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vs 페이스북, 누가 코끼리 등에 올라탈 것인가

조회수 2020. 6. 14.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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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페이스북이 코끼리 등에 올라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인도의 인구는 13억 명이고, 그중 인터넷 사용자는 6억 명으로 추정된다.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한 나라지만, 여전히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인구가 더 많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4년 집권 이후 '모디노믹스'라 불리는 강력한 경제 부흥 정책을 펼치면서 스마트폰 및 통신 서비스 등 디지털 서비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고속 성장하는 인도 시장을 두고 페이스북과 구글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양사는 이미 인도 디지털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인도 경제매체 이코노믹타임즈의 자회사 브랜드에쿼티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인도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86.0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4.84%), 유튜브(3.26%), 핀터레스트(3%), 트위터(2.57%) 등이 뒤를 잇는다. 인터넷 검색에선 구글이 압도적이다. 구글이 91.89%의 검색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며, 빙(2.79%), 야후(1.87%), 바이두(1.1%), 얀덱스(0.54%)이 경쟁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는 4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의 자회사 왓츠앱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 사용자도 왓츠앱 사용자에는 못 미친다.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 경쟁 업체는 없다시피 하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구글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최근 인도 주요 통신기업 지분 인수까지 추진하며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래 디지털 시장의 주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다.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지난 4월 인도 최대 통신 기업인 릴라이언스 지오에 57억 달러를 투자, 9.99%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 파트너십으로 페이스북은 인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게 더욱 용이해졌고, 릴라이언스 지오도 페이스북의 기술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릴라이언스 지오는 석유, 정유, 가스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인도 최대 기업 중 하나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통신 부문 자회사다. 통신 사업 시작 3년 만에 1위 사업자로 오를 정도로 모기업의 지원을 받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은 인도 2위 통신 사업자인 보다폰 아이디어의 지분 5%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보다폰 그룹의 인도 사업 부문은 140억 달러 이상의 부채와 40억 달러의 환매 수수료를 갚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아직 협상은 초기 단계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인도 내 '봉쇄' 명령 때문에 협의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릴라이언스 지오와 접촉하기도 했다. 인도 통신 시장 1위 릴라이언스 지오의 가입자는 3억 8300만 명, 보다폰 아이디어는 3억 3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페이스북과 구글 모두 인도의 인터넷 시장에서 더 많은 사용자를 가져가기 위해 통신 시장에서도 물밑 경쟁 중인 셈이다. 페이스북은 인도에서 익스프레스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으며, 구글도 올해 초까지 400개가 넘는 인도 기차역에서 무료로 모바일 인터넷을 제공하다 최근 중단한 바 있다.

사진 출처: 테크크런치, 게티이미지

구글과 페이스북의 인도 통신 시장 투자는 결국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금융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릴라이언스 지오와 협력해 중소 상공인과 기업이 온라인을 더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아마존, 플립카트(월마트) 등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을 정조준한 셈이다. 페이스북은 '왓츠앱페이'로 알려진 자사의 디지털 결제 서비스를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18년부터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 왓츠앱페이는 현지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아 조만간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인도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자사 결제수단인 '구글페이'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다. 구글페이는 인도에서만 월 6700만 명의 활성 이용자를 기록 중이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무려 98%에 육박한다.


인도 통신 사업자에 대한 지분 투자는 통신 사업자를 통한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디지털 결제 서비스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란 계산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인도 IT기업도 누적된 대규모 부채와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목적으로 외국 기업과 제휴의 적극적이다.


릴라이언스 지오의 경우 페이스북과 제휴하면서 자체적으로 중국의 '위챗'과 같은 슈퍼앱의 인도 버전을 만드는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 릴라이언스 지오는 이미 전자상거래 플랫폼 '지오마트(JioMart)'를 출시했다. 지오마트는 인도 내 구멍가게를 가리키는 '키라나'를 비롯해 중소기업과 농업, 의료 부문 사업자들까지 입점,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식료품 거래의 90%를 차지하는 키라나를 입점시키는 것은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인도 일각에선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지오마트의 파급력이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선두주자인 아마존과 플립카트에 능가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모기업인 릴라이언스 그룹이 이미 오프라인 소매점과 창구, 물류 시설 등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페이스북, 왓츠앱과 동맹을 맺었기 때문이다.

한편 인도 인터넷 시장이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실리콘밸리 '빅 테크' 기업의 격전지가 되면서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장악한 인도 인터넷 시장에서 생성된 디지털 광고 수익이 대표적 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인도 디지털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브랜드에쿼티 조사에 따르면 인도에서 생성된 디지털 광고 수익(25억 7600만 달러)의 95%는 해외로 나간다. 이 때문에 모기업으로 보내는 인도 시장 수익금에 대해 별도의 디지털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 디지털 및 소셜 플랫폼에 대한 해외 기업의 지속적인 지배력 강화로 인해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 보안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인도 정부는 거대 인터넷 기업의 독점 판매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 인도경쟁위원회(CCI)는 구글이 인도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위치를 악용했다는 혐의를 두고 조사 중이다. 구글이 운영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 앱 시장인 '구글 플레이'에서 구글의 결제 수단을 부당하게 홍보했다는 혐의다.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한 아마존과 플립카트 역시 반독점 조사를 받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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