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술] 햇빛으로 물을 살균한다 'SODIS'

조회수 2019. 12. 1.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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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우리 삶에 필수다. 태양이 없으면 인간은 살 수 없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의 생명체가 태양 에너지를 기반으로 생명 활동을 이어 나간다.

우리가 태양으로부터 얻는 것은 빛과 열에너지다. 사실상 무한한 에너지이자 청정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적정 기술에서 태양이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다. 태양 에너지를 기반을 한 다양한 적정 기술이 있는 배경이다.

태양의 빛 에너지를 활용한 적정 기술 가운데 SODIS가 있다. 태양 소독(Solar disinfection) 단어의 앞 글자를 따왔다. 태양을 활용한 소독법으로 SODIS 법이라고도 한다.

태양으로 어떻게 물을 소독을 할 수 있을까. 해답은 빛, 광선에서 찾을 수 있다. 태양은 빛의 파장에 따라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못한 영역으로 나뉜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이 가시광선이다. 가시광선 영역 밖에는 적외선과 자외선이 있다. 태양 소독은 이 자외선을 통해서 이뤄진다.

자외선은 10~400nm 파장대의 방사 에너지다. 미생물과 바이러스, 곰팡이, 박테리아 등에 대해 살균과 멸균 효과를 가진다. 행주나 수건을 일광 소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상하수도 정수 시설이 잘 갖춰진 우리는 깨끗한 물을 마시는데 어려움이 없다. 꼭 생수나 정수기가 없더라도 수돗물을 마시면 된다. 하지만 많은 빈곤 국가나 일부 개발 도상국가에서는 이러한 정수 시설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곳 사람들은 웅덩이이나 오래된 우물, 저수지 물을 그대로 마시기도 한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오염됐을 확률이 높다.

유니세프가 2015년 조사한 결과, 세계에서 8억4400만명이 아직까지 오염된 식수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물을 소독하는 기술이다. 물 안에 있는 각종 세균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설사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SODIS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물을 소독할 수 있다. 깨끗한 페트병 하나만 있으면 된다. 대규모 정수 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적정 기술로 각광받는다. SODIS는 어떤 식으로 물을 소독할까.


깨끗한 페트병에 물을 가득 채우고 6시간 동안 햇빛에 놔두면 된다. 이게 끝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햇빛 속 자외선이 페트병 속 물에 닿으면 살균한다. 6시간 동안 자외선에 노출하면 식수로 활용할 수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 SODIS 법에 대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한다. 

박테리아 경우 자외선에 매우 민감하다. 햇빛만 받아도 금방 죽는다. 바이러스는 박테리아보다 저항력이 조금 더 강하다. 하지만 6시간 이내에 대부분 죽는다. 일부 기생충은 10시간 이상 노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6시간이면 마실 수 있는 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물을 끓이면 쉽게 소독할 수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SODIS 방식으로 식수를 얻을 수 있다. 페트병은 투명한 것이 좋다. 단 3리터 이상 들어가는 페트병 경우 소독해야 할 물이 많아 6시간보다 긴 시간 동안 햇빛에 노출해야 한다. SODIS 재단에서는 3리터 이하를 권장하고 있다.

물이 탁하다면 모래와 숯 등을 이용해 거르는 것이 좋다. 불순물이 섞여있을 경우 SODIS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SODIS 재단은 투명한 페트병에 물을 담고 신문 위에 올려두는 방법을 제시했다. 만약 헤드라인이 보인다면 SODIS 법을 사용하기 적합한 물이다.

맑은 날이면 하루 6시간이면 충분히 일광 소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날씨가 흐린 경우(구름이 하늘의 절반 이상을 가릴 경우) 이틀 연속 병을 햇빛에 둬야 한다. 페트병에 담긴 물은 바로 마시지 말고 컵 등에 부어서 마실 것을 권장한다. 병에 입을 댈 경우 2차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SODIS 재단은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에서 SODI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약 500만명이 SODIS 방법을 통해 깨끗한 식수를 마신다고 한다. SODIS 재단은 아프리카 베닌에서 2013년부터 2년동안 SODIS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4000가구 6만6000명, 그리고 38개 학교, 10개 보건소에 프로젝트를 통해 식수를 공급했다. 베트남과 볼리비아에서도 SODIS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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