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출 위기.. 애플-디즈니 인수 기회 갖나?
지난 주말 우리나라에서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는 19만 명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장을 찾는 사람이 급감했지만 주말 관객 수가 20만 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상상 이상으로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영화관의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처럼 영화관 관객 수 급감도 유럽, 미국 등으로 퍼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영화 콘텐츠 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10명 이상의 모임을 갖지 말라고 주문했다. 질병통제센터(CDC)는 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는 모두 취소하도록 강력 권고했다. 결국 영화관 등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라고 국가가 나서 선언한 것이다. 일부 주 정부에서는 레스토랑이나 술집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의 영업을 아예 중단시키고 단속에 나섰다. 미국 대형 극장 체인 리걸 시네마스는 이번 사태로 미국 내 543개 극장 문을 아예 닫았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화 콘텐츠 기업은 살아남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이 상태가 장기화되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자칫 사업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사 유니버셜은 처음으로 극장에 상영 중인 영화의 온라인 대여 서비스에 나섰다. 이미 상영이 끝났거나 규모가 작은 영화가 아니라 더 헌트, 엠마, 인비저블맨 등 극장에서 메인으로 상영하는 영화를 안방에서 빌려 볼 수 있는 것이다.
유니버셜 영화는 아이튠스, 아마존 등 디지털 영상 콘텐츠 구매가 가능한 플랫폼에서 한 편당 20달러에 빌릴 수 있다. 보통 개봉이 끝난 영화의 대여료가 3.99달러 수준인 것에 비하면 비싸지만 영화관에 못 가는 사람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일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작 개봉이 미뤄지며 콘텐츠 제작 일정 전반에 차질이 발생하고 수입 감소 등 실적에 미칠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영향을 입을 업체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 대장주라 할 수 있는 디즈니다.
디즈니 주가는 디즈니 플러스 출범 등으로 최고 평가됐을 때보다 약 30%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또 디즈니랜드를 비롯한 여행 관광 사업이 아예 정지된 상황과 다름없어 매출 악화가 예상된다.
업계는 영화 콘텐츠 업계의 위기가 애플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 투자사 로젠블라트는 그동안 계속 제기되어온 애플의 디즈니 인수가 이번에 이뤄질 기회가 왔고 적기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가치가 낮아진 디즈니를 한 번에 애플이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디즈니 현재 기업가치는 애플의 현금 보유액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플과 디즈니의 통 큰 합병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디즈니 경영진이 최근 바뀌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창업자와 실제로 합병을 논의했던 밥 아이거 전 디즈니 CEO는 최근 직책에서 물러났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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