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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는 빛 좋은 개살구인가, 파괴적 혁신인가.

조회수 2020. 2. 28.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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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는 빛 좋은 개살구인가, 파괴적 혁신인가.


2010년대는 공유경제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유경제의 선두주자는 단연코 '우버'였다. 우버는 차량을 가진 운전자와 승차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정보통신기술(ICT) 중개 플랫폼으로 세계 최대 모빌리티 기업으로 우뚝 섰다. 우버를 선두로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공유경제 기업들이 수백억 달러 규모 기업가치로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장밋빛 앞날만 있을 것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건물을 재임대하는 대표적인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무너졌다. 위워크의 상장 실패는 주요 투자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까지 휘청이게 했다. 위워크는 존폐의 위기에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한 상태다.

공유경제 대표 서비스의 현주소

지난해 증시 상장에는 성공했지만, 우버는 각국에서 규제와 싸우고 있다. 본업인 승차 공유사업보다 부업인 배달대행 사업에서 수익을 남기고 있다. IPO를 앞둔 에어비앤비는 합법과 불법 사이 사이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숙박업계 전반에 닥친 위기에 에어비앤비도 예외는 아니다.


공유경제는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밀레니엄 세대 꿈의 직장에서 공유경제의 적으로


2010년 미국에서 창업한 위워크는 공유 오피스를 지향하며 사업을 확장해왔다. 경기 불황으로 늘어난 건물 공실을 임대해 프리랜서와 사무실 단기 임대를 원하는 기업들에게 재임대했다.


위워크는 월 단위 계약이나 개인별 계약도 가능한 사업 모델로 연간 단위로 이뤄지는 사무실 임대 계약에 대한 입주 기업의 부담을 줄였다. 책상과 의자, 사무용 복합기 등을 갖춰놓았기 때문에 유연한 인력 구조가 필요한 스타트업과 IT기업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마치 카페와 같은 사무공간 인테리어는 밀레니엄 세대를 위한 일하는 환경이란 평가를 받았다. 전 세계 40개국 120여 곳 이상 지점을 확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IPO를 앞두고 공개된 회사의 막대한 부채와 방만한 경영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였던 애덤 노이만은 '일탈'에 가까운 경영으로 회사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그는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회사로부터 고액의 브랜드 사용료를 따로 받아 챙겼다. 측근들을 고위직에 채용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위워크의 상장은 철회됐다. 커뮤니티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회사의 주장과 달리 단순 부동산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비판 속에서 470억 달러에 달하던 기업가치는 80억 달러까지 주저앉았다.


위워크는 결국 막대한 손실로 인해 직원의 20%를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자회사도 매각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마저도 모자라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 그룹의 긴급 자금 수혈이 이뤄졌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공유경제 전반에 위기설을 가져온 장본인이 됐다.


밀레니엄 세대들의 인스타그램을 장식하며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공간에서 허리 띠를 졸라매고 생존을 모색하는 신세가 된 위워크, 다시 재기의 기회가 돌아올까? 

에어비앤비, 코로나19에도 살아남을까 


세계 최대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올해 IPO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몸집 큰 유니콘 기업들이 상장 과정에서 잇달아 기업가치가 추락하거나 상장 자체를 포기하는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실리콘밸리에선 에어비앤비 상장을 올해 스타트업 상장 성공의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말 '호재'를 하나 만났다.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가 에어비앤비를 부동산중개업체가 아닌 정보서비스업체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우버가 앞서 유럽사법재판소로부터 택시회사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후 유럽에서 전자상거래법이 아닌 EU회원국의 운송회사 규제에 따라야 했다. 에어비앤비는 IT서비스라는 판결을 받음으로써 일단 유럽 시장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에어비앤비는 그동안 부동산 중개업에 해당하는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숙박업계와 지자체와 갈등을 겪어왔다. 에어비앤비 서비스로 인해 주변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등 부작용도 발목을 잡았다. 일종의 '젠트리피케이션' 유발자라는 지적이다.


에어비앤비가 공중위생이나 안전, 범죄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불법 영업을 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문제지만, 에어비앤비에게 요구되는 책임도 적지 않다. 이러한 부정적 여론과 각종 규제를 무마하기 위해 에어비앤비는 게스트, 호스트, 커뮤니티 등에 대한 투자 계획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해묵은 문제 이외에도 에어비앤비의 발목을 잡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코로나19의 확산이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사실상 중국 사업은 중단됐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사업이 '올 스톱'된 것은 IPO를 앞둔 에어비앤비로서 대형 악재에 해당한다.

마케팅 비용, 안전 비용 등 대규모 투자로 손실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예약 취소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전망이다.

모빌리티의 미래는 멀고, 배달업 없이 못 살아

우버는 공유경제의 상징과 같은 기업이다. 우버는 2009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량 100대로 시작했다.


우버는 자가용을 소유한 사람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남는 시간에 '택시 기사'로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폭발적으로 인기를 모았다. 우버 서비스는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카피캣(모방) 서비스도 다양하게 등장했다. 택시 노동자들과 충돌하고 각국의 운송산업 규제에 시달렸지만, 서비스 성장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작년 상장 직전 기업가치는 최대 1200억 달러까지 바라봤다.


하지만 우버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절반 이하로 꺾이고 말았다. 상장 후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는 회사의 목줄을 조였다. 분기마다 1조 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를 제외하곤 눈에 띄게 성장하는 부문이 없었다.


우버를 비롯한 승차 공유서비스에 대한 규제는 갈수록 거세졌다. 우버는 해외 시장에선 지역 기업들에 밀려 쫓겨나다시피 철수했다. 중국에선 경쟁자인 '디디추싱'에 회사를 넘겼고,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에 사업 부문을 팔았다.

우버는 창업 이후 여러 차례 위기를 넘겨왔다. 우버의 공동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사내 성 추문 사태로 물러나면서 익스피디아 CEO를 지낸 다라 코스로샤히를 '구원투수'로 불러들였다. 다라 코스로샤히 CEO는회사를 정상화하고 간신히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미래 항공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우버는 올해 들어 부진했던 주가 움직임이 개선되며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0억 7000달러로, 전년 대비 37%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우버는 이르면 올 연말에는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혈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고 외친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공유경제 전성시대는 계속될 것인가


2010년대 공유경제의 등장으로 ICT 중개 플랫폼을 사업 모델로 하는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중국에선 우산, 농구공, 자전거 등을 빌려주는 서비스가 생겨났다 사라졌다.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와 같은 공룡 스타트업의 성장으로 공유경제는 전성기를 맞는 것처럼 보였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다. 단기·계약직 근무를 의미하는 '긱 경제(Gig Economy)'는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기존 사업자와의 사회적 갈등과 노동자 처우 개선 문제 등은 우버 등 여러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사회안전망 부족으로 인한 저임금, 불안한 고용 등의 문제를 증폭시켰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기업은 수수료 장사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공유경제는 경제활동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디지털 기술로 수요와 공급을 즉각 연결하고, 유휴자원의 효율성을 높였다. 소비자들은 ICT 플랫폼을 통해 개별 서비스를 과거보다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비싼 차량을 렌트하거나 불편한 택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됐고, 해외에서 호텔이나 리조트 대신 다양한 숙소를 저렴하게 이용해볼 수 있다. 장점이 많은 사업 모델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공유경제 서비스는 시작 단계다. 새로운 서비스가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선 지속적인 혁신과 사회와 함께 가려는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2020년은 공유경제에 어떤 한 해가 될 것인가.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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