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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위의 이동 수단, 자동차 제조사가 만든다

조회수 2020. 7. 20.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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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행사의 영상을 본 적이 있을 테다. 달 탐사를 위해 달 위를 걷는 우주 비행사들은 사뿐사뿐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달은 지구의 중력 1/6이라고 하니, 몸무게도 느껴지지 않을 터. 가볍게 날 듯이 탐사를 하고 올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처럼 놀듯이 탐사를 하는 건 아니다. 무거운 우주비행사 옷, 산소통, 생명유지 장치, 카메라, 채취한 암석 등 수많은 짐을 짊어지고 일을 해야 한다. 장비가 많으니 느껴지는 무게는 더할지도 모른다.

출처: Space

그 때문일까? 우주 비행사들은 탐사 시 빨리 피로해졌고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잦았다. 이 때문에 NASA(미 항공우주국)는 탐사 시간을 길게 잡지 못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준 게 월면차다.

월면차는 달 탐사를 위해 만들어진 ‘전기 자동차’다. 1970년대의 아폴로 15호, 16호, 17호 임무에서 사용됐는데 이동 수단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출처: Wikipedia

먼저 월면차는 우주 비행사의 몸을 가볍게 만들어줬다. 달에서 채취한 암석 등은 짐칸에 둘 수도 있으니 무게가 훨씬 줄어든다. 월면차에 카메라가 탑재됐으니 카메라를 차에 실어둘 수 있다.

가파른 언덕을 걸어서 오를 이유도 없다. NASA는 월면차 탑승 시 비행사의 산소 소모량이 3분의 1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속도도 걷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최고 시속은 16km, 경사는 25도까지 오를 수 있다. 높이 30cm 정도의 장애물도 그냥 넘는다. 주행 가능 범위는 120km 지만, 갑작스러운 사고 발생 시 걸어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달 착륙선 반경 6km 안에 머무르도록 규칙을 세워뒀다.

실제로 월면차를 사용한 이후 달 탐사 범위는 크게 늘어났다고 NASA는 말했다.

1970년대 사용된 월면차는 NAAS와 제너럴모터스(GM) 합작품이다. NASA는 달 착륙선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월면차를 초경량으로 제작했다. 2인승 4륜차로 무게는 200kg지만 437kg의 무게를 실을 수 있다. 

출처: Automotive news

한국항공우주원에 따르면, 타이어는 GM이 고안해냈다. 달은 지구와 환경이 달라 대기가 없고 기온차가 극심하다. 공기가 든 고무 타이어는 부적합했고, 새로운 타이어를 만들어야 했다. 산소가 없어 내연기관 자동차도 운행이 불가능하다. ‘전력’으로 나아가는 월면차가 필요했다.

GM은 4개의 바퀴에 자체 전기 구동장치와 직렬 모터를 탑재했다. 각각 190W의 힘을 내도록 했다. 또 달 먼지로부터 내부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티타늄 덮개를 씌웠다. 이렇게 제작된 월면차는 1년간 (15호~17호) 달 탐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 

월면차를 테스트 중인 GM 직원들 (GM Authority)

그리고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NASA가 유인 달 탐사를 하지 않으면서 ‘월면차’는 잊혀졌다. 하지만 2020년 미국이 다시 달으로 갈 계획을 밝혔고, 중국과 일본, 인도 등 새로운 우주 강국이 달을 직접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자 새로운 월면차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아무래도 달에서 탑승하는 ‘차’이다 보니, 자동차 제조사가 월면차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더라.

출처: Toyota

먼저 일본의 도요타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함께 우주복을 입지 않고 탑승해도 되는 월면차를 만들고 있다.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에서 공개한 콘셉트 디자인을 보면 70년대 월면차와는 완전히 다른 생김새다.

오히려 차보다 ‘수레’ 형태에 가까웠던 디자인은 버스와 탱크가 합쳐진 모습으로 변했다. 바퀴도 4개에서 6개로 늘었고 탑승 인원도 늘었다. 2명만 탈 수 있었던 차가 최대 4명까지 탑승할 수 있단다. 아직 짐을 실을 수 있는 적정 무게는 공개되지 않았다. 

주행 가능했던 범위는 2000km로 늘었다. JAXA는 해당 월면차를 ‘달의 남극’을 탐사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낮과 밤이 2주씩 계속되는 달의 기상 특성을 고려, 42일 동안 탐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주복을 입고 탑승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NASA의 월면차와 달리 폐쇄된 형태라서다. 우주선처럼 차 내부에 공기가 공급되기 때문에 우주정거장과 같이 활동복만 입으면 될 정도라고 JAXA는 말했다.

전기보다 저장과 수송이 훨씬 간편한 수소 연료로 움직이는 연료 전지차(FCV)라는 점도 눈에 띈다. 연료 충전은 탐사선에서 보급받는 형태로 이뤄진다. 낮에는 탐사 작업을, 밤에는 착륙선 근처로 돌아가 연료를 보급 받는 식으로 작동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AutoEvolution

해당 월면차는 2029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가능하다면 주행거리도 1만 km로 늘리고, 연료 역시 동력으로 만들어 사용할 계획이다.

타이어 제조회사인 브리지스톤은 월면차의 ‘타이어’를 개발 중이다. 달 표면에서 1만 km 이상 달리면서 차의 무게를 지탱하고, 월면차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타이어와 휠을 개발하는 게 목적이다.


브리지스톤은 지난해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탄성 휠을 공개하기도 했다. 생김새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타이어 휠이 아니다. 동그란 형태가 유지되지 않고 바닥에 닿는 면은 찌그러진다. 힘을 주면 형태가 흐트러지는데, 표면에서 오는 충격을 흡수하고 ‘탄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렉서스는 콘셉트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름은 Moon Mobility Concept Sketch로 아트·패션 잡지 Document Jounal에 소개됐다. 월면차를 포함해 모터사이클, 비행기, 달을 날아다니는 비행체 등 다양한 이동 수단 디자인을 선보였다.

특히 월면차는 도요타가 만든 차량과 비슷하게 바퀴가 견고해 보인다. 가칭은 Lexus lunar로 달 표면에서 발견되는 여러 장애물을 대처하기 위해 고안된 1인용 차량이다. 장애물이 있으면 하단의 6개 바퀴의 형태를 변경해 폴짝 뛰어오를 수도 있다.  

렉서스에서 공개한 또 하나의 월면차는 훨씬 더 슬림한 형태다. 이름은 Lexus Cruiser. 사이즈만 보자면 지금껏 소개한 것보다 70년대에 사용했던 초경량 월면차 모습에 유사하다. 이름처럼 달 지면뿐만 아니라 바다, 호수에서도 탐사가 가능하단다. 사진을 보면 비행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렉서스에서 공개한 디자인은 아직 콘셉트일 뿐. 실제로 제작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전다운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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