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1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 써보니

조회수 2019. 12. 15.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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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11 시리즈가 출시된 지 벌써 세 달이 다 되었다. 처음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던 케이스 종류도 많아졌고 에어팟 프로까지 나오며 이제 웬만큼 필요한 아이폰 관련 액세서리는 다 나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치 허를 찌르듯 아이폰 11 시리즈용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가 등장했다.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는 배터리가 내장된 애플의 정품 아이폰 케이스다. 아이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를 써본 사람은 제품을 칭찬하고 쓰지 않을 사람은 비난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절대적인 호불호'가 꽤나 갈리는 상품이다.

매년 아이폰이 새로 출시될 때마다 나오는 이 제품, 과연 어떤 장단점이 있고 포인트가 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써봤다. 약 2주간 쓰며 느낀 장점과 단점을 정리했다.

장점

딱 아이폰을 위한 맞춤형 제품

필자가 써본 제품은 아이폰 11용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다. 아이폰 11과 아이폰 11 프로 그리고 프로 맥스가 모두 크기가 다른 까닭에 각각 다른 전용 케이스가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과 기능은 모두 같다.

제품을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정말 마감이 좋다'였다. 완성도가 높아 보이는 상품이다. 애플의 정품 실리콘 케이스와 겉과 속의 재질이 같지만 추가적으로 배터리가 있는 모습이다.

아이폰을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에 끼웠을 때 손에서 적당히 미끄러지지 않는 촉감이나 그립감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딱 아이폰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느낌이다.

무적의 배터리 사용시간

이름부터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인 만큼 당연히 제품을 사용하면 아이폰의 사용 시간이 최대 50% 늘어난다. 케이스가 없어도 예전보다 오래 버티던 아이폰 11은 거의 무적 상태가 됐다.

하루 종일 밖에 나가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안성맞춤이었다. 잠깐 케이스를 빼고 쓰니 배터리가 닳는 게 체감됐다.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는 충전해 놓은 배터리가 다할 때까지 계속 아이폰을 충전하고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를 끼워놓은 상태에서도 유선 충전은 물론 무선 충전까지 가능했다. 케이스 자체에도 무선 충전 코일이 내장됐다. 스마트 배터리 전원을 아이폰으로 보내는 항상 보내고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두 기기 모두 충전을 할 수 있었다.

아이폰을 똑딱이 카메라처럼 쓰고 싶다면

예전부터 매년 나오던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라지만 올해는 더 특별한 것이 있었다. 바로 새로운 기능 '카메라 버튼'이다. 카메라 단축키로 길게 한 번 누르면 카메라 앱이 실행되고 셔터로 변신해 아이폰을 마치 똑딱이 카메라처럼 만들어 준다.

카메라 버튼은 여행에서 가장 유요할 기능이다. 오랜 시간 밖에 있어야 하는 여행에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로 충전 걱정 없이 다니다가 사진을 찍을 순간이 오면 이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된다. 카메라를 깨우고 스와이프 할 필요도 없이 바로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어야 하는 일이 많은 행사 등에서도 유용했다.

애플은 카메라 버튼 사용을 제대로 작동하게 위해서 아이폰의 OS 버전을 13.2 이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단점

'묵직한 손맛' 굳이 필요할까

아이폰을 항상 충전할 수 있으면서 하나의 기기와 같은 완성도를 갖추려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무게다.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를 끼우니 안 그래도 가볍지 않던 아이폰 11의 무게가 아주 묵직해졌다.

외투 주머니에 아이폰을 넣으니 "여기 스마트폰 있어요"라고 알려주는 무게를 체감할 수 있었다.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보자면 절대 주머니에서 흘러내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익숙해지면 길을 나서다가도 스마트폰이 없는걸 알아챌 수 있는 무게다.

하지만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를 끼웠을 때 크기는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아무리 긍정의 힘을 발휘해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 안 그래도 크기가 작지 않은 아이폰 11 시리즈가 더 크고 무거워지는 것이다. 기존 아이폰 11을 한 손으로 잡기 어려운 사용자라면 한 손 사용은 포기하는 게 좋다. 아이폰 11 맥스의 경우는 아마 한 손으로 쓸 수 있던 사람도 두 손으로 사용해야 할지 모른다.

