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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 위협하는 가상 아바타 '브이튜버' 열풍

조회수 2020. 1. 26.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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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상현실(VR) 연예인들이 살아있는 '진짜' 연예인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연예인은 리스크가 크다. 연예인의 일탈행위 때문에 그를 모델로 세운 프랜차이즈 식당이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때 신인이었던 배우가 인기스타가 되면서 소속사에 엄청난 재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 하나 없이, 지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하는 연예인이 있다면 어떨까?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브이튜버 '키즈나 아이' 유튜브 갈무리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왕국, 일본에서 2D나 3D 디지털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만들어진 1인 미디어 창작자를 가리키는 '가상 유튜버(Virtual YouTubers, 이하 '브이튜버')가 뜨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지난 몇 년 간 이러한 가상 연예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의 웹 분석회사인 '유저로컬'에 따르면 브이튜버 숫자는 2018년 초 200명(?)에서 현재 9000명을 넘어섰다. 


가상 연예인 사업을 전개하는 한 스타트업의 임원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브이튜버(VTubers)'는 일 년에 수 엔, 즉 수십억 원을 벌이들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러한 가상캐릭터로 만들어진 아바타의 시장 규모를 연간 50억~100억 엔(약 500억~1000억 원)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몇 년 사이에 이 시장의 규모가 500억 엔(약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브이튜버는 '키즈나 아이(AI)'다. 머리에 분홍 리본을 단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한 만화 캐릭터로 유튜브, 틱톡,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팔로워를 모두 합치면 약 600만 명에 이른다. 2016년 최초의 '버추얼 유튜버'를 표방하며 출발해 콘서트를 열고, 게임 해설을 하고, 사진집을 내고, 광고와 TV쇼에도 출연하고 있다.

키즈나 아이를 만든 곳은 액티브에잇(Activ8)이란 제작사로 현재 약 50개의 브이튜브를 보유하고 있다. 주 수입원이 광고 캐릭터 사용료와 굿즈 등이다.


소셜 게임 플랫폼으로 유명한 일본 그리(Gree)도 가상 캐릭터 '프로듀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가상 캐릭터 사업이 아이돌을 키우는 연예 기획사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브이튜버는 새로운 현상처럼 보이지만, 캐릭터를 만드는 기반이 되는 '모션 캡처' 기술은 이미 헐리우드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것이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살아있는 듯한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50개 이상의 센서가 달린 슈트를 입은 배우들이 다양한 동작을 촬영하고 있다.


그리는 컴퓨터로 가상 캐릭터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신만의 가상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리얼리티(Reality)'를 개발했다. 사용자들은 눈과 얼굴 모양, 머리 색 등을 선택함으로써 자신만의 아바타를 제작할 수 있다. 살아있는 사람을 마치 가상 캐릭터처럼 만들어주는 일종의 '필터'앱인 셈이다.

소셜 게임 플랫폼 그리의 '리얼리티' 앱 소개 영상 갈무리

이는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실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도 소셜미디어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개발사인 그리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네시아, 서구 시장에서도 반응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음악은 가상 캐릭터와 '궁합'이 좋은 콘텐츠라는 평가를 얻으며, 콘서트 위주로 이벤트가 늘고 있다.


일본에서 몇몇 브랜드들은 브이튜버의 새로운 마케팅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음료, 제약, 전자상거래 회사들은 유튜브에 자신들만의 가상 캐릭터를 만들었다. 일본의 주요 방송사에선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뉴스를 보도하게 하는 등 젊은 시청자에게 관심을 불러 일으키려 노력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 시장이 텔레비전보다 더 큰 광고시장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회사 덴츠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 지출이 2018년에 16% 증가한 1조 7500억 엔을 기록하는 동안, TV광고 지출은 1.8% 감소한 1조 7800억 엔을 기록했다.

그리의 '리얼리티' 앱으로 만든 가상 캐릭터, 유튜브 영상 갈무리

브이튜버를 활용하는 회사는 이들이 리스크는 적고 성공했을 경우 보상은 크다고 말하고 있다. 인기 연예인들이 불미스러운 사생활 등으로 논란이 되면,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던 브랜드들도 덩달아 휘청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상 캐릭터는 사생활 문제가 불거질 일이 없으며 사실상 24시간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상 캐릭터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브이튜버가 '포켓몬스터'처럼 의미가 있는 지식재산(IP)이 되려면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브이튜버 콘텐츠는 외연 확대가 중요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결국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관심 있는 일부만 관심을 가지는 틈새시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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