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둘러만 봤는데 전화.. "고객님 지금 보신 거 사세요"

조회수 2019. 11. 14.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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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려고 장바구니까지 넣었다가 구매를 그만두고 앱을 닫았다. 그런데 휴대폰에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방금 물건을 구매하려던 회사라고 말한다. 내가 무슨 제품을 사려고 했는지 알고 있으며, 할인 혜택을 주겠다고 제시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서 이러한 경험을 겪은 한 이용자 사례를 소개하고 웹사이트가 내 정보를 어떻게 추적하고 전화를 거는지 보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보도에 따르면 데이브 커펜은 9월 말 열리는 뉴욕 메츠 경기의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티켓 재판매 중개사이트인 스텁허브를 찾았다. 티켓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라며 웹페이지를 계속 들락거리던 그는 결국 티켓을 장바구니까지 넣었다가 구매를 포기한다.


이후 커펜에게는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스텁허브 사이트를 닫자마자 그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스텁허브였다. 상담원은 전화로 해당 티켓을 지금 구매하며 5%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커펜은 CNBC에 "그들이 내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기 때문에 놀랐다"면서 "내가 놀랐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전화가 자신에게 섬뜩한 느낌을 줬다며, 표를 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스텁허브 측은 "고객들이 최고의 티켓을 구매하도록 돕기 위해 3년 전부터 이 같은 일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회사는 먼저 이메일로 연락한 다음 전화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비싼 제품을 구매할 때는 좀 더 개인적인 접근에 대한 욕구가 있으며, 이를 통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커펜은 이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비슷한 경험담은 소셜미디어에서도 쉽게 보고됐다. 아리엘 뒤마는 온라인 가구판매 전문점 웨이페어 사이트를 들여다보던 중 회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트위터에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았는데, 내가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검색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라며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웨이페어 대변인 측은 CNBC에 최근 1% 미만의 고객을 대상으로 쇼핑을 돕기 위한 전화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실시간으로 사이트 활동을 확인하고 전화하는 것은 아니며, 전화 전에는 반드시 이메일을 보낸다고 강조했다. 


T모바일, e프로모스, 스테이플스, 리버티뮤추얼 등도 유사 사례로 트위터 등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CNBC는 최근 소비자들이 페이스북의 데이터 유출 사태 이후 거대 인터넷 회사들이 사용자로부터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하는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례처럼 어떻게 전화번호를 얻었는지 방법이 불분명한 경우에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일이 가능한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고 CNBC는 제시했다.


많은 웹사이트는 소비자의 행적을 수집하고 연결하도록 도와주는 기술을 기반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장치를 통해 온라인과 현실 세계의 소비자 행동을 추적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제3자 기술회사가 많이 활동하고 있다. 


CNBC는 웨이페어가 실시간 정보 분석을 제공하는 기술회사인 뉴스타(Neustar)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웨이페어는 이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크롬 확장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고스터리(Ghostery)' 등의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고스터리를 이용하면 사이트들이 어떻게 소비자 행동을 추적(트래킹)하는 지 파악할 수 있고, 차단할 수 있다. 실제로 웨이페어같은 사이트가 타깃팅 전문 마케팅회사인 크리티오나 IBM의 디지털경험관리 및 분설 솔루션 회사인 티리프 등 제3자와 협력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CNBC는 설명했다. CNBC는 자사와 같은 뉴스사이트도 예외는 아니며, 익명 트래픽의 40%를 추적 기술을 통해 식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스터리 사이트 갈무리

고객이 어느 순간 다른 사이트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이 웹사이트에 로그인할 때 그런 소셜미디어 계정을 이용하는 순간 자동으로 정보가 집계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미 몇몇 유명한 소비자행동 추적기업은 디지털 데이터 분석 회사들과 함께 익명이든 로그인이든 사용자를 전화번호에 매핑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한 소비자 전문가는 고객들이 이러한 행위를 소름 끼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편 쇼핑을 돕는다는 미명 아래 웹사이트 기반 실시간 추적은 점점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텁허브로부터 전화를 받은 커펜은 "전화 전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먼저 하거나 봇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소비자에게 덜 거슬릴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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