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맞짱? 中 부동산 재벌 헝다가 공개한 전기차 6종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로 불리는 에버그란데(헝다 그룹)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모델을 무려 6종이나 한꺼번에 공개했다.
중국은 2차전지 산업이 발달해 전기차 시장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못지않게 약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부동산 재벌마저 뛰어들면서 '포스트 테슬라'를 노리는 전기차업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3대 부호로 꼽히는 헝다 그룹 창업자인 쉬자인 회장은 최근 '헝치(Hengchi)'라는 브랜드로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인승 밴 등 6가지 신에너지차(NEV)를 발표했다. 개별 이름 대신 헝치1~헝치6까지 숫자로 번호를 매겼다. 구체적 모델 성능은 발표하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헝치1은 3150mm의 휠베이스와 22인치 훨이 장착된 D-세그먼트 세단이다. 헝치2는 같은 크기의 휠이 달린 B-세그먼트 세단이다. 헝치3는 대형 SUV다. 헝치4는 7인승 미니 밴(MVP, 다목적차량)이다. 헝치5,6은 각각 A-세그먼트 SUV와 크로스오버 SUV로 설계됐다.
에버그란데는 6년 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를 목표로 전기차 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3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에버그란데는 2년 전 전기차 사업에 뛰어 들었고, 관련 업체 인수와 연구개발(R&D), 건물과 공장 건립 등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했다.
에버그란데는 3~5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신에너지차량 그룹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버그란데는 전기차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홍콩 상장 자회사인 '에버그란데 헬스' 이름도 '에버그란데 오토'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하반기에 첫 번째 모델인 '헝치1'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중국 상하이와 광동성에 생산시설을 완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에버그란데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잠재우겠다고 나서자 2018년부터 사업 다각화를 발표했다.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차량 개발을 위해 인수 및 파트너십을 적극 시도해 2년 만에 배터리, 충전시설, 디자인 및 대리점을 아우르는 산업 체인을 만들었다. 약 60개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형성했다고 한다.
회사 실적 자료에 따르면 에버그란데는 2019년 전기차 사업에 150억위안(약 2조 6000억원)을 썼고, 53억위안(약 9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 회사는 앞으로 2년 동안 200억위안(약 3조 4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문제는 에버그란데가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2019년 말 기준 무려 8000억위안(약 137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 중 3720억위안(약 63조 6000억원)이 올해 만기가 돌아온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부채만 우려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리서치업체 이퀄오션의 펑리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를 만드는 데는 물론 돈도 중요하지만, 매니지먼트의 능력이 보다 중요하다"면서 "이 부동산 개발업체는 고객에게 새로운 세대의 자동차로 어필할만한 혁신이나 기업가정신이 부족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자동차 출시 시점도 다른 경쟁사에 비해 너무 늦는 데다 에버그란데가 공개한 모델들이 그다지 독특해 보이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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