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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Siri)가 나를 염탐하고 있었다"... 갑자기 켜질 때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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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lickr

아이폰 이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하는 게 있다. 애플 음성비서 시리(Siri)가 “시리야”라고 부르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켜지는 경우다. 이때 사람들은 시리가 명령어를 잘못 알아들은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시리가 이유 없이 실행될 때 이용자 정보가 외부에 흘러 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어떻게 된 일일까?

최근 영국 가디언지는 시리를 통해 이용자 정보를 녹취하고 분석하는 애플 하청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 하청업체에서 근무한 직원은 “우리는 시리를 이용해 녹취한 대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데이터마다 녹취가 이뤄진 위치, 연락처, 사용자 데이터 등을 표시해 둔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의 말에 따르면 이용자가 부르지 않았음에도 시리가 갑자기 켜질 때 녹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녹취에 주로 쓰이는 기기는 애플워치와 스피커 홈팟이다.

출처Wikimedia Commons

애플은 왜 녹취를 하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시리의 오작동을 막기 위해서다. 이용자의 부름 없이 시리가 켜지는 건 일종의 오류다. 하청업체는 이러한 경우를 녹취해 애플에 보고하는 게 주요 업무다. 원칙은 기술상 문제를 보고하는 것이고, 녹취 내용은 알리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직원들이 마음껏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어 사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애플은 시리를 통해 이용자 정보가 녹취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지 않고 있다.

출처Flickr

직원은 "정보가 남용될 위험이 있는데 이용자는 이러한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라며 "애플은 시리를 통해 개인 데이터를 녹취하고, 녹취된 내용을 분석하는 직원들이 따로 있다는 점을 이용자에게 공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애플은 이에 대해 "수집된 녹취 데이터는 시리의 전체 사용 기록 중 극히 일부분이며 무작위로 선정됐다. 데이터 출처 계정은 알 수 없는 데다 분석업체 직원은 정보 보호 요구를 엄격히 준수할 법적 의무가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 누설을 우려할 필요 없다"고 해명했다.

출처macobserver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애플은 개인의 통신 정보를 무단 녹취했다는 이유로 집단 소송에 휘말렸다. 원고들은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이러한 녹취 행위에 대해 동의한 바 없으며, 애플은 녹취 가능성에 대해 사전에 고지하지도 않았다”며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모든 시리 녹취 데이터 삭제를 요구한 상태다.

구글, 아마존도 음성비서로 이용자 정보 녹취

음성비서가 이용자 데이터를 녹취하는 것은 과거에도 종종 있어온 일이다.

출처Flickr

지난 4월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의 음성비서 알렉사가 이용자와 나눈 대화를 분석하는 전담 팀이 있다고 폭로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아마존 내부 직원과 하청업체가 공동으로 팀을 이뤄 작업하며, 전 세계 곳곳에 배치된다. 이중 보스턴에서 일한 한 직원은 자신의 업무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단어를 식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이용자가 최근 유행하는 영화나 팝가수에 대해 언급하면 관련 내용이 담긴 알렉사 녹취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이용자가 샤워할 때 콧노래를 부르거나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는 등 사적인 소리나 대화를 들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직원은 "수집한 데이터 대부분은 일상적 내용이지만 간혹 범죄 모의, 혐오 발언, 소름끼치는 소리 등 불편한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Flickr

이에 대해 아마존도 애플과 다를 바 없는 해명을 내놨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통해 녹취된 내용은 음성 인식률과 자연어처리 시스템 개선을 위한 것으로 모든 내용은 철저히 비밀 보장된다”며 “데이터를 남용하는 일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 녹취된 기록은 무기한 저장되고, 사용자가 따로 요청하지 않는 이상 영구 보존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아마존은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구글도 예외가 아니다. 7월초 벨기에 방송사 VRT NWS는 구글 음성비서인 구글어시스턴트가 사용자와 나눈 1000여 건 대화를 입수한 다음 분석한 결과, 사용자가 특정 명령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구글어시스턴트가 실행되는 153개 대화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출처Flickr

구글 역시 애플, 아마존과 비슷한 해명을 늘어놨다. 구글은 "세계 각지에 하청업체를 두고 이러한 녹취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것은 음성비서가 다양한 언어와 억양, 사투리에 적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분석에 이용되는 데이터는 구글어시스턴트 전체 사용량의 0.2%에 불과하고, 직원은 비밀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과 아마존, 구글 3사 모두 음성비서를 이용해 무단 녹취를 하고 있다. 그나마 알렉사와 구글어시스턴트는 ‘장치 녹음’을 옵션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이용자가 녹음을 비활성할 수 있어 무단 녹취를 예방할 수 있다. 반면에 애플 시리는 켜거나 끄는 옵션만 제공한다. 시리를 켜면 녹취를 허용할 수 밖에 없다.

갈수록 진화하는 음성비서

사생활 노출 위험성이 있음에도 음성비서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보고서를 보면 2018년 4분기 전 세계 스마트 스피커 출하량은 385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음성비서 기술도 빠르게 발전해 갈수록 인간적이면서 지능화돼 가고 있다.

출처Flickr

음성비서는 집안 곳곳, 사적 공간에 배치돼 생활의 편의를 돕는다. 사람들은 음성비서의 도움으로 인터넷 서핑, 가전제품 제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즐긴다.

한 관계자는 "음성비서가 사람의 말을 더 잘 알아듣고, 요청을 정확히 수행할수록 이러한 편리성이 커진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다만 음성비서가 몰래 녹취한 이용자 정보는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누군가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선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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