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테크플러스

우리 집에 어서 오세요, '랜선집들이'

626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한때 인스타그램 앱만 열면 여행 사진만 잔뜩 올라오던 시절이 있었다.


주말에 여행 간 사진, 여름휴가 사진, 방학에 여행 간 사진, 사직서 쓰고 여행 떠난 사진, 해외에서 한 달 살기... 등등. 질투가 나지만 한편으로 랜선 여행을 즐기는 것처럼 흥미롭게 봤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행 콘텐츠는 쉽게 올릴 수 없는 콘텐츠가 됐다. 해외에 근사한 명소에서 찍은 과거 사진을 올릴 때에도 왠지 코로나19 이전에 찍은 사진이란 단서를 달아야 하는 '찝찝함'을 지울 수 없었다.


여행스타그램 대신에 랜선집들이 

인스타그램 사진이 줄어드는 것도 잠시,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졌다. 바로 '랜선집들이'다. 온라인으로 집 공간을 소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며 '집콕'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랜선집들이 해시태그(#)를 달고 적극적으로 집 인테리어를 소개했다. 유튜브를 통해 방마다 인테리어 콘셉트와 소품을 자세하게 짚어주고, 구매한 곳까지 알려준다.


해시태그를 따라가보면 화이트 벽지에 대리석 바닥, 우드 가구로 마치 동남아 휴양지에 온 것 같은 집, 신혼집을 이케아 가구와 작은 소품, 조명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집, 패션 디자이너 감각으로 컬러풀하게 집안 곳곳을 개성적 가구와 색감으로 꾸민 집 등등 각양각색의 '남의 집'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왜 언제부터 이렇게까지 '랜선 집들이'가 인기 있을까?


클릭 몇 번에 남의 집 문턱 넘기 

불과 몇 년 전에는 신혼집 꾸미기나 살림살이 노하우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 등지를 통해 사진이 올라오고, 각종 조언이 오갔다. 이제 남의 집 인테리어는 개인 블로그와 카페를 넘어 인스타그램, 유튜브, 홈 인테리어 앱 어디에서든 만나볼 수 있다.


예쁜 집 구경에 얼굴 한 번 못 본 남의 집을 인터넷으로 수십 번은 더 들락거린다.


과거에 남의 집을 방문하는 것은 친구의 초대나 직장동료의 이사나 새 집 장만, 이웃이나 친척집 방문이 전부였다. 집을 방문하고 공유할 수 있을 정도의 공동체가 혈연, 지연, 학연 정도로 제한됐다. 그리고 개인주의 라이프스타일 확산으로 이런 교류는 줄어들었다.


사회적으로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주택 환경 변화가 이뤄졌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인 가구 비율은 29.3%로 전체 가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싱글족은 작지만 고급스럽게 꾸민 공간을 갖길 원하고, 기존 주택과 아파트가 노후된 상황에서 리모델링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지역, 나이, 언어에 상관없는 커뮤니티가 확대됐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 한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상호작용하게 됐다. 온라인상에서 '취향의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자연스럽게 온라인 집들이가 이뤄졌다. 이런 문화를 주도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셀카'와 같은 '랜선집들이'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한국패션유통정보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평생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해 모바일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에 능숙하다. 고가와 저가의 물건을 다 좋아하고, 온라인 쇼핑을 즐긴다. 다른 인종과 집단에 호의적이고, 게임을 하면서 TV를 보거나 숙제를 하는 등 '멀티태스킹'에 능하다. 패션과 디자인 등 소비문화 전반은 물론이고 건강, 환경,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다.


1인 방송, 유튜브 크리에이터, 디지털 노매드(원격근무자)가 이 시기에 등장한 새로운 직업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밀레니얼 세대의 워크라이프밸런스는 중요하다. 퇴근 후 라이프, 자신의 취미생활을 가꾸는 데도 적극적이다. 집이 휴식의 공간이자 자신의 취향, 곧 자신을 반영하는 공간이 됐다. SNS 등으로 만난 취향의 커뮤니티에 내 집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자연스러운 셀카가 랜선집들이가 나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같다는 의미다. 남과 다른 나를 추구하는 만큼, 남과 다른 나의 공간을 보여준다. 한편에선 자신만의 전문 지식이나 노하우를 적극 공유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단순 집들이를 넘어 크리에이터로서 발전하기도 한다.


