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가장 단명한 구글 서비스 '구글 라이블리'

조회수 2019. 9. 24.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구글도 실패한다. 과감히 뛰어들었지만, 물거품이 된 무수한 시도들.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사라진 존재가 있다면 이름 정도는 들어둘 만 하다. 이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은 현재까지 '구글 라이블리(Google Lively)'가 보유 중이다. 구글 라이블리는 출시하고 다섯 달을 채 넘기지 못했다.


구글 라이블리는 3D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가상 세계에서 '나'를 대신하게 될 아바타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구글 라이블리는 2008년 7월 8일 출시된다.


시작은 미미했다. 구글 엔지니어링 매니저였던 니니안 웡(Niniane Wong)이 업무와 무관한 자투리 시간을 투자해 만든 것이 구글 라이블리다. 구글에는 정규 근무시간 20%를 자신이 원하는 일에 자유롭게 활용하는 제도가 있는데 니니안 웡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프로젝트에는 아바타 채팅 게임 '아이엠비유(IMVU)' 공동설립자 중 한 명도 참여했었다. IMVU는 한때 구글이 인수하려 했던 기업이다.

구글 라이블리가 출시되기 전, 비즈니스 모델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었다. 게다가 인터넷 기반 가상 세계 서비스는 이미 존재했다. 당시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 IMVU 등 아바타를 이용한 서비스들이 즐비했다. 많은 곳은 수천만명의 가입자가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라이블리는 출시된다.

광고 때문인지, 구글이 만들어서인지 라이블리를 출시하고 반짝 큰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인기는 얼마 못 가 시들시들해진다. 첫 주를 제외하고 한 주에 로그인하는 사용자가 1만 명에 불과했다면 회사 입장에서도 서비스를 이어갈 필요성을 느끼기 힘들었을 것.

구글 트렌드에서 lively.com으로 검색한 결과. 7월 첫 주 관심도가 급상승했다. (2008년 기준)

2008년 11월 중순, 구글은 연말까지만 라이블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그 이후부터는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힌다. 자사 블로그에서는 "힘든 결정이었지만 라이블리 개발을 중단하고 핵심 비즈니스인 검색, 광고, 응용 프로그램 등에 더 집중할 것"이며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후 다른 팀으로 이동한다"라고 설명했다.


구글 라이블리는 끝내 새해를 맞이하지 못하고 12월 31일까지만 서비스된다.

라이블리의 지나친 친절(?)은 결국 독이 됐다. 아바타를 도입한 서비스들은 보통 아이템을 준비해 놓는다. 자연스럽게 사용자는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아이템으로 아바타를 치장한다. 아이템을 얻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되고 돈을 내고 아이템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라이블리는 관대했던 나머지 모든 아이템을 무료로 제공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좋은 정책이겠으나 결과적으로 아바타를 지속해야 할 동기나 목표 의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모든 아이템을 자유롭게 착용해볼 수 있으니 흥미를 잃는 건 시간문제다.


아바타 조작에도 문제가 있었다. 조작이 직관적이지 못해 사용자 대부분은 아바타를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서로 소통하는 공간에서 프로필은 기본이다. 하지만 라이블리에는 나를 소개하는 프로필을 제공하지 않아 정체성을 드러내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트렌드가 변하는 중이었다. 2000년대 후반은 채팅 프로그램이 저물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크게 성장하는 시기였다. 페이스북, 트위터도 이때 급성장했다. 대세는 아바타가 아니라 SNS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당시 라이블리를 보내며 캐리 로젠바이그(Cary Rosenzweig) IMVU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말했다. "구글 라이블리 서비스가 종료돼 안타깝지만 가상 세계를 구축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반드시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수반돼야 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