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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24만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본 BTS '방방콘'

조회수 2020. 4. 2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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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시기라고 합니다. 기술이 세상과 인간,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시대라고 하죠.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술, 그 자체를 향유하는 건 아닙니다. 하나의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훌륭한 콘텐츠를 접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 기술의 존재를 인지하고 경탄하게 되는 것이죠."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방탄소년단(BTS)'을 탄생시킨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35년 전 '라이브 에이드'가 인공위성을 통한 생방송 기술의 존재 가치를 알리듯, 지금 방탄소년단이 유튜브 기술의 파급력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 기조연설에서 남긴 말이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 출처=빅히트)

라이브 에이드(Live Aid)는 1985년 7월 13일 영국과 미국에서 열린 초대형 콘서트다. 당시 기아로 굶주리던 에티오피아 난민을 돕기 위해 마련된 자선 콘서트로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총출동했다. 인공위성을 통해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 생중계되면서 15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TV로 공연을 지켜봤다고 한다. 국내에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 덕분에 당시의 스케일과 감동이 다시 회자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온라인 라이브에이드'가 열리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장소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이 아니라 인터넷이 연결된 집이다. 18일에는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주도로 세계보건기구(WHO)와 글로벌 시티즌이 함께 온라인 자선 콘서트 '원 월드: 투게더 앳 홈'(One World: Together At Home)'를 개최했다.


투게더 앳 홈은 엘튼 존, 스티비 원더, 테일러 스위프트 등 전 세계의 인기 가수가 총출동해 총 8시간 동안 진행됐다. 뮤지션들은 각자의 집에서 특별한 연출 없이 피아노를 치거나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힘든 시기에 음악으로 위로와 연대를 이야기하는 문화 콘텐츠가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국경과 지역의 한계를 넘어 공유되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보이밴드라는 방탄소년단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주말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으로 '안방 1열' 콘서트를 열었다. 18일과 19일, 토 일 양일간 유튜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팬들을 위한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를 진행했다.


방탄소년단은 당초 지난 4월 11일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6개월의 북미, 유럽 투어가 예정됐다. 하지만 서울 콘서트는 취소됐고, 북미 유럽 콘서트도 잠정 연기된 상태다. 북미와 유럽의 전염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콘서트와 같이 수만명이 참석하는 대형 이벤트가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팬들을 위한 언컨택트(비대면) 이벤트를 연 것이다.

이벤트의 이름은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줄여서 '방방콘'이다. 방탄소년단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이틀간 총 24시간 동안 방탄소년단의 2014~2018년까지 콘서트와 팬미팅 실황 8편을 무료로 공개했다.

2500명을 수용하는 악스홀(현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2014년 첫 단독 콘서트부터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 체조경기장, 고척스카이돔을 거쳐 국내 최대 공연장인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까지 차근차근 공연장을 넓혀가며 팬들을 만나왔던 방탄소년단의 '계단식 성장' 역사를 이틀 동안 압축해 보여줬다.

공연 하나당 러닝타임이 2~3시간에 이른다. 공연 사이에는 뮤직비디오 등이 나가면서 12시간 동안 실시간 중계가 이뤄졌다.
방방콘 예고 이미지(사진 출처=빅히트)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아티스트와 뮤지션들은 너나 할 거 없이 온라인으로 팬들을 위한 실시간 '집콕' 콘서트를 여는 것은 이미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유명 콘서트홀이나 제작사에서도 유튜브 등을 통해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실황 공연 콘텐츠를 풀고 있다.


빅히트는 한 발 더 나아가 팬들을 위해 새로운 공연 관람 문화를 제시했다. 자사의 커뮤니티 플랫폼 앱 '위버스'를 이용해 응원봉 '아미밤'을 연결했다. 응원봉은 본래 오프라인 음악방송이나 콘서트에서 무대 위 가수를 응원하기 만들어진 아이템이다. 아이돌 팬덤이라면 반드시 고유의 응원봉을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필수적 아이템이다.

