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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냐, 사생활이냐...'위치 데이터 활용'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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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국이 사용자 위치 데이터까지 공유하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용자 위치 데이터 활용으로 인한 '빅브라더(시민감시)'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유럽의 이동통신사업자와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보건당국이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사람들이 이동 제한 명령을 잘 지키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으로 수집된 사용자 위치 데이터를 코로나19 위험 감염 지역을 중심으로 매핑하는 방식이다. 통신사들은 유럽의 개인정보보호규정(GDPR) 때문에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한에서 모든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GDPR은 사용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학교와 식당 등의 문을 닫고 가능한 집에서 머물라고 한 명령을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로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익명의 군중이 일정 지역에서 멀리 이동하지 않는지 등을 감시한다.


평소 이런 데이터는 사람들의 이동이 교통혼잡에 미치는 영향이나 관광객의 흐름을 분석하는데 쓰였다. 현재는 방역 목적으로 사회적 접촉이나 이동을 줄이는 조치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측정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선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앱 개발에는 망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은 아직 사용자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사용될지 명확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관련 기술 활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이 매우 위중하기 때문에 유용한 데이터나 기술이 있다면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싱가포르 정부가 개발한 '트레이스투게더(TraceTogether)' 앱처럼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트레이스투게더는 블루투스 통신을 활용해 반경 2미터 이내에 확진자를 감지한다. 사람 간 접촉 기록은 각 휴대폰에 암호화돼 저장되며, 보건당국의 요청이 있을 시에 접촉 기록을 보내게 된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은 강제가 아니며, 문제가 없다면 앱 내 기록은 나중에 삭제된다는 것이 싱가포르 당국의 설명이다.


유럽에선 전통적으로 프라이버시(사생활)를 매우 중요시한다. 전염병 창궐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사용자 데이터 수집이나 추적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일부에선 사람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이 추적된다면 차라리 스마트폰을 끄거나 집에 두고 다니겠다는 사람도 있다.


사용자 개별 움직임까지 추적하는 국가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현재 한국, 중국, 싱가포르, 이스라엘은 확진자의 위치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방역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대테러 기술을 활용해 확진자 동선을 추적하기로 했다.


BBC 등 서구 언론에선 단기적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디지털 추적 기술을 동원하지만, 동시에 시민을 감시 상태로 인도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를 쓴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전염병은 몇몇 정부에게 새로운 감시 도구를 배치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임시 조치가 일상적 상황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유발 하라리는 사람들은 사생활과 건강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건강을 선택하겠지만, 이는 선택해야하는 문제가 아니며 둘 다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기술은 시민에게 힘을 실어주고, 시민이 정보에 기반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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