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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차세대미디어대전] 'K포맷'과 'K크리에이터' 새로운 한류에 도전한다

조회수 2019. 11. 22.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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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복면가왕' 등 한국 드라마와 예능 포맷이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글로벌 미디어 춘추전국시대를 맞아 지상파 방송뿐만 아니라 케이블, 지역방송에서도 새로운 방송 포맷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콘텐츠 선진국에서도 'K드라마' 'K팝'을 넘어선 'K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하고 있다.

차세대미디어대전 방송미디어 미래전략 콘퍼런스(2일차)

14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2019 차세대미디어대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이날 방송미디어 미래 전략 콘퍼런스에선 콘텐츠 미디어 수출 성과를 지속적으로 이어 가려면 어떤 노력과 연구가 필요할 것인가를 놓고 국내외 산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콘퍼런스의 포문은 KCTV 제주방송의 '내 별명은 대토령'의 제작발표회가 열었다. 드라마 주연 배우부터 아역까지 총출동해 무대에 올랐다. 지역방송에서 제작, 방영된 드라마 '내 별명은 대토령'은 다문화 2세대 청년이 한국에서 취업하는 내용을 다뤘다. '대토령'은 한국말이 서툴렀던 어린 시절 주인공이 자신의 꿈인 대통령을 대토령으로 잘못 말한 것이다.


'내 이름은 대토령'를 연출한 김정혁 PD는 "각박한 사회에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직장 생활을 통해 미래 한국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총 18부작의 드라마"라며 "이 드라마를 통해 다문화를 보는 시선이 바뀌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에서 4월부터 9월까지 방영되며,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이 4%까지 나올 만큼 사랑받았다. 지역방송에서 나온 드라마로 O.S.T.까지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O.S.T 공연도 함께 펼쳐져 주목을 받았다.

성공한 한국콘텐츠를 어떻게 글로벌로 유통할 것인가


차세대미디어대전 이틀째 콘퍼런스의 공통된 화두는 성공한 한국 콘텐츠를 세계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였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올쓰리미디어(all3media) 그룹의 사브리나 듀게 아시아태평양 총괄 부사장은 콘텐츠 판권의 중요성과 함께 공동 제작 장점에 대해 발표했다.


올쓰리미디어는 영국의 미디어 콘텐츠 제작회사다. 2003년에 설립돼 45개의 레이블에 독립적 프로덕션을 통해 3000여 개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특정 채널이나 방송사와 연계돼 일하지 않고, 해외 방송사부터 넷플릭스 아마존 등과 다양하게 협력해 일하고 있다.


샤브리나 듀게 부사장은 "공동 제작(프로젝트)은 단독 제작일 때의 단점인 홍보와 제작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글로벌 배급이 가능한 공동 제작은 추가 수익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 여부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의 목적이 수익인지 브랜드 강화인지 명확한 목표를 갖고 접근해야 하며, 해외 판권 유통을 위한 발표 시에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파악하고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사브리나 듀게 올쓰리미디어(all3media) 그룹 아시아태평양 총괄 부사장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공동 제작의 잠재력은 크다는 것이 이날 참석한 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위커스 파운데이션의 제인 레이 총괄 감독, IDA 토니 벨 프로그래머, 전주방송의 정희도 팀장은 전문세션에 참석해 다양한 글로벌 공동 제작 사례를 통해 한국 방송사와 글로벌 제작자 간 새로운 기회 발굴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제인 레이 감독은 '다시 태어나도 우리' '달팽이의 별' 같은 한국 다큐멘터리 사례를 통해 보편적 내용을 다루면서 세계 시장에서 인정과 공감을 받는 공동 제작 노하우를 짚었다.


"ACE 공식이 있다. 대담하고(Audacious), 강렬해야 하고(Compelling), Emotive(감정을 자극하는) 콘텐츠여야 한다는 것이다." -제인 레이 감독 


K콘텐츠 실크로드 전략 "제2의 굿닥터, 복면가왕이 나오려면"


올해 차세대미디어대전에서 처음 치러진 토크콘서트 'PD와의 대화'에선 '굿닥터' '복면가왕' 등 방송 프로그램 포맷(이하 포맷) 해외 수출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콘텐츠 창작 선진국인 미국 진출에 대한 경험을 나눴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의 사회로 2013년에 방영된 KBS 의학드라마 '굿닥터'를 미국 ABC 드라마 리메이크하는 데 앞장섰던 유건식 KBS공영미디어연구소 박사, MBC 인기 예능 '복면가왕' 미국 수출에 참여한 이은성 MBC 글로벌사업부 차장, 그리고 닐 랜도 UCLA 전임교수가 참석,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왼쪽부터 최세정 고려대 교수, 이은성 MBC 차장, 닐 랜도 UCLA 교수, 유건식 KBS공영미디어연구소 박사

방송 프로그램 포맷(broadcasting program format)이란 특정 방송 프로그램에서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변하지 않고 지켜지는 프로그램의 핵심 구성안을 말한다. 방송 프로그램이 해외로 수출돼 다시 제작되더라도 동일한 콘셉트와 형식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으로, 포맷은 콘텐츠의 원천 기술에 해당한다. '굿닥터'와 '복면가왕' 모두 기본 골격만 가져가고, 미국 방송에서 새로운 출연진과 현지 사정에 맞는 스토리로 리메이크된 사례다.


