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인공위성도 심폐소생..수리 우주선 띄운다

조회수 2019. 11. 30.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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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의 수명은 얼마일까. 보통 15년에서 20년으로 본다. 인공위성이 궤도를 도는 동안 지구와 통신하는 장비, 인공위성 온도 제어 장치, 자세와 궤도 조정 장치 등을 운용하려면 전기가 필요하다. 인공위성은 태양 전지로부터 발생한 전기로 움직인다. 이 태양 전지와 재충전 배터리 수명이 약 15~20년이다.

배터리 수명이 끝나면 인공위성 수명도 다하는 것이다. 만약 저 궤도를 도는 위성이면 공기 저항 때문에 더 많은 자세 제어용 추진 장치를 사용해야 하기에 인공위성 수명도 더 짧다.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은 추락해 대부분 대기권에서 타 없어진다. 일부 위성은 원하는 지점에 낙하시킬 수 있는 자체 추진 시스템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위성은 우주에 남아 우주 쓰레기가 되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궤도를 돌면서 다른 인공위성과 충돌해 피해를 입기도 한다. 만약 인공위성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고장 난 부품을 수리한다면 어떨까. 인공위성 수명이 훨씬 길어지게 될 것이다. 기존 인공위성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위성을 발사하는 비용도 아낄 수 있다. 그만큼 우주 쓰레기 양도 줄어든다.

이러한 상상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의 방산업체 노스롭그루만과 스타트업 애스트로스케일의 프로젝트가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노스롭그루만은 10월 9일 러시아에서 MEV-1라는 특수 임무를 받은 우주선을 쏘아 올렸다. MEV-1은 내년 1월 말 인텔샛 901(Intelsat 901) 위성과 접선한다. 인텔샛 901은 2001년에 쏘아 올린 통신 위성이다. 지상에서 3만4500km 떨어진 궤도를 돌고 있는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추진력이 부족해 이미 지상에서 통제할 수 없게 됐다. 즉 수명이 다해 간다는 것이다.

MEV-1 임무는 인텔샛 901을 살리는 것이다. 인텔샛 901에 접근해 목숨이 간당간당한 이 인공위성을 붙잡는다. 일부는 로봇 메커니즘을 활용해 '쥐는' 방식으로 인텔샛에 부착된다.

MEV-1가 가진 배터리를 통해 인텔샛 901에 새로운 전력을 공급하고 인공위성의 각종 장치가 정상 운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쉽게 생각하면 보조 배터리가 날아가 인공위성을 알아서 붙잡고 전기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노스롭 그루만은 MEV-1가 인텔샛과 '한 몸'이 돼 제대로 전력을 공급하고 각종 기기가 작동한다면 인텔샛을 5년 정도 더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MEV-1 마저 운용할 수 없게 되면, MEV-1은 마지막 남은 힘으로 인공위성을 '묘지'로 데려간다. '묘지 궤도'라고 불리는 궤도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 궤도에서는 다른 인공위성과 충돌하지 않는다.

노스롭그루만이 인공위성 수명을 늘려 문제를 해결했다면 애스트로스케일은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수집해 대기권에서 소각한다. 2013년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이 항공 우주 스타트업은 'ELSA-d'라는 인공위성의 자석으로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과 각종 부품 등 우주 쓰레기를 수거한다. ELSA-d가 우주에 도착하면 자석판이 분리돼 서로 만나면서 물체를 부착(도킹)한다.

이를 모아서 지구 대기권에서 우주 쓰레기가 타 없어질 때까지 궤도를 아래로 끌어당긴다. ELSA-d는 궤도를 이탈한 인공위성을 조정하는데도 쓸 수 있다. 애스트로스케일은 최근 ELSA-d 조립에 들어갔고 내년 발사할 계획이다.

노스롭그루만과 애스트로스케일은 모두 '우주 서비스'를 표방한다. 이 회사들의 행보에 전례 없던 혁신 서비스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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