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플러스

화성 탐사의 다음 타자가 드디어 이름을 얻었다. 호기심(큐리오시티)의 뒤를 이을 화성 탐사의 정신 '끈기(퍼서버런스)'라는 로봇이 화성을 누비게 될 전망이다. 그리고 시사상식 단어에서 외워야 할 것이 하나 더 생겼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0여년 간 비공식 명칭으로 불렸던 화성 탐사 로봇의 정식 이름을 '퍼서버런스(Perseverance)'라고 지었다. 끈기 혹은 인내라는 의미다. 이름은 미국 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에 사는 중학교 1학년(미국 7학년) 학생이 지었다. 알렉산더 매더가 그 주인공이다.

​ NASA는 지난 8월부터 화성 탐사 로봇의 이름을 공모하기 시작했다. 대상은 미국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들이었다. NASA는 화성 탐사 로봇의 이름과 그 의미를 설명하는 150자 에세이를 받았는데, 총 2만8000건이 접수됐다. 수천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 심사위원들이 후보를 추렸다. 최종 후보 가운데는 '재간(Ingenuity)' '명확(Clarity)' 등도 포함됐지만, 결국 알렉산더 매더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알렉산더 매더는 에세이에서 "우리는 탐험하는 종(種) 중 하나다. 화성에 가는 도중 많은 좌절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인내할 수 있다. 우리는 (미)'국민'이 아닌 '인류' 로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퍼서버런스 작명 의미를 설명했다.

​수년간 정식 명칭 없이 MARS 2020이라고 불렸던 화성 탐사 로봇은 이제 퍼서버런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올해 7월 화성을 향한다. 발사 장소는 플로리다에 있는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다. 퍼서버런스를 태우고 화성을 향하는 건 애틀러스 V 발사체다. 알렉산더 매더는 애틀러스 V 발사 모습을 직접 지켜볼 수 있도록 현장에 초청받았다.

퍼서버런스는 2021년 2월 18일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다. 제로 크레이터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수십억년 전 생명체를 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퍼서버런스는 화성에 있는 생명체 흔적을 찾는 임무를 맡고 있다. 또 화성 지표면을 돌아다니며 각종 표본을 지구로 돌려보내는 임무도 받았다. 이 샘플은 다른 우주선을 통해 돌아오는데, 회수를 위한 우주선 제작에는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 향후 인간이 직접 화성을 탐사할 것을 염두에 두고 위험 요소는 없는지도 파악한다. 화성 환경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미래에 '화성 기지'를 건설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퍼서버런스가 바퀴를 움직이기 시작하면 화성에서 돌아다니며 활동하는 탐사 로봇은 총 2대가 된다. 선배는 2011년 11월에 지구를 떠나 2012년 8월 화성에 도착한 '큐리오시티'다. 화성 환경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인지, 인간이 탐사해도 문제가 없는지와 화성의 각종 물질을 조사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큐리오시티도 미국 캔자스 출신의 6학년 학생이 이름을 지었다.

화성 탐사의 선구자 역할을 한 로봇은 그 외에도 패스파인더(이동식 로봇은 소저너),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인사이트 등이 있다. 패스파인더는 1997년 화성에 착륙했다. 1998년 통신 두절로 임무가 종료됐다.

두 번째로 화성 땅을 밟은 건 쌍둥이 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다. 2004년 1월 화성에 착륙했다. 스피릿은 2010년 3월 통신 두절됐다. 원래 예상했던 생존 기간은 90일이었지만, 실제 활동 기간은 2210일이었다. 오퍼튜니티는 2018년 6월 모래 폭풍을 만나 작동이 멈췄다. 수개월 동안 교신을 시도했지만 결국 연락이 닿지 않았다. 2019년 2월 임무가 종료됐다.

인사이트는 2018년 5월 발사됐다. 움직일 수 있는 로버형이 아닌 땅에 박혀 화성 지질을 조사하는 랜더형으로 설계됐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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