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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화웨이 사이에 '낀' 대만 반도체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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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관계가 날로 악화되면서 양국 사이에 낀 대만 반도체 산업의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2일 대만 반도체 산업이 기술 패권을 놓고 다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통신업체인 화웨이의 5세대(G) 통신 기술이 세계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들이 화웨이에 칩을 판매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 미국은 2018년부터 대만 정부를 상대로 대만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화웨이에 반도체를 파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해왔다고 알려졌다.


미국, 화웨이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에도 제재 수위 높여


미국 정부는 중국 공산당이 화웨이와 같은 민간 업체를 앞세워 외국 기업의 핵심 기술을 군사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 5월부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미국 회사들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도록 했다. 이 조치는 대만 등 제3국 기업의 제품도 미국 기술이 25% 이상 적용되면 제재 대상으로 포함시킨다.


TSMC는 화웨이 제품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제조한다. 화웨이가 최근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칩 설계만 하기 때문에 반도체 생산에는 TSMC이 필요하다. 그러나 TSMC에 부과된 미국 수출 허가 조건은 화웨이 계열사와의 거래를 막는다. TSMC의 경우 매출의 20% 상당이 중국 기업에서 나오고, 그중 절반이 화웨이로 추정된다.

현재로선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화웨이 등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이 제재 수위를 높여서 현행 25%에서 10%로 미국 기술 적용된 범위를 낮추면 대만 반도체 업체에 타격이 클 전망이다.


TSMC가 미국 기술 대신에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미국이 실제로 더 강한 무역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 당장 TSMC는 하이실리콘과 거래를 끊어야 한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선 미국의 이러한 제재 조치가 어려운 결정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지금 TSMC와 인텔 등과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립을 논의할 정도로 '반도체 자급'에 대한 의지가 높고, 화웨이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 방침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TSMC가 만약 제재를 받는다면, 미국 기술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제3국은 이론상으론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히타치하이테크놀로지, 도쿄일렉트로닉스, 고쿠사이 일렉트릭 등이 필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삼성도 최근 최첨단 에칭 장비를 출시했고, 네덜란드 ASML도 TSMC가 사용해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 TSMC가 미국 기술을 단기적으로 대체하는 것은 어려운 일로 전망된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제조 공정에 맞게 반도체 시설과 장비를 미세 조정하는 일은 최소 몇 개월에서 최대 몇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산업계 로비, 동맹국 반발...변수는 많아


불확실한 상황에서 긍정적 변수는 있다. 미국 기업들이 이대로 미국 정부가 자신들의 글로벌가치사슬(GVC)를 뒤흔들 수 있는 정책을 강행하도록 내버려 둘지 여부다. 퀄컴의 매출 절반 상당이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했으며, 브로드컴은 매출의 약 40%, 인텔은 45%를 중국에서 거뒀다. 실제로 ZTE가 미국 정부에 의해 수출 금지 조치를 당했을 때 미국 정부를 상대로 가장 적극적으로 로비에 나선 것이 미국 산업계였고, 제재 조치를 완화하는데 성공했다.


외교적 문제도 남아있다. 만약 미국이 TSMC와 화웨이 간 거래를 막기 위한 제재 조치에 나설 경우 동맹국들의 상황이다.


네덜란드 당국은 미국 백악관 관료들의 방문 이후 자국의 주요 중국 반도체 업체 ASML이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보류하고 있다.


일본은 역시 중국과 역사적 긴장 관계에도 불구하고 아베 신조 정부가 TSMC과 거래를 원하는 일본 기업의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 비슷한데, 기업 간 협력 때문에 우리 정부가 미국의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전망했다.


'미중 갈등'에 깊어지는 대만 반도체 산업 고민


마지막으로 대만 정부다. 미국은 중국 본토와 적대적 관계를 가진 대만 정치권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만 정부가 자국 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을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미 중국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대만 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첨단 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자급 방안을 찾고 있다. 그중에는 대만 TSMC의 공장을 미국에 두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공장 이전 조치에 대한 구체적 혜택이나 지원 방안을 밝히진 않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이 모든 상황들로 인해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 수년간 중국과 미국 사이의 지정학적 지뢰밭에 갇혀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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