"할리우드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에서 성공한다. 한국 콘텐츠가 일본과 중국에서 수익을 많이 얻었다. 미국은 마지막 국가다. 미국은 산업표준화가 철저하게 된 나라고, 그런 나라에서 성공하면 세계에서 한국을 찾는다." - 유건식 박사


"방송 산업은 보수적이다. 제작비 투자가 크고, 검증되지 않은 모험을 하려는 플레이어가 적다. 포맷 자체가 리스크를 줄이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포맷 자체가 보수적 속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미국 시장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검증되면 전 세계에 검증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 이은성 차장 


참석자들은 한국 콘텐츠 포맷이 지속 성공하려면 국내에서도 마케팅이나 제작 규모 면에서 효율적인 시즌제가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해외 진출 경험이 부족하다면 전문 에이전시를 구해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민다현 CJ E&M 해외콘텐츠사업국 부장

K포맷 수출 전략, 기획 단계부터 포맷 '전담팀' 구성해야


한국 드라마나 예능 등 한국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인기는 과거보다 높아졌다. 높아진 관심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는 자막과 더빙이 장애물로 지적된다. 실제로 유튜브 등에서도 언어와 크게 상관없는 음악이나 춤 등의 넌버벌(Non-Verbal) 콘텐츠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다. 해외 방송 진출에서도 현지 문화에 맞는 리메이크가 용이한 'K포맷'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뿐만 아니라 케이블 제작 방송 포맷의 성공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CJ E&M에서 제작한 '꽃보다 할배'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이 있다. '꽃보다 할배'는 한국 예능 포맷 최초로 미국 방영에 성공했다. MNET에서 제작된 음악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10개국 최다 수출 사례를 기록했다.


이날 글로벌 경쟁 환경 및 사업화 전략 세션에서 발표에서 CJ E&M 해외콘텐츠사업국 민다현 부장은 포맷 수출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른바 'K포맷' 수출 마케팅 전략이다. 포맷 수출은 금액은 드라마 오리지널보다 상대적으로 계약 금액이 작다. 하지만 드라마 오리지널 수출보다 빠르고 쉽기 때문에 한류 확대에 도움이 된다. 브랜드 지속성이나 확장성도 크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경우 태국이나 필리핀에서는 오리지널을 제작한 한국보다 더 많은 회차가 방영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음악 예능은 상대적으로 언어 문제가 적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장르이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 예능 포맷 판매 현황

민다현 부장은 포맷 해외 진출을 준비할 때 △뉴스레터 발행 등을 통한 지속적인 B2B(기업 간 비즈니스) 마케팅 및 사전 홍보△기획 단계부터 포맷화를 염두에 두고 예고편, 공동 제작 등 진행 △ 포맷 개발, 유통 위한 전담팀 구성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프로그램이 변화, 진화할 때마다 변경사항과 수정사항을 관리하는 팀이 필요하며, 이러한 일들은 프로그램 제작진이 같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꽃보다할배'같은 경우엔 포맷 바이블만 200장에 이른다.


포맷은 리스크를 줄여서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것인 만큼 현지화가 쉬어야 한다. 민다현 부장은 "포맷은 보통 6개월 정도 걸리는 프로덕션 기간을 2개월로 줄여주는데, 실제로 너의 목소리가 보여같은 경우에도 2개월만에 제작에 들어간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한류를 향해, K크리에이터


글로벌 방송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스트리밍 시장의 급성장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은 세대를 막론하고 증가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김치호 교수는 X세대가 밀레니얼이나 Z세대만큼 디지털을 이용하면서 'MilleXZials'이란 단어까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PwC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전망 자료 일부 발췌

삼일회계법인 한종엽 상무는 "개인 맞춤형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면서 "사용자와 개인화된 미디어와의 상호작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국적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조사, 발간한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자료를 인용하면서 내년에는 모바일 기기의 데이터 소비량이 유선 인터넷을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아시아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띈다는 분석이다.


스트리밍 시장 성장에 발맞춰 국내 MCN 시장도 지속적 성장 중이다.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채널네트워크)회사는 유투버, 스트리머, BJ와 같은 크리에이터를 위한 회사를 뜻한다. 1인 미디어의 우후죽순 등장으로 폭발적 태동기를 거친 MCN 시장은 '고점'을 지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박성조 글랜스TV 대표는 "크리에이터는 새로운 한류"라고 불렀다. 그는 국내 MCN 산업은 K팝의 장점과 결합하면서 이른바 'K라이프스타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세대, 산업, 국경을 넘는 'K크리에이터'를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서 K크리에이터란 그 자체로 새로운 콘텐츠 지식재산(IP)으로 정의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1인 미디어 등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만든 새로운 밸류체인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종원, 한예진, 워크맨(장성규) 등 미디어 출신의 전문 방송인이 스트리밍 시장에 들어오면서 양질의 콘텐츠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기존 방송사 및 언론사 등 레거시 미디어와 협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성조 글랜스TV 대표

현지화, 전문화 트렌드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권병민 트레져헌터 이사는 "플랫폼에 기술변화, 기능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콘텐츠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있다"면서 유튜브에 360도 카메라 기능이 업데이트됐을 때 이를 적용해 탁구 경기를 촬영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오진세 CJ E&M 다이아사업부 국장은 콘셉트와 기획력이 중요해지면서 "나의 타깃이 누구이고,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Z세대는 브랜드보다 제3자 추천을 더 신뢰하고, 1인미디어를 가까운 지인이라고 생각했다. '팬층'을 기반한 마케팅의 영향력이 중요해졌다.


오 국장은 "내년부터는 100만 이상 메가 인플루언서도 중요하지만, 20만 이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등 전문가와 일반인까지 이러한 영향력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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