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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의 예언..이렇게 적중할지 몰랐다!

조회수 2020. 4. 4.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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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쓴 편지가 사람들에게 공유됐다. '코로나19는 정녕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What is the Corona/Covid-19 Really Teaching us?)'라는 제목이었다. 편지 내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어떤 '영적인 목적'을 가지고 시작됐으며 우리가 잊어버린 중요한 교훈을 상기시켜주는 위대한 교정자 역할을 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영국 대중지 더선(The Sun)에서 3월 23일 이를 보도했고 유명 모델 나오미 캠벨과 유명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편지 내용을 게재했다. 편지는 이메일과 왓츠앱을 통해서도 배포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는 보도했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이런 편지를 쓴 적이 없다. 가짜뉴스였다. 이를 게재했던 더선은 잘못된 정보 제공에 대해 사과했고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팩트체크 기관 리드스토리(LeadStories)는 모하메드 알리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사용자가 3월 16일에 올린 글이 갑자기 빌 게이츠가 쓴 편지로 둔갑해 전파됐다고 보도했다.

이 가짜뉴스는 다른 뉴스보다 더 해롭다.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람의 말이었다면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을 편지다. 하지만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는 전 지구적 유명인사다. 게다가 최근 바이러스 퇴치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컴퓨터 대중화의 선구자 빌 게이츠는 어느 순간부터 전염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이 돼버렸다. 컴퓨터와는 관련성이 적어 보이는 전염병에는 어쩌다 관심을 가지게 됐을까.

출처: gatesnotes
1993년 아프리카로 떠난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

시작은 재단 설립이었다. 빌 게이츠는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와 함께 재단 하나를 설립한다. 둘의 이름을 따 '빌앤드멜린다게이트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재단의 목표는 빈곤과 질병을 막는 것. 1993년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는 약혼을 기념하기 위해 떠난 아프리카 여행에서 빈곤에 대한 이미지가 뇌리에 강하게 박혔고 그로부터 4년 뒤 빈곤과 질병을 다룬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접하고 나서야 재단을 설립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둘은 과학자와 행동가들을 모아 2000년에야 비로소 재단을 세운다.


빌 게이츠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단 운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빌과 멜린다는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현장으로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마비 퇴치, 지구온난화 방지, 개발도상국 식수 오염 해결 등 활동 분야도 다양하다. 전염병은 어쩌면 재단에서 관심을 가지는 여러 가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빌 게이츠는 전염병 예방과 치료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이 곧 빈곤층 건강을 개선하고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재단은 지금도 세계 빈곤과 질병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출처: gatesnotes

빌 게이츠는 현재까지 350억 달러(42조원)가 넘는 돈을 기부했다. 2006년에는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으로부터 그의 재산 99%를 빌앤드멜린다게이트재단에 기부하겠다는 공개 서약을 받기도 했다. 현재 워런 버핏의 재산은 10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세계적인 강연플랫폼 테드(TED)에 올라온 그의 강연이 최근 역주행하고 있다. 2015년 3월에 공개한 영상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보면 놀랄만한 예측을 5년 전에 했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적 가장 걱정했던 재난은 핵전쟁이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강연에서 빌 게이츠는 전쟁이 아닌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로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게이츠는 2014년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된 '에볼라 바이러스'를 예로 들었다. 많은 사망자를 낳고 높은 치사율을 가진 에볼라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로 '운'을 꼽았다. 하지만 다음에도 운이 좋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며 다음 전염병이 확산되면 이를 막을 준비조차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휴대폰, 위성지도, 백신 연구, 보건 요원 훈련 등 보건 시스템을 강화해야 하며 이 모든 것을 구축하는데 얼마나 많은 자산을 투입해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전염병이 주는 피해보다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출처: TED
2015년 3월 테드 강연에서 빌 게이츠는 핵전쟁보다 바이러스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의 오래된 경고는 현실이 됐다. 2002~2003년 사스(SARS), 2009~2010년 신종플루(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015년 메르스(MERS) 유행 시기를 보면 전염병은 수년마다 나타난다. 전염병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 대단한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전염병이 지나가고 잊을만한 시기에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던 사람의 말이라면 한 번 귀 기울여볼 만하다.


빌 게이츠는 이후에도 꾸준히 전염병의 위험성을 알렸다. 그는 전염병으로 1년 안에도 3천만 명이 넘는 사람이 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에는 코로나19 백신 연구에 1억 달러(1223억원)를 기부했으며 빌앤드멜린다게이트재단 이름으로 중국에 코로나19 기부금 500만 달러(61억원)를 지원하기도 했다.

기부뿐만이 아니라 소신 발언도 이어가고 있다. 며칠 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트럼프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완화해 경제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빌 게이츠는 셧다운(폐쇄정책)을 6~10주간 더 이어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트럼프를 겨냥한듯한 발언을 했다. 게이츠는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해 이미 시기를 놓쳐버린 미국 정부를 비판하면서 셧다운을 지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용어 사용을 가지고도 부딪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트럼프와 미국 행정부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표현하는 것을 두고 인종 차별을 부추길 소지가 있는 용어 사용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 빌 게이츠도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면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면서 트럼프의 용어 사용을 지적했다.

최근 그는 오랫동안 몸담아왔던 마이크로소프트(MS)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기업을 창업한 지 45년 만이다. 투자업체 버크셔해서웨이 이사직에서도 동시에 내려왔다. 그는 "국제 보건과 개발, 교육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과 자선 활동에 시간을 더 쓰고 싶어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MS를 떠나 새로운 분야에서 그가 보여주는 열정은 지켜보는 많은 이들을 크게 고무시킨다. 인류를 위한 그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기대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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