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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기술]식품을 장기간 보관하는 '태양열 건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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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는 음식을 저장하는 방법 가운데 그 역사가 가장 길다고 한다.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곡류와 채소뿐만 아니라 부패가 쉬운 고기 등 축산 식품도 건조한다. 고대 이집트나 중국에서 고기를 햇볕에 말려 보관했다.

식품을 건조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오랫동안 음식을 먹기 위해서다. 채소나 과일 경우 봄부터 가을까지 수확해 바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겨울에는 자라지 않는다. 겨울에 굶지 않으려면 봄, 여름, 가을 때 얻은 채소와 과일을 말려 놓아야 한다. 봄나물을 말려두었다가 겨울에 물에 불려 활용할 수 있다.

겨울에 동물을 사냥해 고기를 얻었다고 하자. 온도가 낮아 한동안은 보관하기 용이하다. 봄이 돼 기온이 올라가면 쉽게 부패한다. 육포처럼 미리 건조해두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식품에 부패 미생물이 자라면 식품 성분을 분해한다. 맛과 냄새, 색 등이 변한다. 단순히 성질만 변하면 다행이다. 세균과 곰팡이가 증식해 섭취한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소위 상한 음식이나 썩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수분이 많을수록 부패 위험이 높아진다. 식품 내 수분 함유량이 16% 이상이면 대부분의 곰팡이가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수분 함유량을 13% 이하로만 떨어트려도 곰팡이가 생육하기 어렵다. 결국 식품을 건조하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식품 건조는 결국 음식 내부의 수분을 제거하는 것이다.

냉장 혹은 냉동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에서는 식품 건조 필요성이 떨어진다. 신선한 식품을 냉장고에 넣고 필요할 때 꺼내 먹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냉장고를 구매하기 어렵거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는 같은 방식의 식품 보관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케냐를 예로 들어보자. 2000년대까지 케냐에서는 수확한 야채와 과일 30~40%를 폐기했다. 식품을 보관하기 위한 사후 처리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수확한 식품의 손실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식량 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다. 쓰레기 문제도 발생한다.

캐비닛 방식 태양열 건조기

케냐 같은 곳에서 식품의 장기간 보관을 위해 건조법을 택할 수 있다. 건조는 식품 내 수분을 날려보내는 것이다. 증발의 조건과 같다. 물은 온도가 높을수록 바람이 잘 통할수록 빨리 증발한다. 빨래를 말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을 증발시키기 위한 열에너지를 어디에서 얻는 것이 가장 유리할까. 바로 태양열에너지다. 아프리카 지역에는 태양 에너지가 풍부하다.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이다. 태양열을 통한 식품 건조가 적정 기술로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자리를 펼치고 그 위에 식품을 놓아두어도 건조가 되긴 한다. 하지만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건조 과정에서 곰팡이가 피거나 부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식품의 가공이다. 사과를 그대로 햇빛에 둔다고 해서 건조되지 않는다. 분명 썩어 버릴 것이다. 얇게 썰어서 햇빛과 공기가 닿는 표면적을 넓힐수록 빨리 건조할 수 있다. 적정기술 개발과 보급을 담당하는 비정부기구(NGO) '솔라 쿠커 인터내셔널'에서는 두께 6mm 정도로 얇게 자른 식품을 권장한다. 무를 조각내고 얇게 잘라 채반에 두고 말려 무말랭이를 만드는 과정을 떠올려보자.

다음은 건조기다. 태양열은 집열이 가능하다. 특정 영역에 집중적으로 열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표면에 검은색 소재만 쓰더라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소재가 돌이나 철판처럼 열을 오랫동안 유지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이러한 특징을 십분 활용해 태양열 건조기를 만들 수 있다. 통풍이 잘 되어야 한다는 건 두말할 나위 없다.

적정 기술 사례를 언급할 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태양열 건조기는 캐비닛 형태다. 탁자나 지지대를 놓고 상자 안에 식품을 넣는다. 미끄럼틀처럼 상자에서 태양열을 받을 수 있는 흡열판을 설치한다. 흡열판은 검은색으로 만들고 아래에서 공기가 들어와 식품 상자 쪽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구멍을 뚫는다. 흡열판은 투명한 비닐이나 유리로 덮는다. 열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케냐에서 2002년부터 30개 정도의 태양열 건조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1000여명의 농부가 사용법을 훈련받았다. 신선한 농산물은 그대로 판매하고 일부 남은 농산물은 건조했다. 보존 기간이 늘어난 건조식품을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50% 증가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태양열 직접 건조기

캐비닛 방식은 식품이 직접 햇빛을 받지 않는다. 반면 직접 태양열 건조기는 식품에 바로 햇빛이 닿는다. 검은색 흡열판 위에 식품을 놓아두는 것이다. 물론 통풍도 신경 써야 한다. 직접 방식 경우 흡열판을 일부 가려 온도 자체는 캐비닛 방식보다 낮을 수 있다. 그러나 건조기 하단에 소형 난방 장치(불을 피우거나 여건이 되면 전기스토브 등을 활용할 수 있다)를 두면 건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캐비닛 방식보다 빨리 건조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온도가 50℃를 넘어 식품이 과열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터널식 태양열 건조기

보다 대량으로 식품을 건조하는 태양열 건조기도 있다. 터널 방식이라고 한다. 긴 건조 테이블 위에 식품을 올려두고 투명한 비닐로 덮는다. 태양열을 직접 받으면서 건조하는데, 통풍이 중요하다. 이 통풍을 위해 비닐 아래, 테이블 위 터널과 같은 공간에 바람을 보낸다. 이 바람은 송풍기(팬)로 발생시킨다. 송풍기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소규모 전력을 얻어 활용한다.

터널식 태양열 건조기

태양열 건조기는 기기를 사용하는 현지 사정에 맞게 제작하면 된다. 여건이 맞지 않다면 채반에 식품을 올려두고 말려도 좋다. 앞서 언급한 태양열 건조기는 식품을 보다 많이 효율적으로 건조하기 위한 장치이지 필수 조건은 아니다. 온실 형태로 문을 열어 두어 통풍이 잘 되게 하는 형태의 태양열 건조기도 있다.

현지에 있는 자재 등으로 쉽게 제작하고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으며, 유지 보수가 쉬우면 어떤 형태든 크게 상관없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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