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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괜찮아' 나무늘보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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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특정 개체를 모사한 로봇이 있다. 특정 기능이나 생김새를 본떠 만드는데 생체 모방 로봇이라고 한다. 가령 개를 닮은 로봇이나, 치타의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로봇, 공중에서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는 벌새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보스톤 다이내믹스 '스팟'

이러한 생체 모방 로봇에게는 '기대치'라는 것이 있다. 그 기능과 형상을 토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원 개체가 되는 동·식물의 특성을 로봇에서도 기대하게 한다. 로봇의 기동 속도도 마찬가지다. 로봇 개 경우 전력 질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개의 걸음 속도를 기대하게 된다. 벌새 로봇도 마찬가지다.

최근 시판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팟'은 이동 속도가 약 4.8km/h다. 물어 버리겠다고 달려드는 개의 속도만큼은 아니지만, 가볍게 산책하는 정도는 될 것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또 다른 로봇 '치타'는 치타 속도만큼은 아니지만 스팟 속도의 2배 가까이 빨리 이동할 수 있다. 미국 퍼듀대학에서 만든 '벌새 로봇'은 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초당 30회 정도 방향 전환할 수 있을 정도로 민첩하다.

슬로스봇

대부분의 생체 모방 로봇의 경우 속도가 빠를수록 '고성능'으로 생각되기 쉽다. 하지만 느림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나무 늘보를 모방한 로봇에겐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조지아텍이 개발한 나무늘보 '슬로스봇(Slothbot)'을 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다.

최근 조지아텍 에거스테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나무늘보 로봇 슬로스봇의 새로운 버전을 개발했다. 대부분 3차원(3D) 프린터로 찍어낸 부품으로 로봇을 구성했다. 안타깝게도 슬로스봇은 실제 나무늘보처럼 나무에 매달려 스스로 이동하진 못한다. 케이블과 연결돼 바퀴로 이동할 뿐이다. 이동 경로는 케이블에 따라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다만 케이블과 케이블을 연결해 이동 경로와 방향을 확장할 수 있다.

나무늘보는 평균 속도가 시속 900m라고 알려졌다. 나무늘보가 움직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의 속도일 것이다. 나무늘보 생태를 관찰하는 많은 영상에서 나무늘보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나무에 매달려있거나 누워서 팔만 까딱거리며 식사할 뿐이다.

나무늘보 로봇 슬로스봇도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사실 필요할 때만 아주 짧은 거리를 이동한다. 그리고 이것이 슬로스봇의 목적이자 기능이다.

프로토타입의 슬로스봇이 현재 있는 곳은 애틀랜타 식물원이다. 공중에 설치한 약 30미터 길이의 케이블에 매달려있다. 슬로스 봇이 하는 일은 '지켜보는 일'이다. 애틀랜타 식물원의 각종 멸종 위기 식물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단순히 몇 시간 혹은 며칠이 아닌 몇 개월 단위로 지켜본다.


그 기간 동안 온도와 습도 등 환경 정보도 함께 모니터링한다. 이 정도쯤이면 굳이 이동형 로봇일 필요가 있나고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로봇은 한대고 모니터링해야 할 객체가 많다면 30미터라도 움직이면서 그 대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슬로스봇은 식물이 잘 자라고 있는지, 어떤 환경에서 얼마큼 생장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또 환경 변화에 따른 식물의 질병 감염 여부 등도 확인한다. 특정 해충의 침입 여부와 그 피해 등도 알아챌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데이터는 축적되어 연구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식물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작은 동물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슬로스봇 초기 버전 개발 모습

수많은 생체 모방 로봇의 단점은 바로 에너지다. 속도가 빠르다면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나무늘보 로봇은 거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한번 충전하면 몇 달을 가동할 수 있다. 태양광 전지 패널로 충전할 수 있는데, 실제 움직이는 것도 전기가 부족해 햇볕 쪽으로 이동하는 게 대부분이다.

다른 로봇과는 분명히 다르지만, 나무늘보 로봇도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많은 로봇에게 속도는 성능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지만, 이 로봇은 '느려도 괜찮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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