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로 이세돌 이겼던 딥마인드 지금은 뭐하나?

조회수 2020. 7. 25.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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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2016년 3월.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세계인의 시선은 서울로 향했다. 인공지능이 정복할 수 없을 것이라 믿었던 게임에서 인간 최고수를 꺾는 광경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많은 사람들이 새 시대가 열린 기분을 만끽했다. 알파고를 만든 기업 딥마인드(DeepMind)도 짧은 기간 큰 명성을 쌓았다.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딥마인드는 알파고마스터(AlphaGoMaster)로 중국 프로기사 커제를 이겼고 알파고마스터를 뛰어넘는 실력의 알파고제로(AlphaGoZero)를 마지막으로 바둑계에서 떠난다. 눈에 띄는 이벤트가 열리지 않아서인지 딥마인드는 조용히 미디어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바둑 대결로 사람들을 흥분시켰던 딥마인드, 지금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딥마인드는 여전히 인공지능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회사가 설립된 2010년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만 천 편이 넘는다. 달라진 점은 관심 분야가 이동했다는 것. 기업 연구의 큰 축은 생물학과 의학 분야로 옮겨갔다. 크게 화제가 되지 않았지 딥마인드 연구 성과는 보도를 통해 꾸준히 전달됐다.

출처: DeepMind
안구 영상으로 안구 질환을 진단하는데 정확도는 94%에 달한다

딥마인드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카메라가 촬영한 안구 영상만으로 안구 질환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확도는 94%로 세계 정상급 안과 의사와 맞먹는 수준이다. 30초 만에 진단을 끝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진단 작업에 속도를 붙여준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시끄럽던 그해부터 조용히 연구해온 기술이다. 해당 인공지능은 상용화됐다.


암 진단에도 인공지능을 사용했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의 감각에 의존했던 유방암 검진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더니 정확한 검진이 이뤄지는 확률이 높아졌다. 실험에는 미국과 영국의 진단 결과 데이터를 활용했다. 인공지능에 미국 진단 결과 데이터를 돌려봤더니 유방암 음성을 양성으로 잘못 판단한 확률은 5.7%, 반대로 유방암 양성을 음성으로 판단한 확률은 9.4%나 줄어든 결과가 나왔다. 영국 데이터로 돌려본 결과에서도 오판율은 각각의 경우 1.2%, 2.7% 감소했다. 하지만 복수의 의료진이 내린 진단 결과에 비해서는 오판율이 높은 편이라 아직 진단을 맡길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출처: Northwestern University
딥마인드는 유방암을 식별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딥마인드는 혈액을 분석해 급성 신장손상을 예측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급성 신장손상은 발견이 어렵고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질환인데 인공지능으로 신속하게 검사 결과를 도출해 빠른 대처가 가능해졌다.


단백질 3차 구조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알파폴드(AlphaFold)는 생물학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로 평가받는 '단백질 접기(Protein Folding)' 해결을 위해 뛰어들었다. 단백질 접기에 대한 이해는 인체 관련 연구와 단백질 디자인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13차 단백질 구조예측 학술대회(CASP)에 참가한 딥마인드는 단백질 43개 중에서 25개의 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98개 참가팀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결과였다. 2등을 차지한 팀은 단 3개의 구조를 예측해 큰 차이를 보였다.

이렇듯 딥마인드의 인공지능은 생물학과 의학 분야에서 자랑할 만한 성과를 거둬가고 있다.


인공지능은 자사 기업을 위해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구글 데이터센터 에너지를 절약하고 구글플레이 스토어 추천 시스템에는 딥마인드의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아타리 게임

딥마인드가 게임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끊지는 않았다. 딥마인드를 만든 데미스 하사비스가 가진 첫 번째 직업이 게임개발자였던 만큼 게임은 딥마인드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 알파스타(AlphaStar)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2에서 게임서버 배틀넷 상위 0.2%에 드는 실력을 보여줬고 에이전트57(Agent57)은 아타리 비디오게임 57개 모두에서 인간 실력을 뛰어넘었다. 규칙과 결과가 정해진 게임은 인공지능 연구에 좋은 도구로 평가받는다. 게임 정복은 인공지능 연구에 있어서 한 번쯤은 통과해야 할 관문 중 하나다.


딥마인드는 궁극적으로 전 세계에 이로운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개발이 목표다. 범용 인공지능은 바둑과 같이 특정 분야에 국한된 인공지능이 아닌 조금 더 확장된 적용이 가능한 인공지능을 말한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힘든 와중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로나19 관련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데 딥마인드의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연구자들의 노력에 보탬이 되고 나아가 바이러스 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딥마인드는 적자 기업이다. 누적 적자만 해도 조 단위인 것을 보면 막대한 출혈에도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믿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미 있는 도전과 지원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인공지능이 해야 할 일이 많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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