아미밤 ver3와 새 아미밤을 들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사진 출처=빅히트)

방탄소년단의 응원봉 '아미밤'은 공식팬클럽 이름 '아미(ARMY)'에서 따온 '아미밤'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현재 세 번째 버전(ver.3)까지 나온 아미밤은 중앙제어 방식으로 공연 연출을 지원한다. 시시각각 구역마다 다른 색깔로 빛을 내며 대형 콘서트장에선 공연 연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정도다.

2018년 러브유어셀프 서울 공연 당시 잠실 콘서트장 모습(출처=빅히트)
아미밤(응원봉)은 중앙제어를 통해 글자나 모양 등의 메시지도 만들 수 있다

빅히트는 이번 스트리밍 콘서트를 생중계하면서 위버스 앱을 통해 아미밤을 통한 '안방응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앞서 방탄소년단 월드투어와 오프라인 팬미팅을 진행하면서 극장과 야외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행사(라이브뷰잉)를 개최하며 노하우를 축적한 상태였다. 여기에 전용 앱을 통한 아미밤 제어 기능이 추가됐다.

왜 집에 아미밤 ver3가 있는지는 굳이 묻지 말자...

아미밤 연결은 간단하다. 일단 최신 위버스 앱을 다운로드한다. 위버스 미디어 탭에서 방방콘 영상을 재생한 뒤, 영상 아래에 위치한 '연결하기' 배너를 클릭하고 응원봉 손잡이 버튼에 있는 블루투스 모드를 설정해 연결하면 공연 영상과 연동하는 방식이다. 연동이 완료되면 공연 영상과 함께 현란하게 색깔이 변하는 아미밤을 확인할 수 있다.

콘서트 중간중간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등장해 '안방1열' 공연 매너를 안내하는 영상도 나왔다. 공연 중에는 음식물 섭취가 가능하고, 자리 이동을 해도 된다, 반려동물과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했다. 또 장시간 이어지는 공연을 보고 있을 팬들을 위한 스트레칭 동작들을 시연하며 알려주기도 한다. 실제 공연이라면 불가능했을 주의사항(?)을 이야기하며 전 세계 팬들에게 잠깐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실황 영상 상영 도중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등장해 재미를 더했다 (출처=방방콘 영상 갈무리)

이날 온라인으로 스트리밍된 영상 콘텐츠 대부분은 품절된 DVD 영상으로 중고 제품도 고가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뒤늦게 팬이 된 경우에는 잘 보지 못한 영상도 있었다. 전 세계 팬들이 유튜브 채팅과 트위터, 위버스 등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실시간으로 공연에 대한 감상평을 남기며 실제 공연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실제로 18일 유튜브로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전 세계 팬들이 유튜브로 콘서트를 지켜봤다. 실시간 접속자가 200만명을 훌쩍 넘겼으며, 이후에도 100만명 선을 유지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50만개의 아미밤이 위버스로 연결됐다고 한다.

방방콘 예고 이미지(출처=빅히트)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튜브 구독자 숫자가 많은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채널 구독자는 3490만명이며, 여기서 분리된 방탄소년단의 방탄TV(BANGTANTV) 채널 구독자 숫자는 2840만명이 넘는다. 참고로 방방콘 이벤트를 하기 직전 18일 오전 11시 경의 방탄tv 구독자 숫자는 2780만이었다. 이틀 만에 60만명이 넘는 사람이 더 구독을 신청했다.

방방콘 공연 이후 기록 집계 (출처=빅히트)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 관광 업계는 괴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공연, 엔터테인먼트 등 문화예술 산업계 상황도 심각하다. 상반기는 물론이고 하반기까지 계획된 공연, 전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혼란은 있지만, 위기에도 새로운 시도는 이어진다. 문화예술 업계에서는 라이브 영상으로, 또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등의 기술로 팬들을 만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도 기술을 통한 콘텐츠의 힘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아미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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