따끈따끈한 손난로 아이폰

예전 아이폰에 비하면 아이폰 11 시리즈의 발열은 심하지 않았다. (이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용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를 끼우자 확실히 발열감을 느낄 수 있다. 충전을 계속하고 있는 시스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이폰 배터리가 100%가 아닌 상태에서 케이스를 끼운다면 더 확실한 온기를 느낄 것이다.

여기서 아쉬운 점이 하나 더 추가된다. 바로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를 켜고 끌 수 없다는 점이다. 만약 제품을 켜고 끌 수 있다면 원하는 때에 아이폰에 추가 전원을 공급하고 필요 없을 때는 차단할 수 있어 발열도 줄이고 유용할 것 같지만 애플은 불필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만약 이 부분에 불만이 크다면 다른 대안 제품을 찾아볼 수도 있다. 서드파티 액세서리 업체 모피의 스테디셀러 '주스팩'도 아이폰 전용 배터리 케이스다. 애플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가 첫 등장하기 나오기 전부터 제품에 전원 스위치를 탑재해 출시하고 있다.

애플임에도 쉽게 수긍할 수 없는 가격

처음 제품이 공개됐을 때 유용하게 잘 쓸 것 같다 생각했지만 가격을 보는 순간 "역시 비싸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이폰 11 시리즈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의 국내 정식 판매 가격은 16만 9000원이다. 이 가격이면 사실 웬만한 보조배터리 몇 개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위로를 해보자면 그나마 다행이다. 작년에 나온 아이폰용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를 출시하며 올린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나왔다.

억울하지는 않은 가격 정책이다. 해외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미국 가격 129달러(소비세 미포함)에 현재 환율(1달러 = 1193.5원)을 곱하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붙는 부가세 10%를 추가한다면 딱 17만 원이 조금 안된다.

만약 당장 필요하지 않고 가격도 부담되지만 언젠가 한 번 써보고 싶다면 내년 이맘때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마다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새 아이폰이 나오면 블랙프라이데이 등 세일 행사에 액세서리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제한적인 제품 컬러와 재질

다른 애플의 아이폰 케이스와 달리 제품의 소재와 컬러가 제한적이다. 아이폰 11용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는 화이트와 블랙, 아이폰 11 프로와 프로 맥스용 제품은 여기에 핑크 샌드 색상이 추가로 있다. 그래도 전작보다는 나아진 수준이다. 아이폰 XS 용 제품에는 아이폰 11용과 같이 블랙과 화이트 두 색상만 있었다.

하지만 재질은 여전히 모두 실리콘이다.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아이폰을 탈부착하려면 어쩔 수 없지만 특히 어두운 색상에는 먼지가, 밝은 색상에는 때가 많이 묻는 것이 불편하다. 가죽 소재까지 만들어주길 바라는 것은 좀 사치일 수 있겠다.(비싸질 테니까...) 다른 실리콘 케이스와 같이 옐로나 그린 등 다양한 색상 옵션을 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을까 싶다.

정리하자면 아이폰 11 시리즈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를 선택하는 데 있어 큰 고민은 필요 없다. 그저 때 타는 것이 보기 싫다면 블랙, 먼지가 더 싫다면 화이트나 핑크 샌드 중 고르면 된다.

결론

아이폰 11 시리즈용 스마트 배터리 케이스는 지난달 21일 공개됐다. 이후 마지막 주부터 일부 국가에 판매를 시작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판매를 시작하지 않았다. 구매를 고민할 시간은 충분하다.

확실한 것은 무겁게 뭔가를 들고 다니기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 써서는 안되는 케이스다. 차라리 보조배터리를 필요에 따라 가지고 있다가 그때그때 충전하는 게 낫다. 가격만 놓고 따져봐도 그게 더 현명한 소비다.

여행 등 야외 활동이 많고 아이폰으로 사진을 자주 찍는 사람이라면 구입을 고민해도 좋다. 배터리 확장으로 사용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새 카메라 버튼의 편의성에 만족감이 높을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창욱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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