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같은 가짜 동영상..미국은 '딥페이크' 경계령
미국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2020년 11월 3일 치러진다. 이 때문에 덩달아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이다.
딥페이크는 기계학습인 Deep learning과 Fake의 합성어로 원본처럼 보이지만 편집된 영상을 뜻한다. 영상 속 인물을 다른 이로 감쪽같이 합성하거나, 입모양을 교묘하게 바꿔 다른 말을 한 것으로 꾸며내는 기술이다.
왜 딥페이크가 주목받고 있을까?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미국은 한 차례 가짜 뉴스로 홍역을 치렀다.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관련한 허위 정보가 넘쳐났다. 버즈피드 분석에 따르면 가짜 뉴스 20건이 페이스북 내에서 871만 1000건이나 공유·댓글·반응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 전 3개월 만에 말이다. 이는 뉴욕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의 반응(736만 건)을 넘어선 수치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모해 SNS로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등 온라인 공작을 펼쳤다는 의혹도 여전히 가시질 않았다.
미국 정치권 내에서는 다시는 이런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13일 하원 정보위원회는 ‘딥페이크’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다. 딥페이크 영상처럼 진짜 같은 영상이 유포되면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데, 거짓 정보로 여론이 흔들린다면 어떻게 대처하냐는 것이다.
민주당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딥페이크가 전례 없는 ‘사악한 형태’의 속임수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악의적인 인물이 혼란, 분열, 위기를 조장할 수 있으며 대통령 선거는 물론이거니와 선거 운동 전체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니엘 시트론 메릴랜드대 법학교수는 선거 외에 금전적인 피해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공개(IPO) 전날 밤, CEO가 범죄를 저지르는 딥페이크 영상이 업로드됐다고 상상해봐라. 그 기업의 주가는 폭락할 것이고 천문학적인 돈을 잃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추후에 영상이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이미 기업이 손실을 보고 난 뒤라서 더 문제가 크다.
더 소름돋는 건 편집 기술이 발전하면서 영상의 진위를 가리기가 어려워졌다는 거다. 청문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딥페이크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동영상이 가짜라고 구분하는 게 곧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상이나 음성 녹취물의 진위를 가르는 기술을 개발·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이미 시기가 늦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를 조작하는 일은 미디어 자체 만큼이나 오래된 일이다. 편집기술의 발전은 온라인에서 사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렵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딥페이크 관련 논란이 생긴 바 있다. 아이돌 얼굴로 합성된 영상물이 포르노 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 고소장을 제출한 연예인은 아직까지 범인을 잡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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