'에어비앤비'로 본 그 집, '이케아'에서 산다 

한편에선 공유 숙박 '에어비앤비'를 통해 남의 예쁜 집을 구경한 사람들이 이케아에서 공간을 새롭게 꾸미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2014년 이케아가 글로벌 공룡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했다. 이케아는 이미 2012년에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카탈로그를 내놓은 데 이어 2018년 모바일 AR앱 '이케아 플레이스'를 내놓기도 했다. AR기술로 가구를 가상으로 공간에 배치해보는 것이다.


이케아는 가성비와 경험 소비를 좋아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았다. 5년 만에 4호점 오픈, 매출 5000억 원의 기록을 썼다. 실제로 이케아 매장에는 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은 20~40대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젊은 매장 직원에게 제품 사용법을 물으면, 때때로 자신이 이케아 소품으로 직접 꾸민 인테리어를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실제로 자취를 처음 하거나 에어비앤비에 내놓을 집을 꾸미면서 가장 많이 소품을 구매하는 곳이 이케아다. 비교적 합리적 가격에 디자인 감성을 갖춘 '가성비' 아이템을 한곳에 살 수 있다. 감각적으로 꾸민 인테리어를 쇼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랜선집들이로 본 그 제품, 온라인으로 구매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 방식도 바뀌었다. 광고나 기사, 방송을 통해 보던 제품이 아니라 나의 인스타그램 스타, 친구, 지인의 사진에 등장하는 제품을 먼저 찾고 있다.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스타가 나와 비슷한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가졌기 때문에 더욱 친숙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테리어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도 온라인으로 쉽고 간편해졌다. 바로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연결하거나 인스타그램처럼 앱 내 쇼핑을 지원하기도 한다.


모바일 앱 '오늘의집'은 앱 하나로 랜선집들이와 쇼핑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했다. 남의 집을 구경하면서 인테리어 노하우를 배울 수도 있고, 특가로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사용자도 자신의 집을 공간별로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포인트를 제공한다. 가구를 살 때 유의해야 할 점, 가구 디자인 차이점 등 가이드도 충실하다.

오늘의집 웹사이트 PC 화면

인테리어 비교 견적 플랫폼 '집닥', 스마트 인테리어 솔루션 '아파트멘터리' 등은 아예 전문 인테리어 서비스를 소개하고 견적을 내주기도 한다. 남의 집 구경을 하다가 내 집 뜯어고치는 일이 '바이러스'처럼 번진다. 코로나19 기간에 집에만 있는 것이 단조로워 '홈카페' 꾸미기를 시도했다가 랜선집들이와 인테리어의 '개미지옥'에 빠졌다는 후기를 여러 개 접하기도 했다.


가구를 사는 것도 보다 쉬어졌다. 네이버 리빙윈도는 오프라인 가구점의 정보를 온라인 상점화했다. 흩어진 정보를 모아 한 눈에 보고 살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오프라인 개별 가구 매장이나 가구단지 등을 들려야 살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


원격근무 시대에 집, 랜선 만남의 공간으로

랜선집들이가 성공했던 것은 콘텐츠와 커머스가 결합된 미디어 환경의 변화 덕분이다. 이제는 사진과 영상 이외에 홀로그램, 가상현실(VR) 등 실감 콘텐츠 기술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VR기술을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다. 중견 가구업체 한샘은 VR동영상으로 인테리어를 마친 집을 둘러볼 수 있게 한다. 부동산중개서비스 '직방'에선 아파트 매물 위주로 VR홈투어를 제공하고 있다. 360뎁스(Depth) 카메라로 현장 사진을 찍어 마치 집 안에 직접 걸어 들어가 둘러보는 느낌을 살렸다.

출처: 직방

5세대(G) 통신 환경 확산과 더불어 고화질 실감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게 가능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강제 집콕을 했던 사람들은 내 공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또 원격근무를 하면서 배경으로 등장하는 집 때문에 벽지를 새로 고르거나 인테리어를 변경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해외에선 나온다. 국내에서도 홈퍼니싱((가구 및 소품을 이용해 집 꾸미기) 열풍으로 관련 매출이 크게 올랐다는 뉴스가 나온다.

원격근무 시대에 집은 업무공간이자 휴식, 취미 공간 모두 공존한다. 더 많은 랜선 만남이 이뤄진 곳으로 젊은 세대는 작은 공간이라도 나만의 스타일로 꾸미고 또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가상현실 공간으로 꾸며진 남의 집을 아바타로 방문하는 미래가 멀지 않은 것 같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작성자 정보

테크플러스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