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오픈뱅킹, 아직 절반의 서비스

조회수 2020. 7. 23.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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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지난 7일부터 '오픈뱅킹(Open Banking)'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 사용성이 간결해서 소액 계좌 이체용으로 자주 써왔던 터라 오픈뱅킹 서비스도 이용해보기로 했다.

참고로 오픈뱅킹 서비스가 무엇인지부터 알고 넘어가자. 오픈뱅킹은 '공동결제시스템'이라고 불린다. 은행의 송금, 결제망을 표준화해 하나의 앱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나 출금, 이체 서비스를 가능하도록 개방하는 것이다. 작년 10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12월 18일부터 전면 시행, 1금융권에서 시작해 2금융권으로 확대 중이다.


그동안 은행 거래를 하려면 각 은행이나 핀테크 회사들이 개발한 각각의 앱을 사용해야만 했다. 내가 우리은행을 이용하고 있다면 우리은행에 개설된 계좌만 이용할 수 있으며, 신한은행이나 기타 다른 은행에 보유한 계좌 이체나 출금을 하려면 해당 은행 앱을 이용해야만 가능했다.


2016년 12월, 은행부터 시작한 '내 계좌 한눈에' 계좌통합관리 서비스를 통해서 은행이나 저축은행, 상호금융 및 보험, 카드, 증권사에 있는 계좌까지 조회가 가능했지만, 이제 개별 앱에서 타행에 있는 계좌의 조회 출금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오픈뱅킹을 이미 시중은행을 통해 이용해 본 사람도 있고,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을 이용해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다른은행'이란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행된 오픈뱅킹 서비스의 가입자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중복가입을 제외하면 2032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내 경제활동 인구 2821만명의 72%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인데 카카오뱅크에서 뒤늦게 도입한다고 해서 어떻게 했는지 궁금했다.


카카오뱅크의 오픈뱅킹 서비스 역시 다른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타행 입출금 계좌 잔액을 확인하고, 등록된 은행 계좌에서 잔액을 가져올 수 있다.

카카오뱅크 오픈뱅킹 서비스 화면 찾기

먼저 카카오뱅크 앱을 열어보았다. 메인 화면부터 확인했는데 오픈뱅킹 서비스를 알리는 배너나 알림은 따로 보이지 않았다. 내 계좌로 들어가 '다른은행'이란 메뉴가 새로 생긴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다른은행을 터치해서 이용할 수도 있고, 설정으로 들어가서 확인할 수도 있다.


설정 화면에도 새로운 서비스를 알리는 new가 보이면서 '내 모든 은행계좌 카카오뱅크 하나로'라는 문장이 나온다. 터치를 하니 다른 은행 계좌를 등록하라고 나온다. 시작하기를 눌렀다. 약관을 동의하고, 본인확인 과정을 간단하게 거친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넣으니 바로 내가 보유한 계좌가 확인 가능하다.


이때 '어카운트인포'를 통해 내가 보유한 계좌를 한 번에 추가할 수는 것이 장점이다. 어카운트인포를 이용해 한 번에 내 모든 계좌를 확인하는 것은 카카오뱅크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은행사 앱을 통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오픈뱅킹 서비스 가입 화면

이미 생체 인식 (페이스 ID) 인증 방식을 적용해서 본인확인 간편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간단하다. 신분증도 필요 없고, 시간도 3분도 걸리지 않는다.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타행 입출금 계좌 중에서 최대 3개까지 등록할 수 있다. 등록 계좌는 삭제, 변경이 자유롭다.


'가져오기'를 누르면 타행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카카오뱅크로 이체할 수 있다. 여러 은행을 합쳐서 하루 최대 1000만원 한도로 카카오뱅크로 이체가 가능하다.


여기까지 이용해봤을 때, 등록하는 과정 자체는 다른 은행에서 이미 도입한 오픈뱅킹 서비스와 똑같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아쉬운 점은 더 많았다. 뒤늦게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절반밖에 만들어지지 않은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카오뱅크 오픈뱅킹 서비스 화면

카카오뱅크는 아직 오픈뱅킹 서비스에서 타행의 입출금 계좌만 조회, 가져올 수 있었다. 가져오기(카카오뱅크 입금)만 지원하는 셈이다.


필자가 쓰고 있는 우리은행 오픈뱅킹 서비스에서는 타행의 입출금 계좌는 물론이고 예적금, 수익증권 계좌까지 조회, 가져올 수 있다. 계좌도 최대 50개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어카운트인포를 이용해 타행에 있던 예적금까지 모두 가져와 등록해 한 번에 관리하기가 편하다.


우리은행 오픈뱅킹 서비스에서는 내가 보유한 타행에서 다른 타행으로 계좌 이체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 앱으로 카카오뱅크 계좌에서 케이뱅크 계좌로 이체가 가능하다. 잔액 등을 이리저리 정리하고 관리하는 데 훨씬 편리하다. 아예 우리은행 앱에선 오픈뱅킹(다른은행) 서비스를 메인 화면에 배치해두고 있다.

우리은행 앱에서 다른은행(오픈뱅킹)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카카오뱅크의 오픈뱅킹 서비스가 초반이긴 하지만, 대고객 서비스라고 하기엔 제공되는 기능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작이 절반이라고 하지만, 절반만 있고 아무것도 없는 느낌이다.


이미 타행 앱을 통해 오픈뱅킹 서비스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카카오뱅크가 서비스 후발주자로서 더욱 신경 쓴 점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카카오뱅크가 '주거래은행'이 되기 위해 타행보다 나은 어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다소 아쉬운 경험이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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