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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기술]세상을 밝히는 한 잔의 소금물 '솔트 랜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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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 미헤노는 필리핀의 엔지니어이다. 그린피스 자원봉사자이기도 한 그는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필리핀 북부 지역을 방문하게 된 아이사 미헤노는 그들이 전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섬이 많은 지역 특성상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용 문제였다.

해당 지역의 사람들은 밤이면 등유 램프로 겨우 불을 밝히는 정도였다. 그가 약 한 달간 머무른 가정집은 산꼭대기 근처에 있었다. 등유를 얻기 위해서는 30km 떨어진 마을로 가야 했다.

어렵게 얻은 등유도 램프로 사용할 때는 환경적으로, 그리고 사용자 건강과 관련해 몇 가지 문제를 발생시킨다. 첫째 석유 연료인 만큼 이산화탄소가 나온다는 것. 등유 램프 하나가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필리핀뿐만 아니라 수많은 개발도상국가의 사람들이 등유 램프를 사용하고 있어, 탄소 발생량이 만만치 않다. 전 세계 등유 램프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2억6400만톤 수준이라고 한다.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위험하다. 우선 등유 램프에서 발생하는 각종 가스 때문에 폐 질환을 앓을 수 있다. 또 잘못해서 등유 램프를 떨어트리거나 쓰러트릴 경우 화재 위험이 크다. 등유를 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마땅한 대체재를 찾지 못해 등유 램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이사 미헤노는 동생과 함께 등유 램프의 문제점과 위험성을 상쇄할만한 적정기술을 고민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등유를 대체할 다른 에너지 원을 찾는 것이다. 바다에 인접한 지역인 만큼 바닷물이 많았다. 바로 소금물이다. 아이사 미헤노는 소금물을 활용한 전기 램프를 떠올렸다. 소금물을 전해질로 금속공기전지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기존 전지는 음극과 양극에 각각 금속, 탄소 등을 사용한다. 음극에서 전하를 띤 이온이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킨다. 금속공기전지는 양극재를 금속 대신 공기를 이용하는 전지다. 공기 중에는 산소가 있는데, 이를 활용해 전기를 발생한다. 산소극이라고도 한다.

양극재 대신 공기를 이용하니 다른 금속을 넣을 필요가 없다.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음극의 경우 철, 아연,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값싼 금속을 활용해 전체적인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문제는 전해질인데, 아이사 미헤노는 이 금속공기 전지의 전해질로 소금물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바닷물을 넣어도 되니 비용 절감 효과는 배가된다.

아이사 미헤노의 아이디어가 구체화해 탄생한 제품이 'SALt'다. 말 그대로 소금이기도 하며 '지속 가능한 대체 조명(Sustainable Alternative Lighting)'의 줄인 말이기도 하다. SALt 금속공기전지 방식을 채택했다. 저렴한 금속을 음극재로 활용하고 양극재는 공기로 대체했다. 금속공기전지 2개 LED 8개, LED 구동 회로 등으로 구성 부품도 단순화했다.

이 제품에 전해질로 소금물만 넣어주면 된다. 물 한 컵에 소금 두 스푼 정도를 넣은 소금물이다. 이 또한 없다면 그냥 바닷물을 넣어줘도 된다. 소금물 한 잔에 약 8시간 정도 SALt LED를 밝힐 수 있다. 물론 금속공기전지의 음극재는 계속 사용할 수 없다. 음극재는 약 6개월에 한 번씩 교체해 주면 된다. USB 케이블을 통해 휴대전화도 충전할 수 있다.

SALt 시제품이 등장하자마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 정상 회의에서 SALt가 회자돼 주목도는 한층 높아졌다. 아이사 미헤노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함께한 자리에 패널로 참석했고, 그 자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뛰어난 기술을 보여준 젊은 기업가의 모범 사례"라고 칭찬한 바 있다.

아시아 미헤노는 SALt 상용화를 위해 각종 글로벌 콘퍼런스 등에서 제품과 기술을 알리고 있다. 양산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한 사회 활동과 기술 개발을 병행 중이다. 그는 SALt 양산 시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개당 가격을 20달러(2만4000원)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속공기전지 방식을 채택해 소금물 랜턴을 고안한 건 아시아 미헤노 뿐만은 아니다. 아이디어를 적정 기술에 국한시키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생산하는 곳도 있다. 일본의 친환경 조명 기업 그린하우스가 만든 솔트 워터 랜턴이 대표적이다.

솔트 워터 랜턴도 마그네슘과 탄소 등을 극으로 사용하고 소금물을 전해질로 활용해 LED를 밝힌다. 3~5% 농도의 소금물 350ml로 약 8시간 정도 불을 밝힐 수 있다. 마그네슘 금속봉(음극) 하나로 약 120시간 정도 가동할 수 있다. 출시 당시 기기 가격은 약 4000엔(4만원대)이었다. 마그네슘 금속봉 교체 비용은 1000엔(1만원대) 수준이다. 일본 전자기기업체 히타치맥셀도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소금물 LED 랜턴을 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소금물 랜턴은 개발도상국 지원뿐만 아니라 캠핑 등 아웃도어 제품으로도 활용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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