 개봉 대신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Disney+)를 통해서 공개됐다. 중국이나 한국처럼 디즈니플러스를 서비스하지 않는 지역에서만 극장에서 개봉한다. 


디즈니가 극장 대신 디즈니플러스를 택한 이유에는 코로나19 국면도 있지만 디즈니플러스 앱 사용자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 깔렸다. 디즈니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지만 몇몇 지표들이 이를 말해준다. 


앱 분석 회사 센서타워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뮬란을 공개한 주에 다운로드가 전주대비 6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앱 내 구입도 193% 증가했다. 

출처Disney

앱토피아에서는 다운로드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디즈니플러스 앱은 뮬란을 공개한 날부터 3일간 약 67만 4000회 다운로드됐다. 이 중 40만 회는 미국에서 발생했다.


앱 분석 기업 두 곳 모두 뮬란 공개가 디즈니플러스 앱 설치를 유도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뮬란을 공개하던 시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디즈니플러스 인기 순위는 급상승했었다. 


디즈니도 이러한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했을 것이다. 지난 7월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 공개로 앱 다운로드가 증가하는 효과를 직접 경험했었다. 해밀턴 공개한 주 앱 다운로드는 전주보다 79% 증가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뮬란보다도 더 높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디즈니가 미소를 짓는 것도 잠시였다. 문제가 터졌다. 영화 내용보다도 사람들이 주목했던 것은 뜻밖에도 영화 끝에 나오는 엔딩 크레딧이었다. 엔딩 크레딧에는 투루판시 공안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공산당 홍보과를 비롯해 신장 정부기관 8곳에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정부 주도로 인권 탄압이 이뤄지는 지역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디즈니는 중국의 인권 탄압을 외면하고 촬영까지 강행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뮬란 영화를 불매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BoycottMulan'이라는 해시태그로 뮬란을 보이콧하는 움직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됐다.

태국 활동가 네티윗 초티팟파이산이 BanMulan 문구를 들고 있다

사실 뮬란 보이콧은 1년 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8월 뮬란 주인공인 배우 유역비가 SNS를 통해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논란이 됐다. 중국과 홍콩의 정치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해당 발언을 불쾌하게 여겼던 사람들은 그가 출현하는 뮬란을 보이콧하겠다고 나섰다.


유역비는 지난 2월 더 할리우드 리포트(THR)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에 대해 "매우 복잡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라면서 한발 물러섰다.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체 "문제가 곧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두달 전에는 영화에서 텅 장군 역을 맡은 배우 견자단이 홍콩 중국 반환 23주년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리면서 뮬란 보이콧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결국 영화는 개봉됐고 엔딩 크레딧 논란까지 더해지며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밀크티 동맹

뮬란 보이콧은 대만과 태국, 홍콩의 반(反)독재 연대인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이 주도하고 있다. 태국 활동가 네티윗 초티팟파이산은 "어릴 적부터 (뮬란) 만화 버전을 보고 좋아했지만, 배우들의 말을 듣고는 영화를 볼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도 보이콧에 참여했다. 그는 영화가 개봉한 당일 자신의 트위터에 "디즈니가 베이징의 비위를 맞추고 있고 유역비가 공개적으로 홍콩 경찰의 만행을 지지했다"라며 "인권을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뮬란 보이콧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뮬란 보이콧 의사를 밝힌 조슈아 웡

중국 당국은 정확한 설명 없이 현지 주요 언론사에 뮬란에 대한 보도 금지 지침을 내렸다. 입장을 밝히지 않던 디즈니에는 중국 개봉을 앞두고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스탠리 로젠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디즈니가 미국과 중국 단 두 나라의 눈치만 살핀다고 꼬집기도 했다.


결국 중국 개봉 하루 전인 10일 디즈니 측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영화 대부분은 뉴질랜드에서 촬영됐으나 일부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촬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사의를 표한 것은 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디즈니의 해명에도 여전히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가족 친화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온 디즈니에 타격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업계에서는 영화 '쿵푸 팬더'처럼 미국이나 중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호평받는 영화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반중국 정서가 확대되고 이해 관계가 복잡해진 현 상황에서는 작품의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화 뮬란은 한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봉일은 17일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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