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우유로 티셔츠를 만들었다

조회수 2020. 6. 20.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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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서 버려지는 우유로 티셔츠를 만드는 패션 스타트업이 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미 테로 (Mi Terro)라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기반 스타트업이 중국의 유제품 가공 업체들과 전략적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신이 개발한 '밀크 티셔츠'를 입은 로버트 루어 미 테로 설립자, 사진 출처: 미 테로

외신에 따르면 로버트 루오 미 테로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2018년 중국에 있는 삼촌의 낙농장(우유를 생산하는 곳)을 방문했을 때 초과 생산돼 버려지는 우유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1억 2000만톤 이상의 우유가 버려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것이 큰 문제라고 깨달았다. 미국으로 돌아와 재료과학 및 화학 분야에 배경지식을 갖춘 친구와 폐기되는 우유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로버트 루오는 3개월의 연구 끝에 우유에서 카제인 단백질을 추출하고 섬유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분리된 카제인을 알칼리 용액에 넣어 섬유로 굳히는 방식이다. 이는 옷을 만들 수 있는 실이 된다. 우유만으로 셔츠를 만들면 가격이 너무 높아질 것을 우려해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한 섬유인 '마이크로 모달'과 결합했다.

사진 출처: 미 테로

셔츠 5장에 약 우유 1잔 정도의 분량이 들어가며, 옷으로 완성되기까지 약 2개월이 소요된다.


미 테로는 석유 기반 화학 섬유나 면보다는 생산 비용이 훨씬 비싸지만, 유기농 면에 비해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또 통기성이나 흡수성, 신축성 등의 기능이 우수하고 면보다 부드러운 것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당연하지만, 우유로 만든 옷도 다른 일반적 옷처럼 물세탁이 가능하다.


로버트 루오는 자신의 사업이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이길 원했다. 제조 과정 전반을 살펴본 결과 유기농 면을 만드는 것보다 60% 적게 물을 쓰고, 섬유 자체도 100% 생분해성이기 때문에 석유 화학 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진 출처: 미 테로

미 테로는 밀크 티셔츠를 시작으로 다양하게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티셔츠 이외에 속옷이나 가방, 스카프, 양말 등의 아이템도 기획하고 있다.


또 우유 이외에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살피고 있다며, 두유와 콩 폐기물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실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라스틱 포장을 대체하기 위해 요구르트, 치즈, 아이스크림 등에서 나온 유청 단백질을 식품 포장 필름으로 만드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2018년에 설립된 미 테로는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 스타트업을 표방하고 있다. 밀크 티셔츠를 만들기 전에 해양 플라스틱과 코르크를 가지고 여행용 가방을 만들기도 했다.

사진 출처: 미테로

밀크 티셔츠는 작년 9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모금을 시작해 2시간 만에 2만 6000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 티셔츠 개당 소매가격은 약 59달러(온라인 가격 약 40달러)다. 이 회사는 현재까지 40개국 이상에 온라인 판매로 1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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