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km 날아간 드론 테러, 왜 못 막았나?

조회수 2019. 9. 25.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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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FP

지난 9월 1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해당 공격으로 전 세계 산유량 5% 정도가 차질이 생겼다. 국제 유가 역시 100달러를 훌쩍 넘길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아직까지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신은 예멘의 반군 '후티'라 추정하고 있다. 이 반군은 과거에도 드론으로 사우디 정유시설, 군사시설을 공격한 바 있다. 

출처: NASA
위성에 포착된 화재의 연기

사건 현장을 보면 범인은 이란의 드론 '아바빌(Ababil)'을 사들여 개조해 공격했다. 아바빌 드론은 최대 370km/h 속도로 700km까지 날아갈 수 있으며, 40kg 정도의 짐을 탑재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드론이 아니라 중량이 80kg 대로 꽤 크다.

후티가 개조한 아바빌은 성능이 더 뛰어났다. 1000km를 날았다. 게다가 석유 시설 폭발을 위해 폭탄까지 탑재했다. 드론 전문가는 후티가 드론을 더 오래 날게 하기 위해 폭탄 양을 많이 줄이고, 연료를 가득 주입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폭탄을 줄인 만큼 드론 대수는 더 많아졌다. 이번 드론 테러에는 드론이 10대가 사용됐다. 

출처: Geekwire

여기서 의문인 건 드론이 1000km를 날아서 갈 동안 왜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냐는 거다. 무려 10대인데 말이다.

드론은 지상 500m 내외 저고도로 비행한다. 그리고 속도도 초당 100m를 갈 정도로 아주 빠르다. 워낙 낮게 나니 비행기를 추적하는 레이더로는 추적이 쉽지가 않다. 아직 드론을 탐지, 추적, 공격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제대로 방어할 수가 없었던 셈이다.  

드론 테러는 비단 사우디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드론에 노출된 바 있다. 지난 2014년도엔 강원도 삼척, 경기 파주 등에서 북한 드론이 발견된 바 있다. 해당 드론에는 청와대와 군 시설, 사드 기지 등이 찍힌 사진이 있었다. 올해 8월엔 국가 보안시설인 고리원전 인근 상공에 드론이 떠다니기도 했다. 총 6차례나 발각됐는데 아직 용의자를 잡지 못한 상태다. 

출처: Counter Drone Solutions

군사 관계자는 청와대, 국방부 등 수도권 주요 시설은 드론 전용 레이더 설치를 마쳐 드론 탐지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이후 이스라엘에서 드론 테러 방어용 탐지 레이더를 들여와 설치한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탐지는 아직 불가능한 상황이다. 레이더로 잡을 경우 현 상황을 모니터에 띄워주는데, 문제는 그것이 새인지 드론인지 아직은 알아볼 수가 없다.

정밀 탐지·추적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개발 중이다. ’안티 드론(Anti-Drone)’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허가받지 않은 구역을 침범한 드론을 교란 전파나 레이저를 쏴 격추하고, 주파수를 해킹해 강제 착륙시키는 기술 등이 안티 드론이다.   

그간 드론의 출몰이 잦았던 국내 공항에도 안티 드론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며, 보안시설에도 침입장치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설계 사업과 기술 개발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시간이 꽤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전다운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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